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채취, 그 작고 조용한 모험 속에 욕심이 있었다.
밴쿠버의 날씨가 며칠째 화사하게 웃고 있다. 봄의 따스함이 햇살을 타고 내려오고, 마음속에도 은은한 설렘이 퍼진다. 이유 없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것도, 이 봄의 유혹일 테다. 특히 "자인한 달"이라 불리는 4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하고, 부드럽게, 고요하게 빛난다.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지고, 한낮의 산책은 더욱 여유롭고 느긋해진다.
며칠 전, 지인과 함께 걷던 산책길에서 지인의 설명을 듣고 그것이 ‘고비’라는 산 나물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지인과 함께 산책길에 자라난 고비를 조심스럽게 채취해 와서 집으로 돌아왔다. 지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고비 줄기의 털을 한참 동안 제거하고 삶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벌써 한 주 전의 봄날. 그 경험은 이국의 봄을 낯설지만 신선하게 만들어주었다. 이후로는 이상할 정도로 산책길에서 고비가 눈에 들어왔다. 보이지 않던 것이 관심을 가지다 보니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산책길 옆으로 지천에 널린 고비가 이젠 신기함보다는 생각이상으로 식상한 잡풀처럼 생각이 든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제, 산책길에서 또 하나의 작은 기쁨이 찾아왔다. 산책 중 우연히 카지노 게임 추천를 발견한 것이다. 작은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한두 끼 먹을 분량은 충분히 딸 수 있었다. 예전에도 공원 근처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를 채취한 기억이 있어 카지노 게임 추천는 고비처럼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카지노 게임 추천를 먹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일단 방법대로 10분 정도 삶고, 하루 동안 물에 담가 놓았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온 대나무 채반에 널어 베란다에서 조심스럽게 건조해 놓았다..
오늘도 산책 중 또 다른 산책로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 밭을 발견했고, 어제만큼의 양을 다시 채취해 왔다. 어제 것만으로는 조금 모자란 듯한 양에 욕심이 살짝 더해졌다. 그리고, 말굽버섯이라는 것까지 덤으로 욕심을 가져왔다.
곰이 유난히도 카지노 게임 추천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캐나다에서는 산에서 자생하는 산나물, 특히 카지노 게임 추천를 채취하는 걸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몇 년 전 어느 공원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 채취금지라는 경고 팻말도 본 기억이 난다. 산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 채취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과정이지만, 마음 한편에 스며든 가벼운 죄책감. 마치 물건을 훔친 듯한 기분. 다시 말해, 작은 양심을 한 번 더 팔게 된 셈이 되었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육개장에 카지노 게임 추천가 주된 재료로 쓰이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자연히 육개장도 멀리하게 되었다. 특별한 먹지 않는 계기는 없었다. 맛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릴 적부터 산나물에 익숙하게 먹지 않았던 식습관 탓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내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이번 봄에는 자연이 준 선물, 카지노 게임 추천를 아내의 밥상 위에 올리기 위해 다시 한번 카지노 게임 추천 채취를 위해 조용히 양심을 속이는 결심을 했다.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이곳 밴쿠버에서는 밴쿠버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 나의 작은 손끝을 머뭇거리게 했다.
올봄은 유난히 시간적 여유가 많다. 그 덕분에 태어나 처음으로 봄의 기운을 이렇게 깊이, 넉넉하게 호흡하고 가고 있는 중이다. 고비와 카지노 게임 추천. 이국땅 캐나다에서 이 작은 식물들이 내게 가져다준 풍경 속에서 문득 떠오른 것은 고국의 봄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나지막한 산을 걸으며 산나물을 뜯던 기억. 햇살이 기와지붕 위에 조용히 내려앉던 따스한 마을의 오후. 그리고 그 시절, 소박하고 정겨웠던 봄의 식탁. 그때의 나물은 단순한 반찬이 아니었다. 계절의 숨결이었고, 어머니의 손길이 담긴 시간이었으며, 가난하지만 풍요로웠던 일상의 맛이었다.
이국의 땅, 밴쿠버에서 봄과 나물, 그리고 '작은 양심'을 이야기하며 고국의 봄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 베란다에 널린 카지노 게임 추천보다 더 진하게 마음 한구석에서 고향의 봄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