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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휘 Mar 07.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결국 분단되었다


너와 나는 언제부턴가 관계 개선이 필수불가결한 외교 관계처럼 <묵묵히 말없이 조용히라는 3원칙을 고수하고 있었다. 나는 너를 위해 못 본 척 해야만 하는 항목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타협이 불가능했다. 섣불리 이별에 서명하기 전에 우리는 얼마나 신중했던 걸까. 서로를 이해만 하지 말고 더 싸웠어야 했나.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흥정했어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 그러나 통일이란 역시 꿈같은 이야기였다. 전쟁을 불사하기에는 재정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흡수될 수도 없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결국 분단되었다. 같은 언어를 쓰던 우리가 이제는 다른 문화 다른 언어 다른 법치 속에서 살아간다. 부술 수 없는 장벽이 쌓인다. 지울 수 없는 국경이 생긴다. 하루아침에 생긴 새로운 규칙이 우리를 압박하고 서먹하게 만든다. 우리가 앉을 협상 테이블은 없다.


나는 너에게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공양미 삼백 석을 갖다 바치라고 한 것도 아니고 서로의 과거를 부정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왜 우린 헤어졌을까. 아프게 걸어갈 자갈길까지 같이 맨발로 걸어주겠다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그런데 하필 그게 싫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지금 와서 한다. 차라리 공양미 삼백 석을 바치라고 할 걸. 나의 배려가 정작 그에게는 불편함이었다는 것을 안다. 늦게 알았다. 지각이다.


우리는 회복될 수 없게 됐다. 차라리 모든 게 실수였다면 좋겠다. 그러나 연애라는 것은 잘못 전송한 이메일처럼 “파일 첨부를 안 했네, 미안. 다시 보낼게." 라고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와서 발송취소하기엔 너에게 너무 많은 마음들을 전송했다. 너는 맞게 읽었을까. 모든 문장을 읽었을까. 행간에 담긴 말도 이해했을까. 과거로 돌아가 이별을 유보하는 내 자신을 상상한다. 나는 너와 나 사이에 아직은 너무나 많은 메시지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동의하지 않은 항목들이 있었을 거라고 후회한다. 우리는 사실 대충 합의했다. 공식 보도 자료에 쓸 거창한 말만 생각하며.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에 거창하거나 대단한 사건은 없었다. 그래서 더 슬프다. 없었던 일로 할 사건조차 없다는 게. 흔해 빠진 사랑의 쇠퇴라는 게. 그렇게 오늘도 당연한 듯 분단국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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