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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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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했던 모든 추억이 마치 강력계 형사처럼 나를 추격한다. 같이 듣던 노래, 같이 먹던 음식, 함께 걷던 길, 끝내 결말을 보지 못한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그대로 증거처럼 남아 있다. 그것들은 우리를 목격한 증인이고 그 사실만으로도 나를 심문하고 고문하기에 충분하다. 기억은 구속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고 나는 용의자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너일까, 우리일까. 나는 변호사 없이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 눈 흘기는 배심원도 공정한 판사도 없다. 이제 와서 소명한들 의미가 있을까.
헤어지기 아쉽다는 말이 아쉬워서 몇 대나 놓친 버스들이 있었다. 그 날 정류장에서 네가 나에게 불러주던 노래를 찾아 듣는다. 나의 사랑을 증언해야 한다면 나는 그 날을 고를 것이다. 아주 멋진 푸른 밤이었다고. 여전히 그 노래를 들으면 그 날 내가 올려다 본 너의 눈이 생각난다고. 미련하게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들켜도 상관없다. 감정이 가지런하지 못하다고 손가락질 당해도 상관없다.
계절은 가혹하게 흘러 우리의 이름이 나란히 붙어있을 수 있는 곳은 교재비 미납 명단 정도 밖에는 없게 됐다. ‘서로의 과거’라는 마지막 별명이 붙은 채로. 그게 나의 가장 슬픈 전과 기록이다.
나는 억울하지 않으려 애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