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의 기록 (2)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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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을 재촉해 길을 나선다. 조금만 걸어가면 정독도서관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래 정독도서관에 먼저 들렀다가 그 아래쪽에 있는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 오려고 했는데 가는 길에 마주쳐버린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원래 생각했던 대로 정독도서관에 갔다가 다시 올까 했는데 내가 디자인책을 얼마나 많이 읽겠냐 싶어서 별로 안 걸릴 것 같아 이곳에 먼저 들르기로 했다.
참고로 현대카드 소지자는 주중이고 주말이고 아무 때나 갈 수 있다. 다만 나같이 현대카드가 없는 사람이라면 dive라는 앱을 깔아 회원가입을 하면 평일에만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그나저나 들어오자마자 느낀 건 확실히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공공과 사설의 다른 점인 걸까. 사서는 무료 카지노 게임지만 인포에 앉은 직원도 적당한 친절함을 가지고 있다.
3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1층 슥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이 1층보다 더 넓은듯하다. 서가를 돌며 이 책 저 책 그냥 눈에 띄는 책 한두 번 펄럭이다 놓기를 반복했는데 (역시 내가 디자인 따위 ㅎㅎ)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책을 발견했다. 사진과 글이 함께 있는 사진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이분 확실히 보통은 아닌 게 내가 고른 책이 어떤 책이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섹스하기 전 풍경 즉 욕정에 넘쳐 급하게 바닥에 벗어놓은 옷가지와 신발, 속옷 등이 널브러져 있는 풍경을 찍고 그것과 관련된 글을 쓴 것이었다. 심지어 이 분 혼자 글을 쓴 게 무료 카지노 게임라 사랑을 나눈 상대편 남자와도 각각 글을 남겨서 이 책을 냈다는 것.
백번 양보해서 혼자서 이렇게 해볼까?라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상대방도 여기에 동의무료 카지노 게임는 게 예술가라 그런 건지 누구보다도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인이라 그런 건지 너무 독특무료 카지노 게임. 아니 에르노는 사랑 빼면 그야말로 시체니까.
그런데다 무료 카지노 게임 에르노가 당시 유방암 판정을 받았을 때라 글과 일상을 분리할 수 없는 그녀의 글 특성상 유방암 치료에 관련된 이야기도 같이 나온다. 그런데 있잖아, 나도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유방 초음파에서 의심소견이 발견되어 다른 병원에 가서 꼭 추가진찰을 받아보라는 얘길 들은 상황이었다.
그동안 검사하며 봐왔던 별거 아닌 혹 같은 거겠지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유방외과에 갔다. 그날따라 수술 일정에 유독 바쁜 선생님이 수술을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나와서는 초음파를 1분 아니다 한 30초나 봤을까? ‘어, 여기 모양이 이상하네요’ 하면서 지금 이 병원엔 이 부분을 자세히 볼 고도의 장비가 없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큰 병원 가보세요' 하면서 소견서를 써주겠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
암이 아닐 가능성이 많아 보이지만 지금 장비로는 정확히 보이지 않고 어쨌거나 가능성이 있으니 확인해 보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무료 카지노 게임. 그러던 차에 우연히 고른 이 책에 유방암 판정받은 사람이 자신의 심경을 구구절절 쓴 문장들이 실려 있으니 내가 당황하겠니, 안 하겠니. 심장이 쿵, 무료 카지노 게임.
그렇게 책을 보고 3층으로 올라왔다. 3층은 지붕 밑의 다락방 공간 같아서 공간이 자그마했다. 책이 조금 있고 작은 방이 하나 있었는데 의자만 덜렁 있고 앞쪽 전면이 유리창인데 여기에서도 남산타워가 보였다. 아까 도서관 들어올 때만 해도 날이 맑아졌다고 좋아했는데 그새 하늘이 흐려져 있었다. 비가 후드득 후두둑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빗방울들이 창문을 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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