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강사
경주 벚꽃 마라톤을 완주하고 맞이한 첫 주말.
금요일 밤, 울산 집에 도착하자마자 샐러드에 와인 한잔을 하면서 대화 주제는 여전히 마라톤 얘기였다.
나는 하프를 완주했으니 몸이 회복을 해야 한다는 자기 합리화로 1주일 동안 러닝머신 1회, 그것도 천천히 3km 달리기를 하였다.
그런데 홍양은 묵직한 한마디를 던진다.
“난 이번 주 매일 5km씩 달렸는데?”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요가도 매일 갔고, PT도 두 번 받았단다.
그니까 밤에 그렇게 코를 골지.
“좀 쉬엄쉬엄 해~”라고 했지만, 안 들을 거 다 안다.
“첫째 낳을 때 고통은 기억이 안 나서 둘째 낳는다.”라는 말이 있다.
마라톤 뛸 때의 고통은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우리는 다음 마라톤을 ‘임신 중’이다.
5월 첫 주 보성 녹차 마라톤 10km이다.
어버이날이 곧 다가오기도 하고, 장모님 댁도 근처에 있어 이 마라톤을 신청하였다.
마라톤 마치고, 찾아뵙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기 위해서이다.
이번엔 손잡고 만세 하며 결승선 통과하기 프로젝트도 있다.
우리가 이렇게 운동을 하는 건 나이 들면서 체력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위함이다.
비록 밤에 코를 골지만, 체력 좋은 우아한 노부부가 되어 자식에 민폐 안 끼치기... 그게 목표다.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하면서 자리를 치우려고 할 때, 홍양으로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 표정을 보았다.
나만 아는 시그널이다. 뭔가 어려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하기 전의 표정이다.
“왜... 무슨 일인데?”
“우리 학원 중2 애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좀 가르쳐 줘, 중간고사가 곧 다가오는데 애들이 이해를 못 한데.”
잠깐만요, 본인이 영어 학원 원장인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까지 챙기삼? 오지랖이 보성 녹차밭보다 넓다.
근데 또 뭐라고 할 수가 없지.
홍양이 “내가 예뻐하는 애들이라서...”라고 부탁하시는데.
이렇게 해서 예정에 없던 중2 온라인 카지노 게임 특강을 하였다.
7명의 중2 학생들.. 시험범위는 “물질의 구성,” “전기와 자기”와 “태양계”이다.
1년 한두 번 정도 대학생들 대상으로 세미나를 했지만, 중2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처음이다.
그것도 홍양의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재능기부?^^
건네준 참고서를 보니, 음... 나쁘지 않네. 할 수 있겠다.
일단 한다고 하니 홍양은 '똥 마려운 강아지' 표정에서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나온 얼굴로 바뀌었다.
“공부는 개념 파악이 전부다!”라는 신념으로 열정 ON, 강사모드 ON.
다음 날, 중2 학생들을 만났다. 애들 7명이 너무 귀여웠다.
내가 상상한 질풍노도의 중2들이 아니었다.
“나침반 N극 바늘이 북쪽을 가리키니 지구 자기장 북극은 실제로 S극이야!”
“전류는 사실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들이 전류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른다고 하자~ 하고 약속한 거야. 즉, 전류 방향과 전자 흐름은 반대 방향이야!”
아이들 고개 끄덕끄덕 = 나 자신감 120% 충전.
“여기서 전하는 ‘전하 통촉하시옵소서’의 전하가 아니고, 전기를 띠는 성질이야.”라는 아재 개그도 애들은 고맙게도 웃어줬다.
우리 애들에게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면 쳐다보지도 않는데...
그렇게 2시간을 가르치고, 문제를 풀어주니 이해가 된다고 하여 뿌듯함을 느꼈다.
“시험 전에 예상 문제를 뽑아서 설명해 줄게.”
이 말이 왜 내 입에서 나왔지?
이번 주, 교보문고 앱으로 참고서를 주문하면서 고민해 본다
‘이 참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강사로 나서볼까?’
일단 이번 아이들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성적이 나오는 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