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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Mar 10. 2025

"본격적으로 안 온라인 카지노 게임 수도 있죠"

부정 표현에서 자주 발생하는 발화 실수 사례다. "본격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오지 않을 수도있죠"라고 해야 논리적으로 정확한 표현인데 "본격적으로 안 온라인 카지노 게임 수도온라인 카지노 게임quot;라고 발화한 것이다.


한국어의 부정문은 변화의 역사가 다채로운(?) 편이다. 경북 방언에서는 부정사 '안'이 '안 연날리거 갔다'처럼 쓰이기도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뭐 이런 용법이 다 있나 싶겠지만 중세 한국어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논문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 조선어에는 '안 날아간다'를 '날아 안 간다'처럼 쓰기도 한다. '안'의 위치가 극적으로 다르다고나 할까?


왜 이런 변화들이 생겼을까? 랑그를 대상으로 하는 언어 연구의 관점에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냥 녹취나 문헌에서 그런 현상을 발견하게 되면 무언과 지금과는 달랐으므로 '변화'라는 설명을 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위 영상과 같은 발화 실수 자료를 보면 문형의 변화가 부정확한 인지 처리의 결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해 봄 직하다.


촘스키는 초기 생성 문법 이론에서 문법 연구 대상에서 발화 실수에 해당하는 현상을 제외시켰다. 그런 문법 이론에서는 소쉬르가 설정한 랑그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자연 현상의 일종으로 언어를 바라보고 그것이 완전한 상태라고 가정 혹은 전제하면 결국은 랑그와 다른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언어 능력을 심리적인 혹은 인지적인 어떤 것이라고 하면, 이곳에서 자주 강조한 바와 같이,발화 실수만큼 언어 처리 과정을 추정하기에 좋은 자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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