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Cosmotopia' 캘리그래피, 경인미술관, 250401
조급했다가 여유롭게 포기하기로 마음먹으니 오히려 시간이 많아진다. 두개를 포기하고 하나를 향해 간다. 오롯이 서서 마음껏 느끼다 왔다.
커다란 마음으로 친절하게 얼른 보고 나와야지 했다가 몇 바퀴를 돌며 가슴이 먹먹했다. 만우절이라 먹먹이 거짓이었다 해도 가라앉은 여운이 많아 작품들 앞에 오래 서 있다가 왔던 것은 사실이니 명백하다.
영어 필기체로 윌리엄워드워쓰, 윌리엄 블레이크, 티에스엘리옷의 쓰인 시들이 가슴을 후볐다. 특히 블레이크의 London은 첫 행에서 오래 헤어 나오지 못했다.
London by William Blake
I wander through each chartered street,
Near where the chartered Thames does flow,
And mark in every face I meet,
Marks of weakness, marks of woe.
나는 방황하지 내게 허락된 거리를,
그 허락받은 템즈강이 흐르는 가까이에서,
그리고 내가 만나는 모든 얼굴에서,
위약함의 자국과 비통함의 흔적들을.
독도에 대한 서사를 쓴 글들 또한 더욱 마음에 닿았다. 예술로써의 글씨가 클래식 글들과 만나니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이건 화장 같은 것이 아니라 끌어올림 같은 거다. 뒤켠에 서성이던 시들을 내 가슴까지 퍼 올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 전령사라고 할 것이다.
세상을 향해 열린 기도, 깊은 품으로 오라는 손짓으로 받아들이니 귀한 시간을 내어 준비한 작가들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는 것 같았다. 위로 솟구치는 가느다란 열망의 무한한 이어짐을 느끼며 삶에 대한 거룩함에 내 자세를 고친다. 이리도 세상을 향한 밝고 긍정적인 바람들을 보내고 있는데 나는 혼자를 고집하며 자꾸 방향을 틀려던 외골스런의지가 부끄러웠다.
Each day...로 시작하는 독도에 관한 서사의 한 편을 마음속에 사진으로 남긴다. 연신 그랬다, '아, 무료 카지노 게임워요, 아...'
그 each day를 하나의 우주처럼 안으리라.
그 우주 안에서 부끄러움을 딛고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