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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Mar 04. 2025

카지노 쿠폰 늘 과거와 미래에 빚을 지고 있다

김동우의 사진책 <뭉카지노 쿠폰돌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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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여행사진가였던 김동우작가가 전 세계에 흩어진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다닌 사진책이름이 왜 뭉우리돌일까 싶었다. 그리고 책을 펼치자마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사라지고 거의 쓰이지 않는 이 단어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 뚜렷한 상징으로 박여있다.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된 김구는 일제 순사로부터 지주가 전답에서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상례라며 고문과 함께 자백을 강요받을 때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 다짐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겨우 백 년 남짓 지났을까 그 말은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죽어버렸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지 않고 어제와 내일이 다를 것 없을 일상에서 기억하지 않았다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김동우작가는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그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이 책에 그 여정을 담았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작가의 눈을 통해 현장의 공기를 느끼다 이내 숙연해졌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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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진실을 궁금해한다.시간 속에 아스러져가는 아쉬움을 붙들고 진실을 전하고픈 욕망을 느낀다. 사진 속 햇빛은 노르스름함에 붉은 잉크가 한 방울 떨어진 정도다. 어느 한쪽에서 흘러들어와 건물을 따스히 감싸고 틈을 발견하여 안으로 들어와 기둥을 쓰다듬는다. 일출의 생명력과 일몰의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사진 속 햇빛은 따뜻해 보이지만,그 장소가 담고 있는 시간의 무게를 생각하면 더 쓸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다큐멘터리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건조하거나 담담하거나 냉정하지가 않다. 당장이라도 부둥켜안고 싶지만 아랫입술을 깨물고 지긋이 쳐다보는 작가의 시선을 대신 느낀다.'저곳에 그들이 있었다.' 그 뒤로 미안함에 고개를 떨구는 내가 카지노 쿠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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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에 시든 꽃 화분 두 개. 오른쪽 사진에는 시든 꽃 사이로 생생한 꽃들이 있다.쌍둥이처럼 같은 두 개의 사진. 어느 것이 먼저 찍힌 것인지 알 수 없다. 꽃은 시들고 새로운 꽃이 오고, 다시 시들어갈 거다. 뭐가 시작이고 끝인지 알 수 없는 뫼비우스띠처럼 역사와 인생은 반복된다. 모두 시들어버린 것에서 과거를 추억할지, 생생한 꽃에서 미래를 기원할지. 하지만 사진은 모두 과거다. 이미 저 꽃은 시들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나 그 시간으로 빨려 들어간 우리는 사진을 통해 과거를 현재로 소환한다.죽어버린 역사를 되살리고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기억한다. 과거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연약한 그것들을 손으로 움켜쥔다. 죽음에서 되살아난 노란색 빨간색 꽃을 보면, 그건 너무 생생하여 오히려 꿈이거나 허상, 환상, 혹은 가짜라는 느낌마저 든다. 만일 그렇다면 나는 너무 슬플 것이다.


#3.

독립운동가들은 죽었고 우리는 그들을 잊었지만, 골목과 건물, 하늘은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증거하고 있다. 그때도 지금도 나중에도 이곳에는 사람들이 살고, 죽은 것 같은 건물에 숨을 불어넣는다. 안창호 선생이 기대었을, 김 구 선생이 가족과 머물렀을, 안중근 의사가 지나갔을 그 건물에 손을 대어보고 길을 걷는다는건 시대를 초월하는 경험이다. 긴 시간이 흘러 그들을 찾은 김동우작가와 그의 사진을 바라보는 우리마저 사라지고 없을 시간에도 우리의 후손은 그 거리를 메우고 잊어버린 건물을 추억할 것이다. 그곳은 시간의 풍화 속에 무너지고 빛에 바래 원래 색을 잃겠지만, 순간을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서 또 다른 뭉우리돌을 기다릴 것이다.


#4.

그들이 간 길, 카지노 쿠폰가 가야 할 길.

카지노 쿠폰의 삶을 채우는 행동들에 지향이 있기를.


#5.

(출처 : 코리아넷 뉴스)

독립운동가의 흔적, 그들의 후손을 찾는 여정에 김동우 작가의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피사체와 객관적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완전히 빠져 함께 허우적거리고 울부짖고 눈물 흘리고 뭉우리돌이 되겠다는 결심이 보이는 듯하다. 한인들이 첫발을 내디딘 멕시코 살리나크루즈 해변에 허벅지가 잠길 만큼 바다에 들어가 수평선에 걸려있을 해를 바라보는 그의 뒷모습에서는 강인한 결연마저 느껴진다. 고향을 뒤로한 채 이곳에 왔을 그들의 마음을 차가운 바닷물과 함께 그려보는 것일까. 단 한 번의 이민, 그리고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그들, 그리고 그곳까지 찾아간 김동우 작가. 배에 내려 그 바닷물에 첫 발을 내디뎠을 그들과 김동우 작가가 오버랩된다. 그래서 이 여정을 쉬이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느껴진다.또한 그는 독립운동가 계봉우거리에서 건물외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그 건물을 나오는 소년과 함께 찍었다. 스스로 사진 속에 들어가, 독립운동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순간 나도 그 골목에 서서 해를 등지고 서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곳에 그들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누군가 계속 내 귀에 속삭였다.


역사를 추적하고 탐험한 단순 기록 사진이 아니었다.관광지가 아닌 곳을 헤매며 후손들을 수소문하고 통역사를 섭외해 결국 그곳에 당도했을 때, 김동우작가의 눈은 아마도 빨갛게 충혈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겨우' 사진 몇 장이지만, 나는 잠시나마 그곳에 소환되었다. 지는 해가 불타오르듯 건물을 집어삼키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길어지고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점점 잦아질 때, 구름이 조금 어두워지고 공기가 조금 더 쌀쌀해질 때, 돌아갈 집(조국)이 없는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갈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먼 타국에서 독립운동을 진행했을 그들이 결국엔그곳의 묘지에 안착할 수밖에 없었을 때, 그들의 마지막날은 어땠을까.


김동우 작가의 사진에는 상반된 두 가지가 공존한다.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 죽은 건물에 숨을 불어넣고, 사람을 찍은 것 같지만 주인공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길과 건물이다. 슬프고 외로울 수 있는 그들의 삶이지만 사진 속 그곳은 따뜻하다. 그건 지금이라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한점 소실점의 긴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두 갈래 길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 책을 봤다면 선택은 명백하다. 살리나크루즈 해변 바닷물에 발을 디뎠을 때의 차가운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김동우 작가의 시선을 믿고 함께 발견하고 기억해야 하는 거다.카지노 쿠폰 늘 과거와 미래에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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