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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쿠루 Apr 11. 2025

지롱드강 좌안으로의 소박한 초대

샤토 세글라(Chateau Ségla) 2016

위스키로 갈아탔다고 글을 썼던 것이 무색하게, 카지노 가입 쿠폰도 계속 마시고 있다. 지금 와서 보니 ‘갈아탔다’기보다는, 나에게 위스키는 한 번 사두면 오래 두고 마시는 술이라면,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저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던 음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에는 마고(Margaux) 지역, 샤토 로잔-세글라의 세컨더리 카지노 가입 쿠폰인 '샤토 세글라 2016'을 구입했다. 딜리버리 앱을 보다가 발견한 할인 덕분이었다. 영국 딜리버리 앱은 같은 가게의 같은 음식, 제품을 오프라인보다 꽤 비싸게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예외였다. 평소 오프라인 가격보다도 조금 더 저렴하게 올라와 있었다. 이미 여러 번 마셔본 적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었고, 무난했던 기억도 있어 별다른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어째서 사진이 '피사(Pisa)'의 세글라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 위스키, 사케 가릴 것 없이 '맛있는 술'이라면 좋아하는 편이고, 타고난 호기심 덕분에 관련된 책들도 찾아 읽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테이스팅'을 위한 온갖 절차를 따르거나, 세세한 향과 맛을 구분하진 않는다. 사실 테이스팅 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향과 맛이 술 안에서 느껴진다면, 나는 나 자신을 차라리 화학물 분석기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혹은 그걸 업으로 삼았거나).


일반인인 내가 '맛있는 술'을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향에서부터 입에 머금고 넘긴 뒤, 그리고 여운에 이르기까지. 거슬리는 맛이나 향이 있는가 없는가. 그리고 좀 더 나아가면, 거기서 기분 좋은 느낌이 드는가? 딱 거기까지다. 좋은 술은 거슬리는 느낌이 없고, 정말 좋은 술은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구름 위에 안긴 것처럼 몽클한 기분이 든다. 나는 맛있는 술을 그렇게 구분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나는 흙맛을 좋아한다 (출처: 샤토 로잔-세글라 홈페이지)


그래도 계속 마시다 보니 좋아하는 맛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이 있긴 하다. 나에겐 보르도 지역, 그중에서도 지롱드 강 좌안의 메독(Médoc) 지역이 그렇다. 특히 오-메독(Haut-Médoc), 마고(Margaux), 그리고 뽀이약(Pauillac) 지역의 카지노 가입 쿠폰을 자주 찾게 된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앱 비비노 기준으로 보면 나는 ‘Earthy’한 맛, 그러니까 거칠게 말해 ‘흙맛’을 좋아하는 편이다. 미네랄을 직접 씹어볼 일은 없지만, '미네랄이 풍부한'이라고 할 수 있는 느낌이 드는 그런 맛과 질감을 즐기는 편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메독 지역 구분 지도 (출처: bordeaux.com)


세글라는 이런 기준에 비추어 무난한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낸다. 와이너리의 공식적인 설명에 따르면 세글라는 '과실향이 풍부'하고 '정제된 탄닌' '젊음 카지노 가입 쿠폰의 부드러움'을 지닌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고 한다. 왠지 아무 카지노 가입 쿠폰 설명에나 갖다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법한 표현 같지만, 그렇다고 더 정확하게 묘사할 방법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 그만큼 무난한 카지노 가입 쿠폰이기도 하다.


샤토 세글라에 대한, 조금은 지나치게 무심한 공식 페이지(출처: 샤토 로잔-세글라 홈페이지)


영국이라면 위스키가 먼저 떠오를 수 있지만, 사실 프랑스 카지노 가입 쿠폰에도 영국의 지분은 작지 않다. 바르트를 포함한 프랑스인이 들으면 거품 물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키텐의 엘레노어(Eleanor of Aquitaine)가 잉글랜드의 헨리 2세와 결혼하면서, 보르도를 포함한 아키텐 지방이 잉글랜드 영토가 되었다.


이 땅은 이후 로빈후드의 악역으로도 유명한 실지왕 존(John Lackland, 재위: 1199-1216) 시기에 대부분 다시 프랑스 영토가 되긴 했지만, 어쨌든 이 결혼은 단순한 혼인이 아니라 카지노 가입 쿠폰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영국은 기후 탓에 자국 내에서 포도 재배가 어려웠고, 자연스럽게 프랑스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을 대량 수입했다. 특히 보르도산 카지노 가입 쿠폰은 수월한 해상 교통과 저장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맛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


분홍색이 엘레노어가 결혼 지참금(?)으로 가져온 아키텐 땅. 가운데쯤 보르도가 보인다. (출처:historyin20.com)


그 인기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만이 아니었다. 보르도 지역은 영국 시장을 위해 점차 고급화되었고, 품질 관리에 대한 수요는 분류 체계의 발달로 이어졌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1855년 보르도 카지노 가입 쿠폰 등급 체계는, 사실상 영국 귀족 소비자들의 취향과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나폴레옹 3세가 만국박람회를 위해 요청한 이 분류는 파리에서 만들어졌지만, 런던에도 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메독(Médoc) 지역의 카지노 가입 쿠폰들은 영국 왕실과 귀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마고(Margaux), 뽀이약(Pauillac), 생줄리앵(Saint-Julien) 등의 이름이 그 무렵부터 '귀족적인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당시 보르도산의 드라이한 레드 카지노 가입 쿠폰을 '클라렛(Claret)'이라 불렀다.


오늘날에도 이 표현은 보르도산 테이블 카지노 가입 쿠폰을 가리키는 용어로 여전히 레스토랑 메뉴판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마고나 뽀이약처럼 크뤼 클라세 카지노 가입 쿠폰을 특정하는 용도로 쓰이진 않는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보르도 카지노 가입 쿠폰 역시 영국인들의 식생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해가 지지 않는 여름 저녁 잉글랜드 시골 저택의 정원 한 켠의 그늘 밑에서, 이른 오후 이미 컴컴해진 겨울 벽난로 앞에서. 보르도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들의 식탁을, 그리고 문화를 구성했다.


짙은, 그러나 투명한 체리색의 세글라 2016


카지노 가입 쿠폰 한 잔에는 생각보다 긴 역사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세글라가 '보르도-메독-마고'로 이어지는 지역 분류와 '마고 지역 2등급(deuxième) 와이너리인 샤토 로잔-세글라의 세컨더리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분류 체계로 인식되고 내 손 위의 카지노 가입 쿠폰잔에 담기기까지. 이 한 모금은, 좀 과장하자면 12세기와 21세기, 아키텐과 영불 해협이라는 시공간을 건너온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마고 특유의 우아함을 수수하게 전해주고, 지롱드강 좌안으로 부담 없이 이끌어 주는 견실한 안내자로서 샤토 세글라를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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