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락 Apr 07. 2025

사람은 고쳐 쓰는 존재가 카지노 게임, 다시 쓰는 존재다.

고쳐 쓰는 존재, 카지노 게임 쓰는 존재

우리는 종종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로 변화의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린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겉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구조를 다시 쓰는 데서 시작된다. 실패와 반복 속에서 내가 깨달은 건, 의지가 아니라 리듬이고, 수리가 아니라 재구성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고쳐 씁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더 자주 듣는 말은 그 반대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이 말은 관계에서 오는 실망과 반복되는 갈등 앞에서 우리가 흔히 꺼내 드는 방패 같은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는 이 말을 자신에게도 되뇌기 시작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사람은 잘 안 변해.”


그러나 철학자 피터 슬로터다이크는 전혀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그는 “인간은 스스로 형성할 수 있는 존재이고, 변화 가능성은 인간의 본질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되묻는다. 정말 인간은 변할 수 없는 존재인가? 아니면 변화하려는 우리의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돌이켜보면, 나도 한때는 변화를 간절히 원했다. 자기계발서를 들춰 보며 ‘이번엔 정말 변할 수 있을 거야’라고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때 나는 그 원인을 오로지 의지 부족이나 동기의 문제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슬로터다이크의 글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내면 깊숙한 구조를 마주하지 않은 채, 표면만 닦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오늘날 수많은 심리학, 코칭, 자기 계발 프로그램들이 변화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표면적 자기 계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외적 보상과 불안 완화에만 초점을 둔 접근은 우리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다. 진짜 변화는 삶의 표면이 아니라, 내면의 구조에서 시작된다.


카지노 게임


내가 변화를 실감하기 시작한 순간은 자기계발서를 내려놓고 철학서를 펼쳤을 때였다. 빠르게 삶을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다시 ‘조형하는’ 사유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내면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비로소 변화는 조금씩 가능해졌다.


나는 오랫동안 ‘나 자신’을 제대로 형성해본 적이 없었다. 반복된 실패와 좌절 속에 안주했고, 때로는 자신을 위로하며 포기하기도 했다. 내 기준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살아왔고, 결국 ‘누구나 이렇게 사는 거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타협시켰다.


예전 나는 단 한 번도 진정으로 나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반복하며 훈련한 적이 없었다. 그저 타인의 질서 잡힌 삶을 동경하며 어설프게 흉내 내기에 바빴다. 내 삶에 맞는 고유한 방식은 없었다.


우리는 자주 결단하지만, 쉽게 포기한다. 그 이유는 결단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구조와 리듬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지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 카지노 게임, 반복 가능한 리듬이어야 한다. 진짜 훈련이란, 그 리듬을 일상에 녹여내는 과정이다.


결국 사람은 ‘고쳐 쓰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 쓰는’ 존재다. ‘고쳐 쓴다’라는 표현은 틀렸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기계처럼 수리하거나 부품을 갈아 끼울 수 없다. 대신 자신을 새롭게 조형하고, 내면의 구조를 자기 언어로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는 존재다.


나 역시 지금, 내 삶의 구조를 카지노 게임 써가고 있다. 매일 조금씩, 깊은 사유와 반복된 훈련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카지노 게임 만나고 있다.


#변화 #자기성찰 #슬로터다이크 #자기계발 #철학에세이 #내면훈련 #다시쓰기 #백일백장 #책과강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