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오래전 기억 하나 소환하겠습니다.
그때 일로 회사 짤리는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어마무시했길래 그랬을까요.
아마 읽다보면 알게 될 겁니다.
때는 인천공항이 만들어질 즈음이니까, 고작해봐야이십년쪼금넘은얘기네요.
고작아닌가요.
우주 나이 138억년에 비하면 티끌인 것 같은데.
알다브라 자이언트 거북이 나이도200년이고.
집 앞에북경반점도 50년은 됐는데.
20년이 뭐 길다고.
네.
얘기 계속하겠습니다.
회사 기획부서에 있었던 저는 인천공항 비즈니스 구역중 한 곳의 사업권을 따는 막중한 업무를 맡게 됩니다.
고작새까만막내사원이 말이죠.
"정말 제가 혼자 하는 게 맞나요?"
혹시나싶어 물어보면.
"누구나 그렇게해.여기는."
둘러보니 정말 선배들 모두굵직한 프로젝트 하나씩 맡고 있더라고요.
아침이면 화장실 칸도 하나씩 맡아서 굵은...
죄송합니다. 꾸벅.
아무튼.
이런 사업권을 따내려면 사업계획서도 만들어서 요건도맞추고, 가격도잘 써서 입찰도통과해야 하는데요.
어쨌든 맡으라니 맡았습니다.
우선 인천공항공사에서 사업설명회를 오라는 겁카지노 게임.
그래서 갔죠.
영종도로.
근데 문제가 좀 있습니다.
왜냐면어떻게갈까요,이기 때문이죠.
당시 인천공항은없었으니까요.
인천공항이 될지도 모르는 땅만 있었거든요.
그 땅에 한창 뚝딱 뚝딱 짓고있었습니다.
여기는 활주로, 여기는 면세점, 여기는 도착층,하고 말이죠.
게다가 영종도는 섬입니다.아일랜드.
지금처럼 브릿지. 롱브릿지.
인천대교도 없을 때이죠.
어떻게 갔을까요.
어떻게 가긴요.
회사 앞에서 아무 택시나 잡아서 갔죠.
당시 전 차가 없었습니다.회사 들어간지 얼마나 됐다고.
있어도 쫄다구 사원이 서울 시내에 차를 갖고다니는 건 어불성설이었죠.
기름값에, 보험료, 수리비는 차치하고, 주차비가 제정신이 아닌 놈만 낼 정도였죠.
그럼 버스나 지하철?
아니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또난해한구석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곳에 갈 때늘 이상하리만치 시간을맞춰야 하는 일이 생겼다는 점이죠.
거기다 매우험난한 경로였고요.
자세한 건 뒤에서아마알게 될 겁니다.
그래서아무튼택시를 잡아탑니다.
"기사님. 인천공항 가시죠."
"네에?"
택시기사 백이면 백 저런 반응이 나옵니다.
이유는 일단 인천이니까요.
기사님 표정.
'그래 인천까지 택시 타고 간다 이거지.술도 안마시고. 너 돈 만타.'
그래서 묻지않아도 설명합니다.
몇시까지 출석해야 하는데시간이 빠듯하다고요.
(어디? 가정법원이라도 가? 갈라서게. 잘했어 하는 표정이시고요)
그걸 무시하고 연이어 말합니다.
요금은 경비 처리고.
영수증 리씹을 꼭 챙겨달라고요.
영수증 안주면전 죽는다고요.물론 죽지는 않고 통장 펑크가 나서 한달 쫄쫄 굶어야 하는거죠.
어쨌든 기사님께서 일단 수긍.
끄덕끄덕.
그러다 다시 놀란 표정입니다.
근데 아까 인천 다음에 뭐랬지?
공항이요.
공항이라고?
어리둥절합니다.
인천엔공항이란 게 존재하지 않은 때니까요.
그래서 다시 정정해서말합니다.
"영종도 공사하는 곳이요."
그제서돌아오는 답은.
"뭐, 가봅시다. 영종도 가보면 나오것지.거기 을왕리해수욕장이 안있나."
그렇게 경인고속도로를 타고부지런히 갑카지노 게임,
차로 갈 수 있는 끝부분, 고속도로 끝까지 가는 거죠.
그러면 컨테이너 한무더기를 지나고,인천 월미도 선착장이 나오는겁카지노 게임.
"끼아아악"
그리고 왠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월미도 극악의 바이킹 소리죠.
그리고.
바다.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에 왔습니다.
회 한접시에 장 찍어서 한입. 거기에소주까지까면 크하, 제격인데.
그럴 수는 없고, 저 바다를 건너야 하죠.
당연히 배를 타고 가는거고요.
정말 영종도를 배 타고 들어가냐고요.
그럼 뭐로 건너는 줄 알았습니까.
자전거라도 탈까요.
자, 그럼배를 타고 영종도에발을 들이면문제가 다 끝난것인가.
아니요.
그때의 섬은그냥 공사장이었죠.
고로 거기엔아무 것도 없다는말씀입카지노 게임.
버스도 없고, 지하철도 없고,공항리무진도없습니다.GTX도 없고요.
택시요? 있긴 한데 천연기념물처럼 매우 적었습니다.
적은데또 없는 건 아닙니다. 대신 차종이 쫌 스페셜합니다.
지프차나무쏘 같은게 달렸던 거죠.
이렇게 된 이유를대라면길바닥이 비포장 황톳길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흙먼지가 한무더기 날리고.
날린 뒤 얼굴은 허연 먼지탱이에눈만 껌뻑껌뻑했죠.
그러니 타고 온 택시를 봅니다.
저걸 섬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없지않을까.
해서.
택시기사를 포승줄로 포박해서.
"어. 어. 저요?저도 갑니까? 어떻게?"
어떻게?
배를타면 돼지.꼼짝마.
다행히 당시 배가 헤비급이라택시를 싣고도남았죠.
왜냐면.
공사에 들어가는 트럭이며, 포크레인이며, 불도저며,공사인부들, 섬에서 사는 주민들을죄다 싣는 배편이었던 겁카지노 게임.
"울 염소새끼는 델꼬 탔나."
"엄마 어딨어. 으앙."
"박씨! 연장 챙겼나."
포승줄 묶인 택시기사님은 신기한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네요.
"이야. 전쟁터가 따로 없네 그려."
그런 시대였습니다.
바야흐로 영종도황무지 시대.
불과 이십년전 시대였죠.
그렇게 가서 설명회 듣고회사로 돌아와사업계획서를 끼적 끼적 야근하며 만들었습니다.
그때도.
"이거 진짜 사원이 혼자하는 거 맞냐구요."
물으면.
선배들 동시에 왈.
"맞대두."
그러고 다들 화장실 한칸씩 잡고 집단으로 굵은...
정말 진짜로 이제는 농담 안하겠습니다.
그러고 어찌어찌 날이 흘렀습니다.
그걸 표현하려고 달력이 한장씩찢어집니다. 영화의 한장면처럼.
실제로 그때는 그런 식의 달력이 있어서 제가 한장씩 부욱하고 찢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입찰 가격을 써내는 날이 도래한 거죠.
운명의 날입니다.
데스티니.
입찰의 첫번째 원칙.
꼭 시간 안에 참가하라. 영점 일초도 어겨선 안된다.
두번째.
가장 높은 가격을 내라. 단돈 일원이라도.
세번째.
동점이 되면 공기놀이로 승부를 가린다.
(세번짼 농담. 쬐송)
아무튼 가장 높은 가격을낸회사가낙찰받는것입카지노 게임.
낙찰자는 그 비즈니스의 권리를 5년간 가져가는 거였고요.
일생일대의 운명의 날입카지노 게임.
제 손에 사업권이 걸렸으니 말이죠.
자, 그러나 냉정해야 합니다.
이건쩐과대가리싸움입니다.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적어도 안되고, 경쟁사를 이길 정도만되어야 합카지노 게임.
저도고심하여 나름생각하는입찰가격을 팀장님에게보고드렸습니다.
팀장님은 그걸 가지고대표실에들고들어갔고요.
그곳으로 임원들이호출받아 모여가지고 입찰가격을 놓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중요한 일이니까요.
어떤 임원 왈.
경쟁사가 사업권을 가져가면 안되니 턱없이 높게써야한다.
아니다. 그걸 노리고 들어온 놈들이니 우린 소신껏 써야한다.
소신? 그게 밥 먹여주냐. 떨어져봐야아나.후회하지말고상상할 수도 없는 높은 가격을 써야한다.
너네들 뭘 모르는군.경쟁사놈들이 이번엔 들어온척만 했다는 첩보가 있다. 이건 몰랐지. 그러니뭐하러 높게 쓰냐. 헐값을 내자.무혈입성이다.
아니다. 그 첩보를 흘린 건 그걸 노린 거다.멍청아.
나원참. 저러고 아침부터 회사의 별들이 모여 투닥거리고 있었다니까요.
심지어.
용한 점쟁이한테 물어보는 건 어떠냐 까지.
그걸 두고 강남 점집이다.
아니다 미아리다리 밑이원조다.
무슨 소리냐 박통워커힐점집이원조에 원조다.
됐고. 원조들 뿌리가 동부이촌동 양파할머니야.정리 끝.
(실제로 양파 파는 가게 할머니가 있긴 했죠.)
이런주옥같은 대화들을누군가는또 수첩에 적고있었죠.
회의록이냐고요.
아니요.
딸래미 대학입시 원서 쓸때 찾아갈라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요.
그러다 선수들 입장합니다.
회사에서 포카, 고스톱 제일 잘 친다는 경리팀 타짜한부장, 영업팀 짝귀 김부장등판이요!
임원들이 귀를 쫑긋세우고왈.
"이봐. 올인히든패다 생각하고 얼마 써내면 되갔어.
쥐새끼 같은 경쟁사놈들 판을싹쓸어 버리게."
"어이. 짝귀. 실력좀 보여봐."
"밑장 까시죠."
미쳐.
근데 문제는 시간이계속 흘러 어느덧오전11시20분이 된겁니다.
큰일인거죠.
마감시한이1시였으니까요.
가격이고 뭐고 입찰도 못넣게 생겼던겁카지노 게임.
회사에서 월미도 선착장까지 50분.
배 타는 시간 20분.
영종도에서 입찰 장소까지또 차로20분입니다.
총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거죠.
남은 시간은 1시간 40분.
간당간당합니다.
제가 팀장님등을 떠밀어서, 겨우 대표실에서 가격이 나온 게 11시25분이었거든요.
그 와중에.
가격을 쓸때는 볼펜으로 써야된다.
아니다. 사인펜으로 쓰는 게 국룰이다.
명품만년필로 써야 효험이 있다.
K붓이라고 들어봤나.
아그. 미쳐.진짜.
그냥 마이크로오피스로 타이핑하면 돼.
이 영감탱이들아!
가격도결국 제가 처음 제시한 거로 낙점.
아니 아침부터 임원들 모여서대체 뭐한 겁니까.
남은 발등에 불인데말이죠.
전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뒤통수로 팀장님 목소리가 아련히 들렸죠.
"이주임. 회장님 보고된 거니까. 반드시 낙찰받아와야 해. 알았찌."
회장님?
헉.
그럼 빨리라도 주던가.
이 임원 영감탱이들.
저는 받은가격 넣어서 입찰봉투 봉하고, 대기한 법인인감 담당 대리와 머리칼을휘날리며, 막 나가려는 찰라, 택시기사님 연락이 왔습니다.
안그래도 지난번에 같이 인천공항 가봤던 기사님으로 예약해서 회사 앞에 대기시켜 놨거든요.
근데.
"아이고 죄송해서 어떡하나. 제가 배탈이 나서 지금 병원에 왔는디."
기사님.
지금 이러시면. 저는 어떡하라고요.
안돼요.
정말 안된다구요!
일단 회사 앞 도로로나가봅니다.
정말 휑.하네요.
이런.
낯모를 차들만씽씽 지나갑니다.
택시가 없어요.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없으면 잡아야지.
이중에서 아무택시나잡으면돼. 어서.
늦었다고.
법인인감대리가 제게 손을 흔듭니다.
"야. 이주임! 위험하게 도로까지 처나가. 어여 들어와. 그러다 너 죽어!"
회장님 지시인데 뭐가 문제야.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해. 택시나 빨리 잡아!"
"알았어. 잡을테니까들어오라고. 참 근데,대리한테 반말이냐.너 주임 맞지."
"택시나 어서잡아! 지금 계급이 문제야. 입찰 못하는 날엔 반말이 아니라 쌍욕나올거다."
"그, 그, 그래. 잡을께. 저게 미쳤나. 택시."
그러고 차도에 나가 거의 미친놈처럼헤맵니다.
지나가는 아무 택시나 세워서 안에 손님 끌어내어 탈 판이죠.
그러다 어찌어찌빈택시 한대를 겨우 잡았습니다.
전 앞좌석. 대리는 뒷좌석에 탑니다.
"기사님!"
만약 이 상황에서 영종도 안가다 그러면택시기사에게제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죠.
멱살잡고 목아지를 비틀던가, 들고있는 손톱깎이 소제용 칼로 들이대던가.
너 죽고 나 죽자.
영종도 갈래 안갈래.
전 이미 눈이 돌아갔으니까요.
택시를 잡은 시간은 벌써 11시35분.
5분초과.
으악!
망했다!
"기사님! 저희 영종도 공사판 가는데 1시까지 가야해요. 부탁입니다. 제가 요금은 더 쳐드릴테니까...좋아. 따블!따블 갑시다."
따블이란 말에 법인인감 대리가눈이휘둥그레집카지노 게임.
"너 미쳤어. 벌건 대낮에."
저는 말합니다.
"따따블 하려다 만 거야. 뭣이 중헌디."
다시 택시기사를 보며, 제발 안된다는 말만 하지마라 하고 빌었습니다.
안된다고,내리라고하면 이 택시 뺏어서 제가 몰겁카지노 게임.
말리지 마세요.
전 눈 돌아갔으니까요.
근데 제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매서운 눈초리의 택시 기사가 가타부타 아무 대꾸도 없이 악셀을 밟았습니다.
뭐지?
따블로 시간 맞춰준다는 거지.
그렇지.
"부르릉, 기이이이잉!"
어쨌든 출발!
택시는 곧 도심을 요리조리 빠져나와 강변도로를 타는가 싶더니.
순간 경인고속도로를 진입하자마자 추월을사삭 사삭 하며유유히 속도를 냈습니다.
그렇다고과속을 하는 것도 아니었죠.
근데 어마어마한 속도였고,차량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추월을 반복했습니다.
쉬지않고.
요리조리.
거의 예술적으로.
미끄러지듯.
아크로바틱하게.
네.
맞습니다.
그는.
카레이서였습니다.
전직 카레이서 맞습니다.
F1 뭐시기.
그게 아니라면 이걸 설명할 수 없었죠.
덕분에 저희는 측면손잡이를 부여잡고옆문에오징어처럼 찰싹달라붙어완전 쪼그라들었죠.
"이주임아. 우리 살아서 돌아오겠지."
"입찰 못하면 살아올 생각 말아!그냥 인천바다에서 죽을 각오해!"
"너 주임이맞지.살아돌아오면말 깠다고 인사에 꼰질를 거야."
어쨌든 정말 카레이서를 만난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카지노 게임.
그럭저럭 안심도 되고 운전은 기사님에게 맡기면 되니.
그와중에저는 법인인감대리에게 입찰 설명을 했고, 가자마자 뭘할지 첨언했죠.
다 들은 대리는 "건 모르겠고." 휘파람을 불고바깥풍경을감상하며교외 드라이브 기분에 취해있었죠.
"날씨 조타. 니나노."
저게.
제가 대리를 데려온 게 아니라 어디 굴러다니는 개똥을 데리고온 것 같네요.
법인인감 뺏고 문 밖으로꽁꽁 뭉쳐서던져버릴까 심각히 고민했습니다.
헌데.
옆을 보니택시기사는정반대였습니다.
운전에만 집중하고, 무섭도록말이 없는과묵한 사내였죠.
단 한마디도안 꺼냈습니다.
원래 택시기사분들은 말이많으시던데, 이분은 입을꽉다물고 매서운 눈으로 전방만 주시했거든요.
근데.
너무 말씀이 없으니 왠지또 마음에 걸렸습니다.
왠지요.
뭐랄까.
계속 신경을 건드는 뭔가가 있었죠.
"이주임아. 우리 점심도 걸렀는데, 입찰 끝나면 연안부두에서 꽃게탕 사먹을까. 요새 꽃게철 아닌감. 칼칼허니 맛있것다."
뒤에서는공통화제 없어도저렇게동네미친놈처럼혼자나불거리는데말이죠.
옆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조용하다는 겁니다. 입을 지퍼 채우듯 꽉 다물고 있었고요.
뭐지?
이상했습니다.
점점 많이.
뭘까요.
사람에겐 기이하게도 직감이란 게 있습니다.
그게탁발동을 하더니.
왠지.
그런데.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던겁니다.
그건.
바로.
바짝 세운 옷깃에 감춰진 목덜미가.
온통 붉은 게 아닌가요.
붉은색?!
술이다.
이 사람 술 마셨다.
그래서 냄새 안내려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술김에 카레이서였던 것이고.
이런 직감이 드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소름 끼치도록 맞다는 느낌이 확 들었죠.
다시 눈을 씻고 봐도 붉었고,다른 말로 불콰했습니다.
일대 위기입니다.
이런.
여기서 그만 멈추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음주운전은 절대 안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입찰 시간이얼마남지 않았던겁카지노 게임.
그리고 여긴 경인고속도로이고요.
다른 택시를 잡을 수도 없고.
다른 택시를 잡는다고해도, 입찰은 끝날 겁니다.
그럼 저도 끝나는 거고요.
회장님 오더 사항인데 입찰도 못넣었으니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겁니다.
왜 하필.
제게 이런 고난을 주시나요.
아.
그렇다고 이대로 저 날라리 대리와 함께 이 기사에게 우리 몸을 계속 맡길수도 없습니다.
중간에 사고라도 나면 하는 아찔한 상상까지드는 거죠.
안그래도 옆으로 쿠쾅쾅쾅 하고 덤프 트럭이 험악하게 지나갑니다.
저기에 삐끗 받히기라도 하면.
아.
뒤에 대리는 눈치를 못챘는지 콧노래만 흥얼거리고 있네요.
"날씨 조타. 꽃게탕 맛있것다.연안부두 아가씨~"
그래 날나리 대리 넌 모르는 게 도와주는 거다.
알게되면 뭔 호들갑을 떨어서 방해를 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다시 택시기사를보았습니다.
이럴수록 냉정해야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또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술 마신 게 아니다. 저건 그냥 알러지다'
라고.
이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과연 저는 제대로 목적지까지 시간 안에 갈 수 있을까요.
(글이 길어져 정말 죄송한데요. 다음회에 계속이어집니다.아찔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쪼그만 기다려주시기를. 심심하면 공기놀이 하시면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