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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n 08. 2022

낡은 클리쉐, 삐걱거리는 각본 그리고 남은 건 UBD

영화 [자전차왕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 리뷰

실존 인물을 소재로 영화적 상상을 가미해 창작했다는 식의 안내 자막과 함께 전조선자전차대회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자막으로 지나간 후 영화가 시작된다.


일본 선수들과 조선 선수들이 경기장을 내달리며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여섯 번 연속으로 우승을 기록하는 중인 일본 측의 모리시타가 조선 선수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에 더해 반칙성 몸싸움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르며 가뿐하게 1등을 차지했고, 이를 본 하세가와 총독은 고종 황제를 면전에서 능욕한다. 한편,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가던 애국단 단원 김형신은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이 뭣도 모르고 모리시타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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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밤, 애국단의 비밀 아지트. 자전차 경주 대회의 영향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대책 회의가 열린다. 단장인 안도민은 당장이라도 경성으로 의병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뒤늦게 자리를 찾은 황재호는 사기가 꺾인 군사를 데리고 전장에 나서본들 의미가 없다며 자전차 경주에서 일본을 꺾어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결국 회의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끝나버리고, 직후 형신과 독대한 황재호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총/칼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전차 경주에서 일본을 꺾는 것이 상황을 반전시킬 방법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음을 암시한다.


한편, 시장 바닥에서 물장사를 하는 소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여느 때처럼 물동이를 지고 시장을 돌아다녔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시장 사람들이 모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오기 전 이미 물을 받았노라고 답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종업계 종사자가 자전차를 타고 다니며 빠르게 물을 배달하고 다니는 것을 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시장 한복판에서 우연처럼 마주한 자전차 시승 행사에 참여했다가 자전차에 홀랑 매료된다. 같은 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경성에서 학업 중이던 동생 귀동에게 자전차의 매력에 대해 줄줄 늘어놓았는데, 다음 날 동생 귀동은 아버지로부터 지원받은 학비를 탈탈 털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자전차를 사주는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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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그 자전차를 얼마 가지 않아 잃어버리고 만다. 게다가 귀동에게 학비로 주려던, 논밭 팔아 마련한 돈이 자전차 값으로 녹아버렸다는 소식을 접한 아버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 아주 호되게 혼낸다. 이에 죄책감을 느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뭐라도 해볼 생각으로 경성으로 상경하게 되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자전차를 사준 대가로 학업을 포기한 동생 귀동은 만주로 가서 노동자가 된다. 경성으로 상경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때마침 자전차 배달원 모집 홍보 중이던 홍대를 만나지만, 사실 그는 소개비를 받는답시고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이었고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녹록지가 않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전차 경주가 열리던 경기장을 찾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가방을 두고 도망치던 형신을 보고 그 뒤를 따라가 가방을 돌려주는 선행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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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그 가방에는 폭탄이 들어있었고... 형신은 경기장으로 뛰어들어 가방을 투척했고, 어마어마한 폭발과 함께 경기장은 난장판이 된다. 이를 신호로 사방에 숨어있던 애국단 단원들이 하세가와 총독을 암살하기 위해 총격을 가하지만 결국 무위에 그친다. 한편, 혼란 속에서 경기장을 빠져나온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일미 상회에서 자전차 경주에 나갈 선수를 모집한다는 벽보를 보고 선수 모집에 지원.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사기꾼 홍대와 치열한 추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황재호의 눈에 들어 선수로 발탁되는 것은 물론, 황재호의 조카 경자의 관심도 한 몸에 받게 된다.

한편, 친일파 경찰 사카모토가 직전 자전차 경주에서 일어난 테러의 배후를 추적하기 시작한 가운데, 황재호에게서 안도민 단장에게 전할 군자금을 받아 돌아가던 형신은 때마침 마주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도둑으로 오해를 받아 대단히 민망한 상황을 연출한다. 다음 날, 사카모토와 일본 제국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안도민 단장과 접선한 형신은 그에게서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타깃으로 하는 다음 의거 계획을 전해 듣게 된다.


화면이 바뀌고 일미 상회의 선수들이 광화문 앞에서 자전차 훈련을 하는 가운데,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단연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황재호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기량을 눈여겨본 홍대는 그를 꼬드겨 자전차 경주 도박에 참여했다가 이를 황재호에게 들키지만, 그 과정에서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홀로 빠져나온다. 자전차를 포기할 수 없었던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눈물과 함께 한 번만 용서해달라며 용서를 청하자, 황재호는 그에게 가혹한 체벌을 빙자한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훈련을 악착같이 버텨낸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황재호의 눈에 들어 대회에 참여할 2인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발탁되게 되고, 괴물 같은 경기력으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첫 우승을 일궈낸다. 한편,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타깃으로 행동을 개시한 김형신과 안도민 단장은 사전에 이를 간파한 사카모토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안도민 단장은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형신을 현장에서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기어가 없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본 적이 있는가. 이 영화는 그 느낌이다.

같은 날 밤, 일미 상회에서는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우승을 축하하는 잔치가 열린 가운데, 고종 황제도 사람을 보내 상품을 전하며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우승을 치하한다. 잔치가 끝난 직후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황재호가 사담을 나누던 자리에 피투성이가 된 형신이 나타난다. 형신의 사정을 전해 들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자신은 자전차로 일제와 싸우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이어진 경주에서 연전연승하며 이름을 드높인다. 한편, 악몽과 함께 가까스로 의식을 찾은 형신은 거리의 아이들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앞으로도 계속 경주에서 이겨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연전연승에 조선인들의 사기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던 총독부의 간부들은 만주에 나가 있던 카츠라를 불러들이기로 한다.한편, 형신은 황재호에게 작별을 고하는 편지를 남긴 채 지난번에 암살에 실패했던 친일파 최재필에 대한 암살을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암살 시도는 무위에 그치게 되고 형신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둔다.

이를 빌미 삼아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체포한 총독부에서는 그의 처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 카츠라를 내세워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꺾는 쪽이 여러 의미에서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로 인해 고문을 받고 경기에 출전하게 된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형신이 남긴 부탁을 떠올리며 일치단결해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원동력 삼아 놀랄 만한 괴력을 발휘해 막판 역전승에 성공한다. 기어코 우승을 일궈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자전차를 들고 단상으로 다가가 하세가와 총독이 있는 쪽을 향해 자전차를 내던진다. 총기를 든 일본군들이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제압하려 시도하자 관중석에서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지킵시다"라는 외침과 함께 조선 관중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와중에 사카모토가 엄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향해 총구를 겨누지만, 어느새 그 옆에 나타난 황재호가 총격을 가해 그를 제압한다.

배우들의 열정과는 달리 애석하게도 영화는 열정적이지 않았다.

장내에 몰려든 관중들을 제압하기 위한 일본군의 사격과 동시에, 관중들 중 누군가가 부르기 시작한 애국가가 여러 사람의 입을 타고 고조되기 시작하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엄복동의 표정을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는 국뽕 영화에 졸작이다. 영화 초반 엄복동이 물장수를 하는 장면까지는 그럭저럭 사람 냄새가 풀풀 나는 분위기에 편하게 진행이 되지만 조금 지나면서부터 영화는 아주 억지스럽게 진행이 된다. 70년대 반공영화 수준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 점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 지점이다.


역사적 사건 혹은 사실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무엇보다 역사적 고증이 이뤄져야 한다.1913년 당시 조선은 비록 국권을 뺏기기는 했지만 영화에서처럼 일본인이 한국인을 그렇게 쉽게 죽일 정도는 아니었다. 이 장면은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랄프 파인즈가 유대인을 사냥하듯이 총을 쏘는 장면을 그대로 베껴와서 일본인도 조선인을 그렇게 죽였다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일제의 만행은 용서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있지도 않았던 일을 있었던 것처럼 묘사를 하면 오히려 한국인들의 실제 피해자들의 주장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것이다.

정지훈은 이 영화에서 계속 이 표정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애국단의 활약을 과연 넣어야 했을까 하는 질문을 해 본다. 엄복동은 자전차대회 우승으로 인기스타로 일제 강점기를 풍미하기는 했지만 엄복동은 애국단과 전혀 관련이 없었던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실재 기록에도 나오는데 1926년 훔친 자전거를 밀수출하려다 적발되어 감옥에 1년간 있었고 광복 이후 1950년 3월에도 자전거를 훔치다 걸린 전적이 있었는데 1950년 당시 쌀 8kg에 2300원 훔친 자전거는 3만원으로 아주 고가의 물건으로 엄복동은 상습범이었다. 이런 자에게 독립운동과 연관을 시킨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만일 엄복동의 자전거 대회에 중점을 두고 그의 추한 면을 같이 넣었다면 영화는 그나마 볼만했겠지만, 너무 뻔한 수준으로 왜곡된각본은 이 영화를 외면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는 대장 김창수가 있다.

이 영화가 남긴 교훈은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에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도덕적으로 분명한 결함이 있는 인물을 다룰 때는 어떤 영화보다 확실히 고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립 운동과는 관련점이 없는 인물에게 그런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은 제작자의 역사 의식이 없다는 걸 반증하는 거니까.


좋은 각본, 좋은 연기, 좋은 소재. 이 셋의 조합이 이뤄지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만 좋은 연기로 다소 헐거운 각본을 메우는 경우도 있지만 불행히도 이 영화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극의 설득력이 없는 상황에서 내공이 그리 깊지 않은 배우들이 아무리 노력을 한들 그 수고로움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혹여 이 영화를 보게 될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지 않을까.


영화가 별로일 수 있다. 배우들이 밤낮으로 고민한 흔적은 얼핏 보이지만 그게 빛이 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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