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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DAE 기대 Mar 31. 2025

2. 첫 경험.

영국 울크레스트 일본 할아버지 국경을 초월한 친절

상품 판매 첫날 캐리어백에 장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고 백 야드 마캣으로 출발했다. 아무래도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상점을 꾸미는 것부터 버벅 거렸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다른 상점들이 꾸며 노은 모습들을 보면서 충분히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어렵게 상점 꾸미는 것을 마무리하고, 직접 만들어온 옷들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잘 보이게 디스플레이해 놓았다. 학과 친구인 디노와 스칼렛도 응원차 방문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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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금액은 상점의 자릿세인 50파운드이다. 첫 장사이다 보니 본전 만 벌어도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 내 상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꽤 있었지만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후가 되니 마캣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초조해하며 지나가는 손님들을 보고 있는데 빨강머리의 예쁘장한 백인 여자 아이가 상점으로 들어왔다. 내 상점을둘러보더니 스트라이프 원단의 기모노를 입어보곤 마음에 든다며 디스카운트를 해 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 나는 여러 혹시 홍보용 사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구매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주면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나의 첫 손님이 되었다.


카지노 게임첫 번째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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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손님을 상대하고 나니 이 마캣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마캣에서는 물건 가격의 흥정은 기본이고, 흥정으로 디스카운트될 금액까지 상품의 가격에 포함해야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 후 두 번째 손님으로덩치가 큰 흑인이 내 숍을 방문했다. 나는 상품의 가격을 디스카운트를 해 줄 것까지 고려하여 말해줬고,그는 손님과 마찬가지로 가격 흥정을 카지노 게임. 첫 손님을 상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더욱 여유 있게 상품을 디스카운트해 줬고 사진까지 남겼다. 하지만나의 첫 장사는 할인해 주는 바람에 45파운드라는 매출로 내 목표 금액인 50파운드에 약간못 미쳤다.







다음 장사를 위해원단을 구매했던 울크레스트를 다시 방문했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인 할아버지가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 할아버지는 나에게원단을 사서 무엇을 만들 거냐고물어보았다. 나는 가저간 샘플을 보여 주었다. 일본인이라서 그런지 내가 만든 기모노 형태의 재킷을 관심 있게 봐주셨다. 그러곤 할아버지는 자신이 울크레스트 말고도 몇 곳의 원단 가게에서 일하는데 그곳 중 한 원단 가게의사장이 내가 만든 옷 스타일을좋아할 거라고 했다. 그러곤샘플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갑짝스러운 제안에 당황했지만 목표금액을 넘어선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어 흔쾌히 그러겠다고 말했다. 일본인 할아버지와 휴대폰 번호를 교환 후, 할아버지가 일하는 날에 그 원단 가게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손님이 볼 수 있게 거울을 들어주는 모습


드디어!할아버지가 소개해준 원단가게를 방문하는 날이 다가왔다. 생애 첫 의류 미팅!원단가게의 위치는 드라가나의 매장에서 인턴으로 일 할 때 방문 했던 시장에 위치해 있었다. 그녀의 매장에서 일할 때 샘플 봉제 외주를 위해 제단을 한 원단과 패턴을 불가리아에서 온 봉제사에게 전달해 준 적이 있는데 그때 방문 했던 곳과 같은 동네였다. 원단 가게에 들어서자 일본인 할아버지가 나를 맞이해 주셨고 원단 가게의 오너를 나에게 소개해주셨다.오너는 중동계 사람으로 보였다.



오너는 안쪽 주머니 추가와 자신의 숍에 있는 원단으로 제작하기를 원했다. 원단은 늘어나는 원단이 아니라서 봉제하기 어렵지 않았다.나는 가능하다 했고, 마캣에서 손님 응대 할 때의 경험을 살려 여려 변수를 고려해 그 자리에서 가격을 책정했다. 그리고주문 제작이라 가격을 좀 더 높였다. 안쪽에 주머니를 넣으려면 안감이 필요했다. 기존 디자인에는 안감이 없기 때문에 안감까지 만들려면 시간이 2배는 더 걸렸다. 그리고 주머니를 추가하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었다.나는 이 모든 것을 오너에게 설명했다. 오너는 내가 말한 가격에 진행해도 되겠다고 했다. 첫 번째 맞춤제작을 진행하게 되었다. 마캣에서의 가격흥정을 넘어서 '협상'까지 할 수 있게 발전한 것 같았다.



제품 가격의 50%를 선금으로 받을 것을 오너에게 제안했다. 오너는 흔쾌히 수락했고 제품을 만들 원단까지 제공하였다. 주문제작 상품은 원단을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원단 값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기본 디자인 제품의 가격보다 3배나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번 건을 성공시키기만 하면 투자금은 물론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의 첫 주문제작 고객을 위해 최대한 좋은 퀄리티의 옷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기간에 맞춰 맞춤옷을 제작하고 울크레스트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 할아버지에게 옷을 전달하였다. 할아버지는 내가 만든 옷을 보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곤 오너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금액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며칠 후 할아버지는 오너가 옷을 좋아했다고 하곤 나머지 금액을 받으러 울크레스트로 오라고 했다. 내가 이렇게 성과를 냈다고 마침 학과 졸업 때문에 영국을 방문한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엄마와함께 울크레스트를 방문하여 할아버지에게 잔금을 받았다.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나의 첫 마스터 피스는 고객 만족에 성공하였고, 내가 원래 제안했던 상품 가격을모두 받게 되어 처음에 목표했던 금액을 훨씬 넘는 매출을 기록하게 되었다.



엄청나게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내가 직접 만든 상품으로 판매에 성공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도전 과정에서의 새로운 경험들은 나를 성장시켜 주고, 수많은 추억도 만들어 준다. 유학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알 수 없는 무기력이 가득한 날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렇게 능동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가장 열정적이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현재의 내 생활에 반성하게 된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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