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석 시작했다가 큰코다치고 무료 카지노 게임 중
브런치에 자주 등장하는 친구 S는 나에게는 없는 기술이 있다. 그녀를 보면 옛날 어른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은 자고로 기술이 있어야 해!' 기술이 있는 그녀는 최근 회사를 퇴사무료 카지노 게임도 꾸준히 일감이 생겨 바쁘다. 며칠 전에도 모 와인 행사에서 홍보 영상을 촬영했다. 말만 백수지 퇴사 후 비자발적으로 바쁜 프리랜서의 생활이 이어지고 있고, 그에 비하자면 나는 여전히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이오?'라는 질문에 '저는 진짜 백수예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슬픈 시간을 지내고 있다. (많이 슬프진 않다. 백수가 뭐 어때서? 백수는 뭐든 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백수는 얼마 전 갔던 브런치 팝업 입구에서 "작가님이세요?"라는 질문이 무척이나 어색무료 카지노 게임 황송했다. 에이 아니에요~라고 두 손을 흔들며 부정했다가, 브런치를 개설무료 카지노 게임 글을 쓰고 있으니 작가라는 이야기에 조금 감동 먹었었다. 겉으로는 티 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좀 부끄러웠다. 아무튼 기술 있는 그녀가 회사를 퇴사무료 카지노 게임 좀 쉬엄쉬엄하려고요 라는 말을 하는 순간, 나의 일 벌이는 습관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새로운 거 그만 좀 해.'라는 핀잔을 엄마에게 매주 듣고 있지만 이건 기회다 싶었다.
그녀는 전 직장 동료이자 비디오 팀 PD였다. 나와 같이 다녔던 직장을 퇴사하고 이직했던 스타트업에서는 오가닉 콘텐츠 (무료 카지노 게임,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SNS채널에 업로드하는 광고가 아닌 콘텐츠), 광고 콘텐츠 가리지 않고 영상물을 만들었고, 그 콘텐츠로 SNS를 운영하고, 인게이지먼트(구독, 좋아요, 팔로우 등) 개선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나 구매 참여 같은 것에 영향이 있는지를 관리하는 팀을 담당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직장동료였던 시절 사내 북클럽 멤버였고, 지금은 고전책 읽기 모임을 같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 사이에는 같은 회사를 다녔던 전우애가 있고, 지혜로운 백수생활 고민을 나누는 동지애가 있고, 꾸준히 책을 읽어 책장에 꽂아둔 책들을 모조리 섭렵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회사를 퇴사한 그녀와 미술관에 가고 책방에 가고 카페에 가는 시간을 보내다, 뭔가 건설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로 책리뷰 동영상을 찍어 올려볼까?"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 해보자 라는 말은 종종 했었지만, 주제를 뭘로 할지 고민해 본 적도 없었고 진짜 뭘 해보려고 생각한 적도 없었는데, 갑자기 그녀를 데려다주던 차 안에서 그 말이 정말 툭하고 튀어나왔다. 말을 해버리고 나서 잠시 주춤했었다. '정말? 정말 할 거야?'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그녀가 Yes! 를 외쳤다. 그리하여 갑자기 둘만의 무료 카지노 게임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물론 브런치에 책 리뷰를 적어 발행하는 건 매우 재미있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들을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좋았다. 읽고 나면 휘발되듯 날아가는 기억과 인상을 좀 더 길게 붙잡을 수 있어 좋았다. 소가 되새김질하듯 천천히 씹다 보면 읽으면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의미들을 발견할 때도 있다. 그게 작가의 진짜 의도이든 아니든 크게 상관은 없었다. 나 같은 범인이, 그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래저래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의미를 파악해 보고 주인공이나 작가의 마음을 상상하다 보면 마치 비평가라도 된 양 심취되어 다시 파고들게 된다. 그렇게 푹 빠지는 몰입의 시간이 좋았다. 그러니까 책에 두 번 몰입하게 된다. 한 번은 읽으면서, 한 번은 리뷰글을 쓰면서. 게다가 가끔은 작가의 문체를 나도 모르게 따라 무료 카지노 게임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럼 혼자만 알게 된 비밀이 생긴 듯, 왜냐하면 남들에게 이야기하기엔 좀 부끄러우니까, 방금 썼던 글을 읽고 또 읽으면서 내가 되었다가 남이 되었다가 하며 즐긴다. 따라한 문체지만, 오~ 내가 이런 표현을 썼다고? 하며 혼자 감탄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글로만 남기는 건 좀 아쉽다. 고전책 읽기 모임이나 사내 북클럽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글로 남기는 것보다 좀 더 몰랑하게 그 시간을 즐겼다. 같은 내용일 것 같지만 글씨로 나오는 것과 입에서 소리로 나오는 것은 조금씩 달라졌다. 주거니 받거니 수다 같은 것이 되기도 하고, 글보다는 조금 군더더기가 붙어도 부담이 덜했다. 표정과 목소리, 손짓 발짓, 가끔은 동공 크기로 읽었던 책의 어마어마한 점을 표현할 수 있었고, 반대로 상대방의 감정의 종류와 크기를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쌓였던 아쉬움은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 할래요?'라는 말로 툭 터졌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장비부터 알아보다가, 얼굴이 나올지 말지, 어떤 콘셉트로 할지, 내용은 어떻게 구성할지, 타 채널과 차별점은 무엇일지, 얼마나 자주 촬영하고 업로드할지, 영상 길이는 어느 정도로 할지, 선행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왔다. 그 고민은 이 장비를 사야 한다, 아니다 비싸니 대여하자, 그럴 바엔 사고 안 맞으면 중고로 팔자 같은 이야기로 흘러가다가 일단은 적당한 스튜디오를 찾아 예약을 하는 것으로 일차 귀결되었다. 촬영 스튜디오를 예약하고 나니 뭔가 일을 절반은 한 기분이 갑자기 들었다. 이게 MBTI마지막 P의 문제일까. P들은 여행을 갈 때 비행기와 숙소만 예약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촬영일도 그랬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편하게 이야기하지 뭐 평소 책 이야기할 때처럼~ 이라고 어설프게 덤볐다가 첫 2시간을 허투루 써서 날려버렸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고 부랴부랴 콘텐츠 순서와 분량, 대략의 스크립트를 정리하느라 1시간을 써버렸다. 그리고 남은 1시간 동안 촬영과 영상 백업을 정말 정신없이 우당탕탕 해치웠다.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나오면서 덜컥 겁이 났다. 다시 촬영해야 하는 거 아냐?
지금 그 영상은 2주째 S의 컴퓨터에서 이리 잘리고 저리 잘리고 있다. 야심 차게 진행한 촬영이지만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자르고 붙여서 흐름을 만들어야 할지 계획 없이 막 찍은 브이로그 같았던 무료 카지노 게임들의 책 수다 파티는 그녀 컴퓨터 안에서 대환장 파티를 만들고 있다. 의뢰받은 영상일을 병행하며, 무료 카지노 게임가 찍은 영상을 보며, 혼자 한숨을 쉬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녀를 생각하면 미안해진다. 좀 계획성 있게 할걸. 하지만 하면서 배우는 거니까. 일은 벌이고 수습하면서 성장하는 거니까.라고 자위하며 그녀를 만나면 밥을 사고 커피를 산다. 그래도 뭔가 미안한 마음에 노션(notion)을 열어 프로젝트 테이블을 만들어었다. 각 촬영마다 필요한 일들과, 다음 촬영에서 이야기할 책 콘텐츠들을 작성하고 있다.
해보니 알겠다. 무료 카지노 게임버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 작년부터 글을 쓰면서 알았다. 작가는 대단하구나. 그러니 해봐야 한다. 시행착오를 거쳐봐야 그 분야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인사이트도 생기고 다음에는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요령이 생기고 성장한다. 그리고 뛰어들어야 실패에 대한 내성도 생기고 좀 더 단단해진다. 그러다 뭐 하나 작게라도 성공하면, 그래서 닥친 문제를 해결하면,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송길영의 <시대예보에 따르면 요즘은 정보 과잉 시대라 그야말로 많은 것들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줄여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을 수도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오히려 결정을 유보하게 되어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남의 성공방식을 시뮬레이션하는 것, 직접 몸으로 부딪치지 않고 남이 만든 밥상을 그저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만으로는 성공 뒤에 숨어있는 꾸준함과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간과하게 만든다. 사업이든 개인 프로젝트든 반짝이는 아이디어, 기획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성공을 이끌어내는 건 오히려 될 때까지 해보는 꾸준함과 디테일을 챙기는 세심함, 변화와 문제를 빠르게 파악무료 카지노 게임 대응하는 것, 지루해도 지키는 루틴 같은 것들이 아닐까.
아무튼 나와 S는 덥석 시작했다가 끙끙대며 첫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마 매우 부끄러울 것 같다. 내 목소리가 어색할 거고 카메라에 나오는 얼굴이 썩 맘에 들지 않을 거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미쳐 하지 못했고, 듣기 싫은 말 습관이 보이기도 할 거다. 그러고 보니 S는 그 날것의 영상을 수십 번 수백 번 보고 있겠구나. 성수에 가서 S가 좋아하는 옻닭을 먹고 다음 콘텐츠 준비를 제대로 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