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9달러에 담긴 기억과 정(情)의 무게
카지노 쿠폰에는 ‘밸류빌리지(Value
Village)’라는 중고용품 판매점이 있다. 입지 않는 헌 옷부터 각종 생활용품까지 기부받아 운영되며, 지역마다 대형 매장을 두고 있다. 이민 초기 몇 년 동안 나는 이곳을 자주 찾았다.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가끔은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건지기도 했다. 주로 그림이나 문구류, 장식용품을 흥미롭게 살펴보곤 했다. 처음엔 골동품처럼 진귀하게 느껴졌던 물건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은 오르고 흥미는 시들해졌다. 그래서 한동안은 찾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가던 길에 잠시 들러보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매장 한쪽에서는 케케묵은 냄새가 풍겼다. 특히 신발 진열대 근처에서 냄새가 심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신발을 신어보며 고르고 있었다. 낡은 신발이나 헌 옷을 꼼꼼히 살펴보는 카지노 쿠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들의 실용적인 생활 방식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오늘도 매장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고, 물건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나는 익숙하게 그림 진열대로 발길을 옮겼다. 그곳에서 눈에 띄는 액자 두 개를 발견했다. 액자 안에는 ‘Korean Traditional Masks – Korean Image’라는 이름으로 각시탈, 부네탈, 양반탈, 이렇게 세 가지 탈 모형이 담겨 있었다. 가격은 하나에 5.99달러. 부담 없는 가격이었고,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반가웠다. 그러나 집사람은 집에 이미 비슷한 탈 모양의 액자가 있다며 구매를 만류했다. 실제로 우리 집 현관과 방에는 예전에 이곳에서 구입한 88 올림픽 기념 티스푼 액자와 탈 액자가 걸려 있다.
나는 수집가는 아니지만,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물건에 대한 궁금증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특히 오늘처럼 한국 전통 물건을 마주할 때면, 늘 그 출처가 궁금해진다. 카지노 쿠폰인이 한국 여행에서 기념품으로 가져온 걸까, 아니면 한국인이 쓰다가 정리한 걸까. 나 같으면 멀쩡한 한국 물건을 버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 특히 낯선 땅에서 한국 물건이 외국인의 손에 다시 들어가는 걸 보면, 괜히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오늘도 결국 탈 액자 두 개를 사려던 마음은 집사람의 반대로 접었지만, 한국 제품이라 그런지 먼저 눈길이 가고 정이 앞섰던 건 사실이다. 이곳이 한국이었다면 그 액자에 이만큼 마음이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신 다른 액자 두 개를 골라 구입했다. 요즘은 대부분 플라스틱 발포재로 만든 액자들이 많은데, 의외로 가격도 비싸다. 오늘은 나무로 된, 단단하고 상태 좋은 액자들을 발견했다. 이곳에서는 운반 중 생긴 흠집이나 사용감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만족할 만한 액자를 선택할 수 있어 탈 액자에 대한 미련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집사람의 한마디에 멈췄던 손길. 집에 돌아와서도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그 탈 액자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