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
'글쓰기'에 아주 특화된 전용 플랫폼이 있다.맑은 밤하늘에 수놓은 별빛처럼 여기저기서 반짝이는 수많은 카지노 게임들이 쏟아져내린다. 비슷한 주제도 있지만 전혀 다른 세상인 듯 아주 다른 카지노 게임도 있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사람 사는 카지노 게임가 담겨있다.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가만 보면 논쟁이 될법한 정치 카지노 게임나 신념을 강요하는 종교 카지노 게임는별로 없는 것 같다.이곳은 그저 각자가 하고 싶은 카지노 게임를 풀어내는 공간일 뿐이다.
그게 바로 여기 '브런치'라는 공간이다.
언젠가 후배 하나가 '나도 블로그에 글 쓰는데 왜 브런치는 날 안 받아주는 거야?'라고 하소연을 했다. '나도 한 번은 떨어지고 두 번째에 붙었어'라고 했더니 대학도 한 번에 붙었다면서 브런치는 삼수해도 안된다는 게 아닌가. 그는 아직 블로그에서 자신의 카지노 게임를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응원한다. 꼭 브런치가 아니어도 되는 거니까. 응원은 진심이다.
요새 <폭싹 속았수다를 열심히 챙겨보는 중인데 임상춘 작가가 써놓은 대사를 보면 무슨 문학작품 수준이라 가슴속에 아주 깊게 와닿았다. 그러고 보니 그런 대사와 열연 그리고 김원석 감독의 연출까지 한데 어우러지니 더할 나위가 없을 정도였다. 글귀가 주는 힘이란 실로 대단하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에 담긴 글도 힘이 있다.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카지노 게임는 언제나 다채롭다. "바라던 대학에 합격했어요", "오늘 사고가 나서 입원했어요", "여행을 갔는데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 "요리 똥손이 드디어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답니다", "우리 아이가 처음으로 걸음마를 시작했어요", "결혼을 앞두고 있다가 파혼했어요", "이혼을 고민 중이에요", "내년에 차를 살 거예요", "우리 아이가 금쪽이 같아요", "시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폭싹 속았수다보면서 폭풍 눈물 흘렸어요" 등등. 서로 이어지는 듯하면서도 이어지지 않는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카지노 게임들. 하지만 결국은 다들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콘텐츠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와중에도, 이곳은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사건들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준다. 마치 또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어쩌면 '누군가가 이곳에 글을 쓰는 이유'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가 이곳에서 글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브런치에는, 아니 브런치에도구독자라는 개념이 있다. 좋아하는 취향, 선호하는 주제를 찾아가면서 보는 사람들도 있고 메인에 큐레이션 된 글만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으며아예 어떤 작가를 구독해서 꾸준하게 읽는 사람들도 있다. 때로는 읽히지 않는 글들이 있다. 꽤 많은 글들이 마치 벽에 대고 외치는 것처럼 흩어져버리기도 한다. 뭐 때문에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카지노 게임 하나를 풀면 구독자가 줄어드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 그건 또 나만 그런 건가?
"내가 글 하나를 쓰고 발행하면 그다음 날 (구독자) 몇 명은 떨어져 나가"
"넷플릭스 같은 것도 구독자가 늘 오르는 건 아니잖아. 지금이야 많이 늘고 있겠지만"
"감히 넷플릭스랑 비교가 되는 거냐?"
얼마 전에 "구독자가 줄고 있어요"라는 글을 썼더니 오히려 조회수도 늘고 구독자 수가 늘기도 했다. 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은 하지만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라고 하면서도 오늘은 몇 명이 빠졌나 보고 있다. 현실은 때로 참담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이 공간이 '내가 마음대로 쓰는 연습장' 같았던 곳이라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글을 보며 배우고 또 그렇게 성장하는 곳이라 생각하는 중이다.사실 '브런치'라는 특정 플랫폼의 카지노 게임를 하긴 싫었다. 허구한 날 브런치가 어쩌고 저쩌고 해 봐야 달라지는 건 없다. 내가 이곳에서 하고 싶은 카지노 게임는 늘 꾸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초심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걸 누가 보든 안 보든.
그런 의미에서 귓가를 울리는 채찍질이 날아들었다.
"그런 걸 쓸 시간에 그냥 하던 대로, 하고 싶은 카지노 게임를 해.구독자가 떨어져 나간다고 글을 안 쓸 것도 아니잖아? 설령 0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글을 읽고 있다는 걸 잊지 마"
그것도 맞는 말이다. 실제로 글은 조금씩 읽힌다. 구독자가 제로여도 누군가에게는 읽히는 글이라는 거다. 하루하루 글의 개수는 늘어가고 있다. 반면 구독자 수는 반비례하고 있지만.
아, 카지노 게임도 어쩌면 소리 없는 아우성. 저멀리 구독자들을 향하여 흔들어재끼는내 마음대로 쓰는연습장의 한 페이지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애달픈 내마음을 늘 잊지 않고 찾아주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