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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원 Mar 26. 2025

8월의 낮.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자라서

제주 서쪽 농부들에게 한여름은 잠깐 쉬어가는 계절입니다. 아침 9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기온이 벌써 섭씨 30도가 넘었네요. 바람이 불어 그나마 시원하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땡볕에 쭈그리고 앉아있으면 금세 등이 축축해집니다. 작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잎채소는 녹아내리고 잡초마저 시들해지죠. 그러나 길쭉한 무언가가 자라고 있는 밭이 있다면 그것은 '참깨'일 거예요. 참깨는 이 동네에서 한 여름에 수확하는 유일한 작물이에요. 8월 중순에는 밭 가장자리에 깻단이 줄지어 서있고, 그 위에 비닐을 덮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며칠 말렸다가 깨를 털어요. 더운 날에 일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데 깨를 털고, 깨를 골라내는 작업까지 해야 한다니 참기름이 왜 비싼 지 알겠더라고요. 누군가가 직접 짰다며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선물한다면... 그건 곧 사랑일 겁니다.



우리 가족은 다행히 깨 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노는 건 아니에요. 하반기 농사를 준비해야 해요. 이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양배추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심습니다. 밭에다 바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심을 때도 있지만, 포트에 씨를 심어 모종을 만들어 키운 뒤 밭에다 심기도 해요. 비트,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미니단호박도 모종을 심는 답니다. 모종은 이렇게 만들어요. 일단 모종판(포트)을 준비합니다. 저희가 사용한 모종판은 한 판에 씨 200개를 심을 수 있어요. 작년에 사용하고 겹쳐놨던 모종판이 흙 때문에 단단히 들러붙어있어 분리하기가 쉽지 않아요. 떼어내다가 모종판이 찢어지기도 하고요. 모종판은 재활용도 안 된다던데, 재활용도 되고 보관하기도 쉬운 재질로 만들면 안 되려나요? 너무 튼튼하면 재구매율이 떨어져서 그럴까요.



모종판을 분리하고 나면, 빈 공간을 상토로 채웁니다. 포인트는 흙을 꾹꾹 눌러 담지 않는 거예요. 적당히 손으로 상토를 잘 펴주면 돼요. 이제 씨 심는 기구를 준비합니다.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려운데, 기구 맨 위에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들어가는 200개의 작은 구멍이 있어요. 이 구멍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한 개씩 넣어준 뒤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가느다란 호스를 지나 모종판의 각 구멍으로 들어간답니다. 처음에는 구멍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한 개씩 넣는데 시간을 많이 썼는데 100판 이상 해보니 금세 익숙해졌어요. 이런 기구가 없었다면 그 작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핀셋으로 집어 하나씩 심었겠죠. 이것보다 씨를 심는 더 쉽고 편한 방법이 생각난다면 저에게 꼭 알려주세요!



모종판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다 넣었으면 그 위에 다시 한번 상토를 깔아줍니다. 모종판은 물이 잘 빠지고 통기가 잘 되어야 해서 모종판이 바닥과 닿지 않도록 띄워줘야 돼요. 중간중간에 컨테이너를 두고, 그 위에 기다란 막대 3-4개를 올리면 모종판을 올릴 진열대가 만들어져요. 모종판은 잘 휘어지거나 부서지기 때문에 두 손으로 소중히 들어 옮겨야 합니다(만일 실수로 걸어가다 모종판을 떨어뜨린다면 온 가족의 질타를 받을 겁니다!). 모종판 정렬이 끝나면 오늘 할 일은 끝입니다. 이제 흙먼지를 털고, 주변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 푹 주무시면 됩니다. 굿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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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일어나세요! 해가 떴습니다! 왜 깨우냐고요? 그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물을 줘야 하니까 그렇죠. 오늘부터 2주 정도는 아침저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물을 줘야 해요. 물 분사기로 포트가 충분히 젖도록 정성껏 물을 줍니다. 하지만 물을 어느 정도 줘야 하는가에 대해선 농부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물을 주는 모습을 보면 저희 부모님은 '물을 대충 준다'라고 하시는데, 덕양이 삼촌과 영숙이 이모는 '물을 너무 많이 준다'라고 하시거든요. 30년 이상 경력을 갖춘 농부들도 '적당히'가 뭔지 모른다니, 재밌죠?



콜라비 씨를 심은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멀리서 보니 모종판이 갈색이 아니라 초록색으로 보여요. 싹이 났나 봐요! 단지 캄캄한 봉투에서 꺼내 흙에 심고, 물을 주고, 해와 달을 만나게 해 줬을 뿐인데 이렇게 한 생명이 빼꼼 고개를 듭니다. 해가 뜨기도 전에 모종이 자라는 비닐하우스로 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농부의 책임감과 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웁니다. 우리 비닐하우스에서 함께 모종을 키우는 농부님들도 모두 때가 되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물을 주려고 나타나요. 그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싹은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이 작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이파리가 나고, 몇 달 뒤 커다랗고 단단한 양배추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된다니, 매일 봐도 참 신기합니다. 그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 왠지 저도 성장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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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비 모종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말이 되면 밭으로 이사를 갑니다. 이사 가기 전에 입주 청소를 하듯이, 밭도 미리 갈아두고, 비료도 뿌리고, 스프링클러도 설치해야 해요. 콜라비 모종을 심고 나면 어느 밭에서나 스프링클러가 힘차게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9월엔 가끔 한밤 중에 랜턴을 켜고 밭 주위를 거니는 사람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그들은 그저 수도꼭지를 잠그러 온 농부들이니까요. 농부가 밤을 가르는 소리를 들으며, 콜라비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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