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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보경 Apr 28. 2025

정직한 몸만이 카지노 쿠폰을 변형한다

베르그손 <물질과 기억 수업 후기 (17)

무기력의 '집'에서 활력의 '집'으로
카지노 쿠폰에서 연장된 나의 몸은 감각을 겪는 동시에 운동을 수행한다. 감각과 운동은 이 연장의 결정된 지점들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주어진 한순간에 오직 하나의 운동과 감각의 체계만이 있을 수 있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베르그손의 철학을 공부하다보면 현재와 행동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현재를 통해서 과거와 미래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감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 생각하면 현재의 가능성과 잠재성이 무한한 것으로 오해할수도 있다. 정말 현실적으로 어떤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일수도 있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나의 몸은 카지노 쿠폰에서 연장되었기 때문에 감각과 운동은 이 카지노 쿠폰에 영향을 받는다. 즉 내가 어떤 카지노 쿠폰에 있느냐에 따라 나의 몸이 취할 수 있는 행동에 어느정도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도서관에서 운동을 하기 어렵고 체육관에서 독서를 하기 어렵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꽤 오랫동안 나는 '집' 이라는 카지노 쿠폰을 싫어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동안 집은 나를 억압하고 옭아매는 답답한 카지노 쿠폰이었다. 부모님은 어릴적 나를 감시와 통제하에 두려고 하셨고 그런 과거의 기억들이 쌓인 집이라는 카지노 쿠폰은 나에게 부자유의 상징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사람이 되었다. 부모님 집에서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이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있던 기억들이 많았다.


나의 몸은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물질과 자신이 영향을 주는 물질 사이에서 위치해서, 행동의 중심이고 받은 인상들이 완성된 운동들로 변형되기 위해 자신의 길을 영리하게 선택하는 장소이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이십대 후반 부모님 집에서 독립을 했다. 부끄럽지만 그때까지 나는 소위 말하는 '캥거루족' 이었던 셈이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부모님의 집에서 월세나 공과금 하나 내지 않고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을 먹고 빨래도 엄마가 해주었으니 말이다. 요즘 많은 이삼십대 청년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모든 청년들이 나처럼 캥거루족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내 경험을 일반화 할 수는 없다. 내 주변에도 부모님과 주거 카지노 쿠폰만 공유할 뿐 부모님과 표면적으로는 완전히 독립적인 삶을 살거나, 오히려 부모님을 부양하며 사는 친구들도 꽤 있다. 그런 친구들에게 '집' 이라는 카지노 쿠폰은 나와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카지노 쿠폰일 것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처럼 무기력의 상징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친구들은 다른 이유로 부모와 정서적인 독립을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로 인해 서로에게 슬픔만 더 커지는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베르그손은 몸은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물질과 자신이 영향을 주는 물질 사이에 위치한다고 말한다. 즉, 몸은 카지노 쿠폰에게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카지노 쿠폰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뜻이다. 내 몸이 부모님 집이라는 카지노 쿠폰에 영향을 주려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서른 살 겨울, 작은 원룸이지만 나만의 카지노 쿠폰을 얻었다. 그 때 처음 알았다. 집이라는 카지노 쿠폰에서 온전한 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집이라는 카지노 쿠폰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님 집에서도 나의 방이 있었지만 제대로 쉰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집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지라 독립을 통해 나만의 집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나에게는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2020년 초, 코로나 사태가 터졌을 때였다. 그 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동안 과거의 내 삶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했다. 세상에서 옳다 그르다 하는 시선을 벗어던지고 최대한 정직하게 쓰려고 노력했던 글들이었다. 그 때 나는 여전히 부모님 집에 살고 있었다. 그 3개월만큼은 부모님 집이라는 카지노 쿠폰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글쓰기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내가 부자유하다고 느껴졌던 부모님 집에서 해야했던 것은 정서적 독립이었다는 것을. 시카지노 쿠폰을 초월하는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던 글쓰기의 시간들이 바로 독립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내가 집이라는 카지노 쿠폰 탓을 하며 무기력에 빠져 있던 이유는 부모라는 정서적 의존의 대상 없이 홀로 살아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아프게 깨달았다.


정서적 독립을 할 수 있었다면 카지노 쿠폰적인 독립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했다. 그 '카지노 쿠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은 물리적 독립을 통한 정서적 독립의 준비였다. 부모님은 같은 서울에 사는데 독립을 하겠다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결정적인 인생의 사건에서 부모님의 뜻에 거스르는 결정을 했다. 그 이전까지의 나는 사소한 순간들에서는 내 의지대로 살아왔지만 가장 실존적이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부모님의 의지대로 살아오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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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카지노 쿠폰을 변형하고 현재를 이루어지게 한다.
현재는 단지 이루어지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현재를 있는 것이라고 독단적으로 정의한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불행한 삶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현재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라고 독단적으로 정의하는 경향이 있다. 나의 과거가 그랬다. 예전에 썼던 글 중에 기억나는 대목이 있다. 중학교 3학년 당시 나는 전주에 있는 상산고에 지원을 했었다. 사실 나는 그 학교가 가고 싶지 않았다. 수학은 내가 가장 자신이 없는 과목이기도 했고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도 않은 채였다. 그런 상태로 입학 시험을 치르러 아빠와 함께 전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그 때의 감정을 나는 이렇게 적어놓았었다. "이미 심정지가 온 사람을 싣고 달리는 앰뷸런스 운전수가 된 기분이었다".


참 오랫동안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 '난 어차피 안될거야' '내 인생은 이미 실패했어' '나는 뿌리부터 잘못된 사람이야'. 그것에 대한 근거가 수없이 떠올랐고 그 예감들이 현실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나에 대한 그런 인식은 적어도 나에게는 '진실' 이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꽤 오랫동안, 그 진실이 정말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영원히 우울한 들러리 인생을 살다가 실패자로 끝날거라는 생각이 이미 예고된 미래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내가 저런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이 먼 과거처럼 느껴지고 신기하기도 하다. 종종 현재가 막막할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라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예전만큼의 절망과 우울에 좀먹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는 어떻게 그 끝도 없는 심연같은 우울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현재적 순간은 흐르는 유동체 속에서 우리의 지각이 실행하는 거의 순간적인 절단에 의해서 규정된다. 그리고 이 절단이 바로 우리가 물질적 세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그 중심을 점한다. 그 몸이 이 물질계에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그 흐름을 느끼는 것이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2016년, 그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와 1년동안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했지만 좀처럼 일을 구하기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남자친구와 나는 대학 밴드동아리에서 만났었고 그는 기타를 나는 드럼을 연주했었다. 우리는 호주에서도 함께할 밴드를 구해서 주말마다 연주를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밴드의 세컨기타 친구는 국적이 홍콩이었는데, 그 언니는 수입을 주로 길거리 버스킹으로 벌고 있었다. 밥벌이를 걱정하는 나에게 언니가 넌지시 물어보았다. "너도 같이 버스킹 할래?"


겁이 났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문제는 드럼이라는 악기의 특성이었다. 당시 월셋집에 연습용 전자드럼이 있었지만 드럼 모듈에 있는 아웃풋 단자로는 헤드셋이나 이어폰으로밖에 소리를 내보내지 못했다. 게다가 전자드럼의 전력 공급의 문제가 있었다. 외부에서는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기계를 다루는데에 능숙한 남자친구가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파워선을 개조해서 충전용 건전지로도 전원을 켤 수 있게 해 주었고, 드럼 모듈 아웃풋 단자와 앰프의 인풋단자를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도 만들어주었으며, 드럼을 옮길 수 있도록 농기계 운반용 트롤리를 고안해 주었다.


길거리 버스킹은 말 그대로 '거리' 라는 카지노 쿠폰을 '공연장'으로 변화시키는 행위였다. 나의 연주력이나 친구와의 합은 잘 맞지 않았지만 그 때의 경험은 나에게 나름대로 의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 기정사실이기에 생활의 최전선에서 느낀 밀도 높은 경험은 아니지만, 옅게나마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만 같을 때 발버둥이라도 치면 조금이라도 나은 나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철없던 시절의 나는 그저 그런 내 모습을 대견해하기만 했다. 그러나 밴드 동료들과 남자친구의 마음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일이었다는 사실을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와 비슷한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평생토록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패배적인 마음과 염세주의적인 태도가 조금이라도 활력있고 유쾌한 마음으로 바뀔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받은 사랑들 덕분이었다. 나는 받은 사랑을 충분히 돌려주었을까. 나로 인해 오히려 슬픔이 커졌던 것은 아닐까. 아프지만 반드시 돌아보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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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글쓰기만이 카지노 쿠폰을 변형한다
따라서 나의 몸은 나의 생성의 현재 상태, 나의 지속 속에서 형성되는 도중에 있는 것을 나타낸다. 『물질과 기억』 앙리 베르그손


글을 쓸때와 읽을 때에도 나의 몸이 카지노 쿠폰을 변형시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글의 주제와 화두를 마음에 품고 있으면 삶이 그것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뉴스에서 접하는 사건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개인적인 사건들도 그 화두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밥벌이를 하기 위한 일을 할 때에도 그렇다. 심적인 여유가 있는 일들을 할 때 이런 저런 고민을 굴려본다. 그러다보면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모저모를 화두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거나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면모에서 반사되어서 화두로 돌아오게 되곤 한다. 어쩌면 글도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 많은 부분 결정되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도서관 열람실의 길게 늘어선 책장과 그 책장에 빽빽히 꽂혀 있는 책들을 보면 감동을 받곤 한다. 저 나무책장 한 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녹아있을지를 떠올려보면 아득하고 마음이 좀 아려온다. 책 한권에도 그런 마음이 든다. 마치 고통의 응축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글을 쓸 때 현재의 그 '카지노 쿠폰'에서 자유로워진다. 생성의 현재 상태, 즉 지속 속에서 형성되는 도중에 있는 몸이 되는 것이다. 아마 그 작가는 자신의 삶과 글을 치열하게 일치시켜 나갔을 것이다. 좋은 책을 읽으면 마치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는 작가가 느꼈던 지속을 독자가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책은 그저 관념만을 추동하지 않는다. 좋은 책은 읽은 사람의 마음에 순수 기억으로 남아있다가 언젠가 삶으로 피어날 잠재성이 높은 씨앗이 된다.


무심해 보이기만 했던 겉표지를 가진 책에서 뜻밖의 기쁨을 발견하게 된 날이면 기쁜 동시에 씁쓸함도 느낀다. 길을 걷다가 드는 이질감과 그 뒷맛으로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결의 감정이었다. '이곳은 과거 수천 수백년전에는 어떤 장소였을까? 누가 무엇을 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느낌은 역사적 장소나 박물관을 다녀오고 나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도 나같은 사람들이 살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이별하고, 고통스러워하고, 또 다시 기뻐하다가 죽어갔겠구나. 야만적인 폭력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곳에서는 슬픔의 과거와 무심해보이기만 하는 카지노 쿠폰의 현재 사이의 괴리감이 아득하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싶어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느끼고 싶지 않아하는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지나치게 죄책감에 휩싸이거나 슬픔에 빠지는 건 할 수 있는 일마저 보지 못하도록 만든다. 정직하게 살고 싶다. 내 감정에 솔직하며 그것에 대해 묵묵히 책임지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그런 용기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본 매거진은 <황진규의 철학흥신소 브런치의 연재 시리즈 <나의 물질, 나의 기억 III 및 해당 강의에 대한 후기 입니다.


07화 몸은 카지노 쿠폰을 변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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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현재는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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