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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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Mar 15. 2025

장작

거친 껍질 사이로
살갗 드러낸 나무들이
서로를 기대어 쌓여 있다

쪼개진 결마다
메마른 숨결이 스며 있고
억지로 찢긴 자리엔
아직 남은 온기가 어리다

한겨울 들판 한가운데
바람이 스치면
나무들은 서로를 감싸며
마지막 불꽃을 꿈꾼다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
불씨로 타오를 때까지
속을 태우며 기다리는
묵묵한 몸뚱이들

기억될까
이 불붙은 자리에서
차가운 땅을 데웠던
작은 온기의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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