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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희복 Mar 26. 2025

모자란가 봐

하고 싶은 것들이 미움이나 결핍이나 슬픔이 아니었지. 끝까지 좋아하고 사랑하고 기뻐하며 살았다고 믿었으면 된 건데. 증오를 오해하고모자라서 집착하고 기쁜 순간들의 과장이 슬프다. 존재의 배신인지도 자아의 공허인지도. 앞 뒤 모습이 다른 것이 사는 거라면 이제야 산다.


아래위 온도 차이에 머리는 까맣고 발바닥은 하얗다. 걸을 때마다 타고 내려오는 머리카락 타는 냄새, 큰 숨 한 번에 회백질의 주름마저 조용히 그을러 간다. 사이마다 끼어가는 슬픈 찌꺼기들이 써 내려가며 부대껴 아프다. 모자란 것들에 대해 입술을 문다 입술을 묻는다 찢는다.


시간은 가차 없이 비정하다. 진실을 보여주지 않아 화려하기만 한 빛에 눈이 부시고 멀고 울렁이다 닫힌다. 부신 눈에 기뻐하는 삼차원의 텁텁한 공기 속에서 떤다. 멀어버린 세상에 질식하는 나를 휘적거리며 건져 올리려는 몸짓이 슬프다. 오르락내리락 보이다 사라지다 닫히고 마는 흔적을 놓아준다.


슬프게 시작하는 새벽이 황홀하다.

그렇게 휘발되는 슬픔이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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