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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은 인생 최고의 조언
권위나 명예에 그다지 특별함을 느끼지 않는다. 대기업의 회장이나 유명 연예인, 운동선수나 감독, 정치인, 학계의 권위 있는 사람이나 작가님들을 만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모두 사람일 뿐이니까. 그래서 누구누구를 만났다는 무용담에 감탄하는 반응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특별했던 만남이 찾아왔고, 그 이후로 사람들이 관심 있는 분야의 명사들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품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돈에 관심이 많으면 기업의 의장이나 회장과의 만남이 특별할 것이고 연예인에게 관심이 많다면 그들과의 만남이 특별한 것이겠지. 그렇게 보면 다들 관심 분야가 굉장히 넓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오로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뿐인데.
한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자 협회에서 주관하는 KGC. 이른바 한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 콘퍼런스라는 행사가 있었다. 어린 시절 KGC의 연사들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목표는 이루어졌다. 한국 강연자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이다. 부담감은 없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is 뭔들’이라는 마음이 박혀 있었으니까. 즐겁게 강연을 준비했다. 이 행사는 해외 개발자들도 참가하기 때문에 동시통역을 거쳐 다양한 국가의 개발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한국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업계인들과 해외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업계인들, 그리고 기사를 통해 접하는 게이머들도 가볍게 보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주제를 고민했다. 나의 장점은 여러 회사를 다녔다는 점이었다. ‘5개의 회사, 5개의 기획’이라는 키워드로 회사마다 다양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획의 이야기를 담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획자의 업무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를 위해서였고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 같았다.
행사 전, 리셉션 파티에 참가했다. 강연자들끼리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나보다 뛰어난 분들이 잔뜩 모이는 자리이니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하며 삼성동에 있는 파티장에 들어섰다. 이미 여기저기 소그룹이 이루어져 있었는데, 대부분 중국분들이 중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중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산업이 세계적인 집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어로 대화하는 그룹은 잘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 중국어 아니면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한국인을 발견해서 말을 걸어도 잠시 뿐, 이내 다른 테이블로 옮겨갔다. 당연하지. 해외 개발자를 만나는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니까. 여기서 한국인들끼리 뭉쳐서 뭐 하겠어? 그렇게 혼자 방황하던 중 한 테이블에 눈길이 갔다.
한눈에 일본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외국어다. 용감하게 돌격했다. 인사를 나누는데, 어디서 많이 뵌 분들이었다. 악마성 시리즈의 이가라시 코지, 캡콤의 핵심 프로듀서인 오카모토 요시키, 록맨 시리즈의 이나후네 케이지. 미친 조합이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해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개발하신 분들이 눈앞에 앉아있었다. 그 가운데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를 만드신 스즈키 유 님도 계셨다. 사람에게 압도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자리를 떠나고 싶지도 않았다. 그분들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를 담고 싶었다. 음식 맛이 어떻다거나 역시 중국으로 사람이 몰린다는 등의 소소한 대화였지만, 그 순간이 특별했다. 테이블로 난입한 유일한 한국인인 나를 향해 그분들이 시선을 돌렸다. 당황해서 나오는 대로 말을 뱉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 주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셉션을 마치고 빠져나오며 오늘 했던 말들을 곱씹었다. 왜 이리 못나게 굴었는지. 내가 했던 일본어가 잘못된 표현은 없었던가? 실례되는 말을 한 것은 아니겠지? 1시간 가까이 같은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졌다. 언젠가는 저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업계로 돌아오길 잘했어. 일본어를 공부해 두기를 잘했어. 강연자로 참가하기를 잘했어. 리셉션에 빠지지 않고 오기를 잘했어. 죽지 않고 여기까지 오기를 잘했어. 나 이 녀석, 오늘 만큼은 칭찬한다.
다음 날부터 콘퍼런스가 진행되었다. 같은 테이블에서 대화한 일본 개발자들의 강연은 빠짐없이 들었다. 그중 가장 크게 감탄했던 것은 스즈키 유의 강연이었다. ‘버추어 파이터의 탄생과 진화’라는 제목이었는데, 단순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스즈키 유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자로서의 역사가 담겨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감탄했던 것은 첫 부분이었다. 강연을 시작하자마자 본인이 죽기 전까지 추구할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자로서의 목표를 선언했다. 그 목표는 버추어 파이터 이전, 버추어 레이싱을 만들던 시기부터 갖고 있던 것이었다. 한 사람이 단 하나의 기술적인 목표를 위해 정진해 왔고 그 과정에서 탄생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많은 사람에게 도달한다는 점은 감동적이었다.
4일간의 세미나가 종료되고 마지막 파티. 나는 평소에 알고 지내던 모 회사 개발자 분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건너편에 일본 개발자 분들이 모여 앉은 테이블이 보였지만, 강연을 듣고 나니 어쩐지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인사를 할까 말까 백만 번 망설이고 있는데, 함께 앉은 개발자 분들이 일본 개발자 분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마이즈 님 일본어 조금 하시잖아요? 같이 가서 사진 좀 부탁해 주세요. 못 이기는 척 셋이 움직였다. 이가라시 코지와 스즈키 유 두 분이 흔쾌히 사진에 응해 주셨다. 두 개발자는 테이블로 돌아갔는데, 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스즈키 유 옆 자리에 앉았다. 운 좋게도 빈 의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대에서는 다양한 시상식이 한창이었다. 스즈키 님이 나를 쳐다보셨다. 옆 자리에 앉았으니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하려다 보니 마음속에 있던 고민이 튀어나왔다. 세상에. 세계적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자에게 내 고민 상담이나 하고 있다니. 이게 무슨 짓인가?
“저는 몇 년이 지나면 40대가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40대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자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본은 다르지요? 서점에서 머리가 흰 어른 개발자 분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발 책을 읽는 것을 봤습니다. 당신처럼 평생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들고 싶은데, 가능할지 걱정됩니다.”
“무섭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할 거예요.”
“당신은 젊습니다. 저는 6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님은 세계적으로 히트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개발하셔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혹시 3D 툴을 다룰 수 있습니까?”
“기획 직군이라서 3D 디자인은 잘하지 못합니다. 기초 수준입니다.”
“당신이 오늘부터 3D 모델링을 시작하면 제 나이가 되면 20년 차가 됩니다. 내년부터 다른 무언가를 시작하면 제 나이가 될 때 19년 차가 되겠지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그 한 마디에 충격을 받았다. 나는 왜 이렇게 한심한가. 다가올 미래를 걱정할 시간에 움직여야 했다.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쌓고 노력해야 했다. 내 눈빛에서 깨달았음을 읽었는지 스즈키 님은 뒤이어 말을 이었다.
"1년에 하나씩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면?"
"20년 뒤에는 20가지 스킬을 갖게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스즈키 님의 꿈인 아메바를 위해서겠죠?”
“내 강연을 들으셨군요.”
그날의 대화는 이후 나의 삶에 가장 큰 기준점이 되었다. 30대 중후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업계로 복귀한 이후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날부터 스즈키 유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 중 한 분이 되었다.
이가라시 코지, 스즈키 유, 행크 로저스업계에 몸 담고 있다 보니 유명한 분들과 만나는 일이 많다. 한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업계의 명사 분들은 물론이고 3 원더스와 파워스톤을 만드신 테즈카 타케시 님, 테트리스 컴퍼니의 행크 로저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의 담당 PD 등. 그분들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 자체를 어려워하거나 특별하게 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내 삶에서 단 한 분, 스즈키 유 님은 다르다. 언젠가 다시 뵐 날이 올까? 만약 그날이 온다면 정말 특별한 기분이 들 것 같다. 이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엔딩 스탭롤을 넣을 때면 Special Thank에 반드시 ‘Suzuki Yu’라는 이름을 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