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99일째, 이제는 해가 뜨고 눈을 뜬다. 얼마전 까지 눈을 뜨고 해가 뜨는 시간들이었다. 같은 시간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때와는 달리 하루의 시작이 더딘것 같은 마음카지노 게임 추천 몸을 일으켜 창앞에 선다.
아직 새벽의 추위는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쌀쌀한 바람과 내려앉은 추위가 나를 움추리게 한다. 따뜻한 시 한편카지노 게임 추천 하루를 시작한다.
제목: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중에서 - 나태주
어수선한 아침이 지나고 조용히 책상에 앉았다. 평소라면 울리지 않을 ‘카톡’ 소리가 예기치 않게 들려왔다. 익숙한 침묵 속에 파고든 알림음이었다. 무심코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막내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아빠, 얼른 블로그 올린 글 수정하셔야 할 것 같아요!” 다급한 말투는 화면 너머로도 초조함을 전해왔다.
순간, 무언가 큰 실수를 저지른 건 아닌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었을까, 머릿속이 급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곧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어제 올린 글, 정확히는 어제의 일기였다.
어제의 일기에 오늘이 금주 100일째 되는 날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글의 첫머리엔 다시 ‘98일’이라 써 있었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오류가 막내의 눈에는 날카롭게 들어왔고, 그걸 바로잡기 위해 나를 급히 불렀던 것이다.
아들은 글 전체를 읽기 전, 제목과 첫 문장만카지노 게임 추천도 뭔가 이상하다는 감각을 느꼈고, 주저하지 않고 나에게 연락을 했다. “아빠, 얼른 수정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 짧은 메시지에는 다급함도 있었지만, 동시에 나를 향한 배려와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
일기에 자세히 써놨으며 아빠가 어제 날짜를 실수한 것이라고 말했던 웃음을 지으며 다행이라는 말을 남겼다. 흔히들 아들 자랑은 팔불출이 하는 거라며 스스로를 누그러뜨리곤 한다. 하지만 이런 순간, 그 말을 떠올리면서도 속카지노 게임 추천는 되려 뿌듯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참, 뉘 집 아들이 이토록 야무질까.’ 겉으로는 말하지 않아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대견함이 자리를 잡는다. 나보다 더 정확히, 나의 카지노 게임 추천 살펴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 그것이 오늘 아침, 조용한 감동으로 남았다.
그러나 문득, 다시 생각이 미쳤다. 막내가 오늘 아침의 오류를 알아챘다는 건, 어제의 일기를 이미 읽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 말인즉슨, 매일같이 내 카지노 게임 추천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음 한편이 묘하게 울렸다.
올해 퇴사를 하고 블로그에 본격적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 올리기 시작하면서, 나는 가족들에게도 조심스레 알렸다. “책에 관해서 쓰고 있어. 관심 있으면 한 번쯤 들러봐.” 그것이 전부였다. 일일이 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고, 누가 꾸준히 읽고 있을 거라 기대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막내는 조용히, 그리고 성실히 내 글의 숨은 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 사실은 순간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허투루 쓴 문장 하나, 지나치게 감정에 휘둘린 표현 하나가 고스란히 아들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물론 지금까지 나는 글 속에 진심을 담으려 애썼고, 무엇보다 꾸미지 않으려 했기에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쓰는 문장이 누군가의 눈에 들어간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긴장을 불러온다. 카지노 게임 추천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니까. 나는 몰랐다. 나의 문장을 따라 누군가가 조용히 걸어오고 있었던 것을. 그것이 내 아들이었다는 사실은 기이할 만큼 낯설고도 따뜻했다.
어제, 공감 수와 댓글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숫자에 흔들리지 않고 쓰겠다고, 내 글의 진심만 믿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던 날이었다. 그런데 오늘, 막내의 뜻밖의 메시지를 받았다. 말없이 내 글을 읽고 있었던 막내의 존재는, 마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조용히 등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공감도, 댓글도 없이 지나간 하루였지만,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 글을 읽던 한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가 아무 말 없이, 아무 표시도 남기지 않은 채 나의 문장을 읽고 있다는 것. 그것은 숫자보다 더 깊은 공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도, 익숙한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에 맞춰 카지노 게임 추천 쓴다. 해바라기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문장을 이어 나간다. 들려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솔직하고자 하는 글이기에 더 조심스럽고, 더 따뜻하게 쓴다. 누군가,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그 사실이, 내 카지노 게임 추천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블로그 이웃의 따뜻한 응원과, 작가와의 공감을 더 깊이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나만의 조용한 독서 프로젝트 1탄. 물론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조금은 과장되어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마음만큼은 작지 않았다. 오늘 오전,더블와이파파 작가의 <마흔에 깨달은 인생의 후반전을 끝까지 읽어 내렸다.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 책을 다시 한번 펼쳤다. 그러나 사실 ‘서평’이라는 말이 맞는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는다.
불과 어제 까지만 해도 서로의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며 안부를 주고받고, 싸인회를 한다는 소식에 “교보에서 봐요!”라며 웃으며 농담을 건넸던 사이.
그런 이웃의 책을 읽고 감상을 남긴다는 건, 단순한 독자가 아닌 조금은 감정이 섞인 목소리가 될까 두려운 마음이 앞서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그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화면 너머에서 서로 응원 댓글을 주고받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던 블로그 이웃이 아닌, 단단한 문장을 가진 한 명의 ‘작가’로 그는 내게 다가왔다.
그는 생각보다 훨씬 깊은 사유를 품고 있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했다. ‘마흔’이라는 인생의 어느 한 지점에서 그는 멈추지 않고 더 앞카지노 게임 추천, 더 깊이 나아가려 애쓰고 있었다. 그 모습은 단순한 블로거가 아닌, 시대를 앞서가는 젊은 선구자의 얼굴을 닮아 있었다.
책을 덮은 순간, 이상하리만큼 존경심 같은 감정이 차오르며 나는 다시 그의 블로그를 떠올렸다. 이제 그와의 관계는 조금 다른 결로 이어질 것 같다. 어쩌면 내일부터 우리는 더 솔직하고, 더 단단한 연결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작은 독서가 그와 나 사이에 또 다른 다리가 되어주기를. 그렇게 다시, 조용히 마음을 열어본다.
책은 현재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 <다섯 손가락에서 회원이었으며 지금도 활발히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15명의 블로거’에 대한 이야기였다. 단 그들 대부분이 예순을 넘긴 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단 한 분을 제외하고 모두 환갑의 문턱을 넘어선 이들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읽으며 ‘예순’이라는 숫자만 들었을 때는 그다지 먼 나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환갑’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어딘가 느리고, 오래된 느낌의 그림자들이 내 모습을 가린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속 52km의 속도로 예순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이미지와 나 또한 다르지 않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부끄러움이 슬며시 스며들었다.
예순이라는 나이는 어느새 선입견과 편견의 울타리 속에 놓여버린 나이가 되어 있었다. 나조차도 무의식 중에 그 울타리 밖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 책을 통해 깨 달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좋은 책을 읽고 난 뒤 찾아오는 익숙한 감정은 나의 좁은 시선을 돌아보게 하는 순간이 오늘도 찾아왔다.
책에서 만난 ‘15명의 블로거’들은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삶의 에너지를 가진 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다.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그들은 젊은 세대보다 더 생기 있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각자의 사연은 깊고 복잡했지만, 공통적으로 그들의 삶에는 굴곡을 이겨낸 단단함이 묻어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나이 든 존재가 아니라, 시대의 한복판을 온몸카지노 게임 추천 통과해온 우리 사회의 선배들이었다. 전쟁의 상처, 사회의 격변기,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수많은 상처들을 가슴에 품고도 여전히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고단했던 과거를 무기 삼아 후손들에게 무엇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과거에 머무르지 않았고, 시대를 원망하거나 지금을 한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만의 삶을 다시 설계하며, 새로운 길을 차분히 개척해가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생존의 방식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더 놀라웠던 건, 그들이 지금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예순의 손끝에서 나온 글들은 마흔의 나를 움직였고, 때로는 스물의 감성을 울리기도 했다. 단절이 아니라 연결, 훈계가 아니라 공감. 그들은 그런 방식카지노 게임 추천 시대를 건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그분들의 카지노 게임 추천 통해 한 세대의 품위를 보았다. 말없이 묵묵히 걸어가면서도 여전히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들. 어쩌면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모양은, 카지노 게임 추천 일상 속에 고요히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처음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 쓰며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음속에 쌓여 있는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단 한 사람의 진심 어린 손길. 어두운 복도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줄, 함께 가는 길의 열쇠를 쥔 친구.
바로 그 역할을 마흔의 작가, 더블와이파파가 해냈다는 사실은 나에게 꽤 큰 울림카지노 게임 추천 다가왔다. 지금껏 서로이웃카지노 게임 추천 지냈지만, 오늘 이 책을 읽고 난 뒤부터 나는 그를 단지 이웃이라 부르기에는 어쩐지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선망, 그리고 존경이라는 단어가 조금 더 어울리는 사람카지노 게임 추천 자리를 옮겨갔다.
가끔 그의 블로그에 올라왔던 <다섯 손가락이라는 모임의 공지 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스쳐 지나가듯 보았다. 광고 글이겠거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던 시간들. 그런데 오늘, 그 무심함이 부끄러워졌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기회의 문이었고, 또 누군가에게는 평생 처음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시작이었다는 걸,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다. 응원의 카지노 게임 추천 아끼지 않고, 인생 선배들의 목소리를 귀하게 듣기로. 그들의 문장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시간과 체온, 삶의 통찰이 묻어 있는 진짜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후기를 쓰며, 예순을 넘긴 선배들의 카지노 게임 추천 옮겨 적을 때 마음이 꽤 묵직했다. 다들 너무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 써내려가고 있었기에, 단 몇 줄의 소개로는 그 깊이를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게다가 15명의 블로거 외에도 ‘다섯 손가락’이라는 커뮤니티는 이제 11기, 적어도 55명이 넘는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하니, 그 안에는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이제부터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기로 했다. 그것이 오늘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확실한 변화였다.
마지막 후기를 마무리한 뒤, 조용히 블로그의 ‘이웃추가’ 창을 열었다. 책 속에서 만난 열다섯 분의 이름을 하나씩 검색해 넣으며, 조심스레 이웃추가 버튼을 눌렀다. 마치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며 예전 친구들에게 연락을 걸 듯, 작은 긴장과 망설임이 섞여 있었다.
참고로, 나는 평소에 먼저 이웃을 추가하거나 서로이웃을 신청하지 않는다.
고집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겐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단순하고 어쩌면 조금은 이기적인 이유. 내가 먼저 손을 내밀면, 당연히 먼저 손을 내민 쪽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다.
아직 글쓰기가 낯설다. 익숙하지 않은 문장을 조심스레 꺼내 놓는 일만으로도 하루의 에너지를 다 써버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상태에서 다른 블로거의 카지노 게임 추천 찾아다니며 정성껏 읽고, 일일이 내 생각을 남긴다는 것은 지금의 나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관계를 유지하자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반대로, 나를 먼저 찾아와 손을 내밀어 준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는 최대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드리려 노력해왔다. 관심을 보내준 인연을 결코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심은, 언젠가 말 없이도 전해진다는 걸 믿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의 리듬이 정리되고, 나만의 속도가 생기면, 언젠가는 내가 먼저 다가갈 수 있는 날도 올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천천히 이웃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오늘, 그 조용한 마음의 움직임으로 결국 열다섯 분의 블로거에게 이웃 추가를 했다. 마치 책 속 주인공들과 눈을 마주치는 듯한 기분이었다. 정작 ‘서로이웃’ 버튼까지는 누르지 못했다. 어쩐지 그건 조금 과한 친밀의 표현 같기도 하고, 책 속에서 본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이유만으로 괜히 내가 먼저 다가서는 게 부담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농담처럼 말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진심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웃 추가를 하나하나 하다 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중 몇몇 분은 이미 나와 서로이웃이었다. 이름은 낯설지 않았지만, 정작 그들의 카지노 게임 추천 찬찬히 읽고 마음을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가까이 두고도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던, 내 무심함이 슬며시 부끄러움으로 올라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종종 이렇게 비껴간다. 눈앞에 있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곁에 있어도 마음을 쓰지 못할 때가 많다. 오늘은 그런 무심함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날이었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이름 속에, 사실은 처음 알게 되는 삶의 무늬가 있었다.
내가 진심을 다해 응시하지 않으면, 어떤 사람도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늘 추가한 그 조용한 이웃들 속에서, 나는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진심카지노 게임 추천 다가가는 법을 배우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