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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즈 Apr 24. 2025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었어.

서로에게 영향을 준 삼 남매의 삶의 궤적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었다.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은 아니고 카지노 가입 쿠폰, 불곰, 꽃곰. 서교동 집을 잃고 올림픽 아파트로 이사 가기 전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기. 우리 가족은 둘째 외삼촌 집에 머물렀다. 어린 나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 주신 분이셨고, 게임을 꿈으로 가질 수 있는 강력한 계기를 마련해 주신 분이기도 했다. (나는 아버지 부자) 곰 세 마리는 그때 함께 살았던 사촌들이다. 첫째 형이 카지노 가입 쿠폰, 둘째 형이 불곰이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막내 여동생은 별명을 짓지 않았다. 여자 아이에게 곰이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이 글에서만 편의상 꽃 곰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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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중학생이었다. 큰 키에 덩치도 있었기에 누가 봐도 곰 같았다. 첫 시작은 명견 실버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이 달려들어도 우리를 메단 채로 걸어 다녔다. 그 모습이 명견 실버 속 붉은 곰의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피부가 하얀 편이라서 우리끼리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공부를 엄청나게 잘했다. 명절에 친척들이 모두 모여서 놀다 보면 재미없다며 조용히 방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다. 공부가 취미라고 했다. 같이 노는 거 형은 재미없지? 우리는 재수 없어! 카지노 가입 쿠폰은 중학교를 월반해서 과학고에 들어갔고 거기에서도 수석을 한 뒤 서울대학교에 들어갔다. 서울대학교를 다니면서 대학원에서까지 성적 장학금을 받았을 정도의 수재였다. 뭐든 잘하는 엄친아였는데, 사실 여기에는 비밀이 있었다. 한 밤중 카지노 가입 쿠폰의 방에는 항상 숙모가 함께 있었다. 첫째 아들에게 치열하게 개인 과외를 시키던 것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아마 동생들이 알게 되면 싫어할까 걱정했던 것이겠지. 공부도 잘하고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는데 배려심까지 좋다니. 완벽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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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곰

나와 동생까지 셋이 함께 어울려 다녔다. 나이가 비슷해서 인지 가장 친했다. 셋이서 자주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덤벼 들었지만 단 한 번도 이길 수 없었다. 역시 덩치 빨은 어쩔 수 없나. 그러던 어느 날 외쳤다. ‘덤벼라 카지노 가입 쿠폰! 크와앙! 나는 불곰이다!’ 그때부터 형은 불곰이 되었다. 항상 유쾌하고 활달했지만 공부는 못했다. 어느 학교에나 있는 '성적은 나쁘지만 인기 많은 활달한 친구' 느낌이었다. 그는 괴도라는 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했다. (당신의 ...을 훔쳐갑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도둑질에 소질이 없는 듯했다. 따라서 사연을 받아 나에게 전달해 주는 매니저 역할을 하기로 했다. 방학이 되어 구미에 갈 때에도 셋이 뭉쳐 다녔고 그만큼 친하게 지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덕분일지도 모르지만, 어른들은 불곰의 성적에 크게 관여하지 않으셨다. 자유롭게 건강하게만 자라라. 이런 거였을까? 하지만 불곰은 점점 싸움과 나쁜 일에 빠져 들었다. 어쩌면 형과의 비교 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형을 가진 불곰이 때로는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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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곰

나보다 어리고 내 동생보다는 한 살 많은 사촌 여동생이었다. 두 오빠들에 우리까지 네 명의 남자 형제와 함께 살다 보면 괄괄하고 남성적인 성격이 될 법 한데, 여전히 여성스러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만의 생각이었을지도? 꽃 곰은 남자아이들보다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들었다. 우리와는 다소 관심사가 달랐지만 내 동생을 많이 귀여워해주었다. 그 하나 만으로도 꽃 곰은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카지노 가입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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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이후, 구미의 어느 포장마차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이 말했다. 나는 네가 부럽다. 왜? 형은 서울대학교에서 장학금까지 받고 운동까지 뭐든 다 잘하잖아? 앞날이 탄탄할 것 같은데? 그래서 문제야. 나는 뭐든 다 잘할 자신이 있거든. 그러다 보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다 하고 싶고 다 잘할 것 같아. 형 참 재수 없다. 그렇지? 나도 그런 것 같아. 너는 게임 하나만 바라보잖아? 그게 너무 부럽다. 뭐, 나도 알 것 같아. 형이라면 뭐든 다 잘할 거야. 하지만, 게임 쪽으로 오기만 해 봐라. 그것 하나만큼은 절대로 지지 않아. 안 그래도 그 생각했다. 널 보니까 게임은 진심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너 같은 놈들이 잔뜩 있을 거 아니냐. 우리 아버지의 일은 네가 이어라. 그게 맞는 것 같아. 그리고 사실은 하나 더. 네가 부러운 게 있다. 나는 동생을 잘못 키운 것 같아. 우리 둘 다 아버지가 없이 자랐잖아. 네 동생은 참 잘 컸는데, 내 동생은 왜 그렇게 된 걸까? 그야 너무 형 생각만 해서 그렇지. 이기적이야. 역시 그렇지? 나도 너처럼 동생을 잘 챙길 걸 그랬다. 그래도 꽃 곰은 착하잖아. 그래. 그 애는 처음부터 착했지. 나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

불곰

매번 완벽한 형과 비교당하던 불곰은 결국 길을 잘못 들어섰다. 폭력 그룹에 들어가며 거친 생활을 보냈다. 아주 가끔 나를 찾아와서는 가족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고 위험한 상황에 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어딘지 누아르 분위기가 풍겼다. 내 입장에서는 여전히 멋진 삶이었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는 그렇지 못했나 보다. 자주 불곰을 훈계하려고 했고 그럴 때마다 두 형제는 싸웠다. 곰들의 대전이었다. 폭력이 일상이었던 불곰은 놀랍게도 매번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제압당했다. 그냥 져준 것이 아닐까? 형의 체면을 세워준 것은 아니었을까? 어느 날 불곰은 사라졌다. 그래도 나와는 몰래 메일을 교환하기도 했는데, 언젠가부터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난 후 나타나서 자랑스레 말했다. 인천 공항을 내가 지었어! 위험한 일은 이제 끊고 건설 현장의 노동자로 나름의 갱신을 하려는 것 같았다.

꽃곰

큰 오빠는 뛰어난 성적으로 엘리트의 길로, 작은 오빠는 건달의 길을 가게 되는 모습을 지켜본 꽃 곰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말 그대로 무난하고 조용한 길을 걸었다.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했고 건축 사무실에 취업해서 일을 했다. 어쩐지 인천 공항을 자기가 지었다던 불곰과 길이 겹쳐 보였지만, 아마 그런 이유는 아니었겠지. 나와는 자주 연락하지 않았지만, 내 동생과 꽃곰은 서로를 여전히 챙겼다. 동생을 통해 간간히 꽃곰의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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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있는 세계 5위의 기업으로 취업한 카지노 가입 쿠폰은 큰 성공을 할 것 같아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멘털이 엉망이 된 채 돌아왔다. 듣자 하니 인종 차별과 사내 정치 등에 휘말렸다고 했다. 항상 1등만 하고 누구에게 밀려본 적이 없던 사람, 정신적으로 몰려보지 못한 사람이기에 처음으로 겪는 악의를 버티지 못한 것이었다. 한 때 동경했던 모습이 무너짐에 은근한 희열이 느껴졌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구나. 하지만 이 시기를 겪고 정신이 성장하면 다시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 되겠지. 생각보다 긴 좌절의 시간 끝에 다시 일어선 카지노 가입 쿠폰은 대학교 후배와 결혼 후 홍콩으로 건너갔다. 금융과 투자 계열의 일을 한다고 했다. 그렇게 그곳에서 적당히 높은 연봉을 받으며 집을 한 채 샀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홍콩에 정착하기로 했다.

불곰

오랜만에 만난 불곰은 머리를 민 상태였다. 불교 대학을 들어가서 스님이 된다고 했다. 절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와 인연을 끊게 될 것이라고, 운이 좋으면 언젠가 보자고 했다. 불교에 심취한 우리 어머니는 이 소식을 기뻐하셨지만, 숙모는 그렇지 못해 보였다. 기독교이셨으니까. 형은 끝까지 반항하는구나. 역시 불곰답다 다워. 요즘도 산속에 있는 절을 지나칠 때면 유심히 스님들을 살핀다. 대한민국 어딘가의 산속에는 불경을 드리는 불곰이 있다.

꽃곰

건축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진 꽃곰은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일본의 건축은 내진 설계가 특징이라며 나무를 많이 써서 좋다고 했다. 내 동생도 일본에 살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여전히 연락을 하고 지내며 가끔 서로의 집을 방문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건축가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꽃곰은 불교문화의 아름다움에 빠진 것 같다. 언젠가부터 SNS에 절의 풍경이 올라오더니 불교에 심취하게 되었다. 어쩌면 불곰의 영향일까 싶지만, 그건 아니겠지. 일본에 동생을 아껴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안심이 된다. 꽃곰은 사촌들 중 유일하게 나와 SNS가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곰 세 마리

삼 남매는 이렇게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카지노 가입 쿠폰은 큰 좌절을 겪으며 해외에 자리를 잡았고, 그와 비교당하는 삶을 살아온 불곰은 거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속세를 떠나게 되었다. 유일한 여자였던 꽃 곰은 자신의 길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일본에서 자리를 잡았다. 어쩌면 카지노 가입 쿠폰과 불곰의 모습이 그녀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가장 안타까운 것은 혼자 남은 숙모였다. 삼촌은 돌아가셨고, 큰 아들은 홍콩에, 막내딸은 일본에 살고 있으며, 둘째 아들은 속세를 떠나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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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부탁을 한 적이 있었다. 삼촌들로부터 외 할아버지를 실버타운으로 모시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우리가 돈을 모아서 할아버지 월세를 내 드리자고, 손자들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냐고. 사촌들 중에 의사가 둘에, 교수도 둘이나 되지 않냐고. 그 말에 카지노 가입 쿠폰은 반대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 대에서 책임져야지. 우리가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이해할 수 없었다. 손자들이 각자 월 10만 원 20만 원씩만 보태면 한 달 생활비는 충분히 나올 텐데. 심지어 우리 중에서 가장 부유하고 돈을 잘 버는 형이 그런 말을 하다니. 결국 외할아버지는 한동안 내가 살던 집 근처 원룸에 머물게 되셨다. 하지만 내가 사업에 실패하며 더 이상 챙겨드릴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실버타운으로 가실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제주 소년의 일생) 그 이후로 카지노 가입 쿠폰과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 외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다시 만났지만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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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결혼할 때, 그리고 아이를 낳았을 때에도 꽃 곰은 여전히 내 동생을 챙겼다.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데, 그저 받기만 하고 있다. 언젠가는 신세를 갚을 날이 오겠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결국 우리 곁에 남은 것은 꽃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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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삼 남매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엘리트였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거친 생활을 했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서사가 있겠지. 다만,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명백한 것 같다. 그것이 부모이든, 형제이든 간에. 사람에 따라 어떤 삶이 더 좋아 보인다는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세 마리의 곰을 모두 좋아한다.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행복을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약간이지만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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