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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Jan 13. 2021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싸우다.

간밤에 잠을 설쳤다. 피곤해 죽겠지만 출근은 해야 했다.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는 사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보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이번 주부터 방학이라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있었다. 하... 너무 부럽다...


"자기야, 오늘 나 대학병원에 데려다줘야 하는 거 알지?"


맞다. 오늘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병원에 가는 날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3개월에 한 번씩 허리 질환 때문에 대학 병원에 다닌다. 병원과 우리 집 사이가 상당히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도 불편하기에 내가 차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태워주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집에 차는 1대고 주로 출퇴근용으로 내가 쓴다.)


병원 예약 시간은 오후 3시. 집에서 병원까지 거리는 1시간. 곧 있으면 졸업이라, 오전에 학교에서 빡세게일하다, 1시 반에 조퇴를 했다. 30분 뒤,집 앞 정문에 나와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태우고 바로 대학병원으로 출발했다.


1시간 뒤 대학병원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먼저 내렸다. 도저히 주차장 대기줄이 짧아질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 빨리 주차하고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데...'


30분 만에 겨우 주차를 끝내고 쉬려고 하는 찰나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진료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래. 집에 돌아가서 쉬지 뭐. 이 정도 피로는 아무것도 아니지.'


피곤함을 견디고, 또 1시간을 운전했다.


"자기야, 치약이랑 고기랑 이것저것 사야 할 거 같은데 마트에 잠깐 들리자. 아 그리고 갑자기 귤이 먹고 싶네. 옆에 과일가게에서 귤도 하나 사가자."


장을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제안에, 집에 들어가기 전잠깐 동네마트에 들렸다.


"자기야, 나 지금 너무 피곤해서 그런데... 난 차에서 쉬고 있을 테니 네가 장 좀 봐오면 안 돼?"

"안 돼! 귤 엄청 무겁단 말이야.나 혼자 들기 힘들어. 그리고 나도 지금 생리 중이라힘들어..."

"음... 나 진짜 너무 피곤해서 그래... 조금만 쉴게."

"..."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약간 화가 난 듯했다. 내 말에 아무 대꾸도 없이 장을 보러 갔다. 10분 뒤 장을 보고 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옆에 과일가게에서 귤 사가자. 마트에서 장은 내가 봐왔으니깐 과일가게는 같이 가자."

"하... 나 좀 쉬게 해 주면 안 돼? 과일가게 혼자 갈 수 있잖아..."

"(...) 그냥 가지 말자. 귤 안 먹어도 될 거 같다."

"아니, 아까는 귤 먹고 싶다며?설마 내가 같이 안 따라가서 그런 거야? (서운함 폭발) 아니, 너 병원 가는 거 때문에 난 3시간을 너를 위해 썼는데, 너는 고작 10분도 나를 위해 못 써?"


내 말을 듣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무척화가 난 듯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서로 감정만 더 상할 것 같아, 입을 꾹 닫았다. 서로 냉기를 풍기며, 집에 도착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곧바로 씻고 침대로 직행했다.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내가 없는 양 행동했다.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참았다.


'그래. 스트레스엔 잠이 보약이지.'


너무나 피곤했기에 바로 잠이 들었다. 꿈을 꿨다. 자세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기분이 나쁜 꿈이었다. 꿈속에서 난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었다. 일이 잘 안 풀리자,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나 스스로를 엄청 괴롭히고 있었다. 부정적 감정이 폭발할 지경에 이르는 순간, 잠에서 깼다.


뭐야? 꿈이잖아?


휴... 다행이다... 내 옆에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누워서 자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1시간 반이 지나 있었다. 방 안은 고요했다.


느낌이 묘했다. 방금까지 꿈속에서 아등바등하고 있었는데, 막상 꿈에서 깨보니 별 게 아니었다. 심지어 꿈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방금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의 싸움도 방금 내가 꾼 꿈과 같지 않을까? 방금 내가 꾼 꿈처럼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서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우리의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훗날 나중에 돌이켜보면, 지금 우리의 싸움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 텐데... 굳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화를 내야 했을까?'


맞다. 굳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화낼 필요가 없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또한 생리통으로 인해, 힘든 상태였다. 조금만 내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배려했다면, 불필요한 감정싸움은 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가 먼저 사과하기로 했다. 자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잠에서 깨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눈이 마주쳤다.


"미안해."

"나도 미안해."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끌어안음과 동시에 난 또다시꿈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부부싸움 #배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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