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자카지노 게임 사이트관(151) 김인순 컬렉션 <일어서는 삶
화가 김인순의 예술을 집약한 말이다. 김인순(1941-)은 한평생 여성의 삶과 현실을 그렸다. 그 시대 여성들이 대부분 그랬듯, 명문 카지노 게임 사이트대학을 나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느라 그림에서 멀찍이 떨어져 지냈다. 마흔이 되자 그림 생각이 났다. 1982년, 41살 나이에 주부 화가들과 전시회를 열었다. 그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평론가 김윤수를 통해 현실주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혔다. 1984년 관훈카지노 게임 사이트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6‧25 전쟁, 사회현실, 민족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1985년 김인순은 윤석남, 김진숙과 시월모임을 결성해 제1회 《시월모임》 전을 연다. 1980년대 민중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주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들은 대부분 남성 작가였다. 민중카지노 게임 사이트 운동 자체가 기본적으로 남성주의적이기도 했다. 여성은 고향, 대지, 모성, 자연과 같은 수동적 이미지나 성(性)을 파는 등의 유혹적인 이미지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전형적인 여성상의 재현을 향한 문제 제기는 거의 없었다. 시월모임은 그런 시기에 여성이 여성임을 의식한 첫 여성 그룹이었다. 시월모임은 두 차례 전시를 열었는데, 1986년 시월모임의 두 번째 전시 《시월모임 - 반에서 하나로》는 한국 최초의 페미니즘 전시로 기록된다. 학사모를 쓴 여성이 남편의 발을 씻겨주는 김인순의 작품 <현모양처가 큰 화제를 모았다.
1985년 민중카지노 게임 사이트 소집단 협의체인 민족카지노 게임 사이트협의회 발기인으로 참여한 김인순은 1세대 한국 여성학자 이효재를 만나 큰 영향을 받는다. 1986년 민미협 산하에 여성카지노 게임 사이트분과를 만들고 위원장을 맡아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과 성차별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1987년 여성카지노 게임 사이트분과 내에 여성노동자 현장 지원 소집단인 그림패 둥지를 결성한다.
이 모임의 구선회, 김인순, 최경숙은이 맥스테크 노동조합의 투쟁 과정을 바탕으로 걸개그림 <맥스테크 민주노조(1988)를 공동 제작한다. 노동자들의 임금투쟁을 위장폐업으로 대응한 사건을 발단으로 여성 노동자들이 54일간 전개한 농성 과정과 폐업 철폐 모습을 담았다. 당시 그림패 둥지는 노동자들에게 투쟁 상황을 듣고 현장을 파악하고자 농성장을 직접 찾아갔다. 이 작품은 1988년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맥스테크 노동자들에게 준 올해의 여성상 수상 기념식에서 소개됐다.
그림패 둥지의 구선회, 김영미, 김인순, 최경숙은 1988년 6월 4일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열린 ‘공해추방을 위한 시민 한마당’에 걸개그림 <숨쉬며 살고 싶다를 걸었다. 이들은 경제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무분별하게 수입된 공해산업이 초래한 심각한 도시 오염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민중의 현실을 재현하고자 했다. 나아가 제 3세계 국가들이 GNP 성장을 위해 선진국의 공해사업을 수입하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이면을 폭로했다. 이 작품은 1988년 10월 공해추방운동연합이 발행한 잡지 『생존과 평화』의 표지를 장식했다.
1988년 3월 25일 경기도 안양시 그린힐 봉제공장에 불이 나 여성 노동자 22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김인순은 이 참사를 주제로 <그린힐 화재에서 스물두 명의 딸들이 죽다(1988)를 그렸다. 1988년 여성카지노 게임 사이트분과의 이름을 여성카지노 게임 사이트위원회로 바꿨다. 1990년 민미협 산하 노동카지노 게임 사이트위원회 위원장이 됐고, 1991년 카지노 게임 사이트평론가 유홍준과 함께 민족카지노 게임 사이트협의회 공동대표가 된다. 1992년 노동카지노 게임 사이트위원회에서 《이동카지노 게임 사이트관》을 기획하고, 공장지대를 돌며 순회전을 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활동한 김인순은 1997년 경기도 양평으로 터전을 옮긴 뒤부터 자연에서 여성성의 근원을 찾아 <뿌리와 <생명 연작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의 포스터와 리플렛 표지를 장식한 2005년 작 <긴 이야기는 폭우로 흙이 쓸려 내려 밑동과 뿌리가 밖으로 노출된 나무가 비탈 귀퉁이에서 간신히 대지를 움켜쥐고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을 담았다. 김인순은 땅을 식물 뿌리와 줄기, 잎, 꽃이 숨 쉴 수 있게 하는 생명의 어머니로 인식했고, 여성을 자연의 리듬과 질서를 몸에 담아 생명을 기르는 존재로 봤다.
“뿌리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이고 여성의 역사이다.남성들이 기술한 역사에서 인류의 존속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의 역사는 보이지 않는다.그것은 멋진 나무만 보고 그 뿌리는 보지 않는 것과 닮아 있다.나는 뿌리를 그리면서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대지의 거대한 자궁 속에서 뿌리는 수분과 자양분을 찾아 끊임없이 잔뿌리를 늘려간다.수많은 잔뿌리로 양분을 흡수하여 위로 빨아올리는 힘은 여성이 아기를 낳을 때 뱃속에서 밀려오는 파도 같은 힘과 흡사하다.뿌리를 나무를 키우고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만들면서도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뿌리가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뿌리가 상처받았을 때이다.”
김인순은 2008년부터 여성의 생명력을 우주 에너지로 확장해 <태몽 연작에 담아냈다. 이 연작은 과거, 현재, 미래가 겹치면서 공존하는 독특한 시공간 개념을 보여준다. 야생화와 자유롭게 춤추는 무용수는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민화에서 따온 다양한 도상과 신화적 존재들은 길상의 상서로움을 전한다. <태몽 09-6에서 화면 전체를 채운 오색구름과 중앙을 장식한 오방색 빛이 상서로운 기운을 형성하는 가운데, 전통복을 입은 여성이 살풀이춤을 추면서 환희에 찬 움직임을 보여준다.
2016년 양평군립카지노 게임 사이트관에서 회고전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 김인순》을 연 김인순은 2020년 자기 작품 96점, 공동 제작한 걸개그림 10점 등 106점을 서울시립카지노 게임 사이트관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증작 가운데 20점을 아카이브와 함께 선보인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많은 공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