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를 가진 어린이의 카지노 게임 (2)

소통과 실행 편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앞의 글 02화 자폐를 가진 어린이의 카지노 게임 (1)감각 편과이어집니다.

(이어서)

앞서 말씀드렸듯 정원이는 다양한 감각의 카지노 게임에 있습니다. 그중 굳이 밥 먹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먹고, 자는 일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며 도전이자 과제이기 때문이에요. 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돌끝맘이라고 들어보셨겠지요? 아이가 수면습관이 잘 들지 않아 밤과 낮이 없는 신생아 시기도 아시겠지요. 어떤 면으로 보면 정원이를 키우는 것은 그런 긴장감속에 내내 사는 것과 같습니다.

4. 카지노 게임 가진 정원이는 왜 소통이 힘들까요?

제가 정원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이가 무엇을 먹고 싶고,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도 서로 모르겠는 순간입니다. 최근 정원이가 아팠는데 열흘 가까이 밥을 먹지 않았어요. 순식간에 몸은 가늘어지고 아이는 힘이 없거나 불편해합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고 엑스레이를 찍고 해도 아이는 더디 낫습니다. 수액이나 주사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어 기존에 가진 무언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어요. 아이에게 일상의 균형은 마치 젠가처럼 수많은 경험들이 연결되어 있고 그중 하나가 빠지거나, 없어지거나, 바뀐다면 릴레이로 다른 변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보통 의사소통은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의 세계는 얼마나 낯설고 어려울까요? 때때로 그 세계를 상상하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먹먹함과 별도로, 저도 사람인지라, 양육자로서의 어려움은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프면 용변처리부터 가벼운 의사소통까지 평소보다 실수가 잦아지거든요. 당연하게도 아프면 통증이 있고 몸이 힘드니 아이도 떼도 씁니다. 그간 애써왔던 노력보단 감각에 우선하여 움직이는 것 같아요. 당장 조금이나마 즐겁고 편한 구석을 찾아가는 거라서요,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고단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정도거든요. 글 속에서의 나는 감정도 차분하고, 아이도 맑게 웃고 있으니까요. 현실의 모습은 때로는 더 고단하고 아프고 괴롭습니다.)

정원이는 왜 말을 못 해요?
다 알아듣고 있는 것 아닌가요?
어떨 땐 하고 어떨 땐 왜 안 되나요?
왜 소통이 어렵나요?

5. 소통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출발이지요

전 소통이 기능보다 앞선 카지노 게임스펙트럼 장애의 진단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소통은 구어(말하기) 외에도 표정, 제스처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저 역시 정원이의 발달지연을 의심했던 15개월에 가장 두드러지게 느낀 것은 사회적 상호작용, 무언의 소통 부분이었어요. 아기가 방긋방긋 웃는데 먼가 미묘하게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했거든요. 정원이는 사회적 친밀감과 감정표현이 나름 풍부한 편입니다. 눈 맞춤도 제법 좋습니다. 반복적인 행동도 두드러지지 않아요. 정원이는 정원이만의 고유한 "카지노 게임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요.

제가 느끼는 가장 두드러지는 핵심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이는 <미약한 내적 동기와 <모방의 부재에 비롯되었어요. '모방'은 아이가 자라면서 무의식적으로 거울 뉴런에 의해 마치 복사하듯 눈으로 배우고 큽니다. 하지만 정원이의 경우 곤지곤지부터 어려움을 겪었어요. "포인팅(pointing)"의 경우 내적동기가 낮았던 아이는 굳이 가리킬 필요를 못 느끼기도 했어요. 아빠가 퇴근을 해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 이상의 세계로 확장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아빠가 오는 소리에 쫑긋하면서 뛰어나가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보완대체의사소통 기기를 누르며, [예], [아니오]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에요. 보완대체의사소통을 쓴다 하더라도 부끄럽게도 저 역시 집안일에 쫓기다 보면 매번 사용하기가 참 쉽지 않았어요. 고갯짓으로 예, 아니오를 표현이 가능한 순간 그나마의 의사소통이 수월해졌어요. 이는 아이의 수용언어능력이 올라가기도 해서였지요. 그전까진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고, 혹은 알더라도 어떻게든 표현으로 이어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의사소통을 조금씩 배우는 순간 아이의 세계도 조금씩 넓어집니다.

6. 그러나 마음만으로는 안될때도 있답니다.

빨대가 있는 주스팩을 예로 들어볼까요? 현재 정원이는 주스를 냉장고에서 꺼내 스스로 빨대를 분리해서 꼽아서 먹습니다. 하지만 이 행동 하나가 완성된 것은 불과 1년 전이에요. 처음에는 빨대가 있는 주스를 보여주고 마실래? 하고 물었어요. 나중엔 관련 사진카드를 제시하고 물어서 긍정의 의사표시(O자 카드 혹은 끄덕임)를 보여주면 주스를 주었습니다. 나중에는 냉장고에 있는 주스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다음에는 문을 여는 방법, 빨대를 분리하는 방법, 비닐을 벗기는 방법, 그리고 빨대를 꽂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따로 가르쳐주었어요.

여기서 <실행 개념이 등장하는데요. 내적 동기가 높을 때는 수월하게 해내는 일도 있지만 정교한 소근육 움직임, 혹은 추상적인 말소리만 듣고 행동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수용에 이르러 인지는 하지만 그것이 다시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연결하는 것은 참 어렵거든요. 모든 움직임은 <실행과 관련이 있고 그중 말소리는 가장 정교한 운동입니다. 그래서 알아듣는다 하더라도 행동한 것은 때때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게 표현하는 행동을 돕는 것이 '보완대체의사소통'이에요. 이 의사소통을 배우고 나서야 정원이가 얼마나 알아듣고 있는지 비로소 가늠할 수 있었어요. (참고 에피소드_말하지 못해도 사랑한다 이야기할 수 있어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어떤 날은 알아듣고 바로 행동하기도 하는데, 어떤 날은 잘못 알아듣고 못하기도 합니다. 그럼 아이가 일부러 안 하는 것일까요? 아닐 확률이 더 높습니다. 다른 감각에 빠져 있거나, 말을 알아듣기에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이 짧거나, 혹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동기가 낮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알아듣고 동기가 있더라도 실행은 어려울 수 있어요. 무수히 많은 반복을 통해 말을 해야 발음이 정확해지는 것처럼 수많은 움직임이 쌓여야 보다 정교한 움직임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늦게 배우면 더 많이 움직이라고 하지요. 실행이 문제가 되면 경험을 쌓기 더 어려워집니다. 즉 더 많이 움직인다는 것은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불가능에 가까워기때문이에요. 이는 성인이 될 때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엄마도 그리고 아마 정원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림은 chatGPT와 함께 그렸어요

7. 아가, 너와 함께 헤엄치는 법을 알고 싶어

상상해 봅니다. 엄마는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바닷속을 헤엄쳐 갔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만의 우주복을 입고 있어요. 바닷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우주복 안에서 엄마를 바라봅니다. 바다는 전혀 다른 감각의 세계에요. 소통은 그 우주복을 벗고 같이 바다를 헤엄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닷속은 엄마와 아이에게 매우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래도 소통하려는 노력은 아이가 더 이상 외롭거나 낯설지 않은 평온함을 주리라 믿습니다. 그 믿음은 아이를 성장하게 할 거예요. 이를 위해서는 소통할 수 있는 도구와 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운동능력이 필요합니다. 아주 느리게 성장해도 괜찮습니다. 성장은 보통의 아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엄마와 함께 헤엄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통해 그 세계를 넓혀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니까요. 꼭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삶은 의미 있으니까요.

<참고

카지노 게임스펙트럼 장애의 정의 (출처: 아산병원)

카지노 게임 스펙트럼 장애는 아동기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의 장애, 상동적인 행동,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대개는 3세 이전에 다른 또래들과의 발달상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8개월 경에 언어 발달이 늦어서 부모가 걱정하기도 합니다. 지능이나 자조 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일부 아이들은 학령기가 되어서야 카지노 게임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기도 합니다. 각각의 문제 행동이 광범위한 수준에 걸친,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펙트럼 장애라고 부릅니다. 이 때문에 같은 카지노 게임 스펙트럼 아이라도 보이는 모습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카지노 게임스펙트럼 장애의 주요 증상 (출처: 아산병원)

①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 눈 맞추기, 얼굴 표정, 제스처 사용이 적절하지 않거나 빈도가 적다.
- 발달 수준에 적합한 또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과 즐거움이나 관심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다.
- 정서적 상호작용이 부족하다.

② 의사소통 장애
- 구어 발달이 지연된다.
- 대화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③ 행동이나 관심이 한정되고 반복적이며 상동적인 양상
- 한정된 관심사에 몰두하며, 그 몰두하는 정도가 비정상적이다.
- 외관상 독특하다.
- 비기능적인 일이나 관습에 변함없이 집착한다.
-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 양상(손이나 손가락을 흔들고 비꼬는 등)을 보인다.
- 물건의 어떤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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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의 에피소드들은 각각 하나의 완결된 형태의 에세이이면서, <정원이와 엄마의 여정이란 전체적인 흐름도 함께 합니다. 브런치북 <카지노 게임를 가진 어린이의 세계는 그 여정을 함께할 작은 안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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