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자미술관(176) 조풍류 개인전 《풍류, 서울을 보다》
조풍류 작가의 개인전 《풍류, 서울을 보다》가 2025년 4월 9일(수)부터 4월 21일(월)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2년 인왕산을 처음 화폭에 담은 것을 시작으로 푸른색을 주조로 한 서울 산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매진한 이후 현재까지 10여 년 동안 서울을 주제로 독보적인 채색 산수의 세계를 탐구해 온 조풍류 작가의 예술적 여정이 총체적으로 응결된 회심의 역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특히 가로 길이만 무려 5~6미터에 이르는 서울 전경과 종묘 작업은 한국 현대 미술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스케일로 조풍류 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미술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정착한 작가는 그동안 배운 채색화 기법을 연마하던 2000년대 중반부터 전국 방방곡곡으로 사생을 다니며 아름다운 우리 산천을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2010년대 초반, 인왕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아름다움에 눈을 뜬 이후 도시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린 서울이라는 도시의 진가를 그림으로 기록하는 데 매진했다. 더 나아가 서울이라는 도시를 상징하는 영적 공간이자 건축부터 음악(종묘제례악), 춤(종묘제례 일무), 복식, 음식, 제사 등 샤먼적 요소까지 한국미의 정수가 담긴 종묘(宗廟)를 자기만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해석한 채색 산수화로 그려냈다.
조풍류 작가는 오랜 단련과 실험,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만의 채색화 기법을 체계화했다. 먼저 사각 나무틀에 베니어합판을 붙여 고정하고 그 위에 캔버스 천을 팽팽하게 당겨 씌운다. 그다음 안료가 화면에 잘 정착되도록 동물성 접착제인 아교에 식품 보존제로 많이 쓰는 명반(明礬)을 섞은 반수(礬水)를 화면에 골고루 발라 막을 형성해 준다. 이어 호분과 방해말을 3대 1 정도로 섞은 뒤 아교에 묽게 개어서 표면에 바른다. 이렇게 하면 표면이 꺼끌꺼끌해져 색깔 있는 돌을 가공해 만든 안료인 석채(石彩)를 바를 때 돌가루가 사이로 골고루 들어가기 때문에 색을 고르게 입힐 수 있다.
그런 다음 백토(白土)에 호분과 돌가루를 섞어서 아교에 뻑뻑하게 갠 뒤 화면 전체를 스텐실 붓으로 두드려 요철을 낸다. 이렇게 하면 화면에 두툼한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위기에 맞게 분채나 석채 등의 안료로 색을 더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렇듯 까다롭기 그지없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 그림은 지금껏 본 적 없는 깊고도 그윽한 색감에 벽화의 단단하고 거친 질감이 어우러져 작가만의 독보적인 채색화가 지닌 멋과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런 작가의 예술혼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것이 바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를 이루는 카지노 가입 쿠폰 작업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연작의 시작을 알리는 대작 <카지노 가입 쿠폰(2020)를 시작으로 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 전에서 선보인 <카지노 가입 쿠폰 정전(2023),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가로 560cm의 대작 <카지노 가입 쿠폰-영녕전(2024) 등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회화로 재해석된 카지노 가입 쿠폰의 미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작품은 작가가 2023년에 완성한 <서울전경도.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을 가로 6m 50cm에 이르는 거대한 화폭에 담은, 한국 미술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압도적인 스케일의 대작이다. 대학원 시절 산수화의 관조방법(觀照方法)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작가는 어느 한 시점에서 보이는 풍경을 화폭에 옮긴 것이 아니라 남산 전망대를 중심으로 서울의 전경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시점을 반영해,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우리 시대 서울의 정취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대적인 채색 산수화를 완성했다.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그림의 바깥에 서 있는 관찰자가 아니라 마치 그림 안에 들어가 풍경의 한 부분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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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전업 작가로 살아온 조풍류의 삶과 예술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책이 전시 기간에 맞춰 출간됐다. 2015년 취재 현장에서 첫 인연을 맺은 뒤로 10년 동안 교류하면서 작가의 삶과 예술을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본 현직 미술 기자가 작가와의 속 깊은 대화를 근간으로 오늘날 조풍류가 있게 한 예술적 뿌리를 추적했다. 작가가 대학 시절 과제로 제출한 그림부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최신작까지 작가의 예술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풍부한 도판으로 수록해 조풍류 예술의 진면모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