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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속의조르바 Apr 23. 2025

카지노 게임에 대하여

몸과 마음에 새겨진 끔찍한 낙인

경상북도 청도 운문사 입구에는 일제 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속살까지 파헤쳐진 카지노 게임가 가득한 소나무들이 슬픈 장승들처럼 늘어서 있다. 거의 모든 소나무들의 심장이 도려져 있다.



카지노 게임는 시간이 흐르면 어느 정도 아물지만 끔찍한 순간을 고스란히 담은 흉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를 준 사람은 시간이 흘러 카지노 게임가 이쯤이면 아물었겠거니 하거나, 혹은 카지노 게임를 준 사실조차 망각하기도 한다. 극히 소수는 아무런 소용도 없는 미안하다는 말을 가까스로 건네기도 한다.


피고름과 딱지로 고통의 시간을 반복하며 게워내 깊은 흉터를 가진 나무는 그 흉터를 볼 때마다 그 아팠던 기억이 끔찍하게 떠오를 뿐일 것이다.


카지노 게임를 줘서 미안하다고 말하지 말기를.
흉터를 남겨서 미안하다고 말하기를.
그저 말뿐인 말을.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기를.



나에게 카지노 게임받은 사람들도 그러할 것이다.


살면서 못나고 이기적인 성격과 욕심으로 많은 카지노 게임를 주고 살았음을 스스로 잘 안다. 그럼에도 내가 받은 카지노 게임만 엄살 하며 반격할 뿐이었다.



내게 카지노 게임받은 사람이 이것을 볼리 없겠지만 잠시나마 깊이 사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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