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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듐레어 Mar 13. 2025

카카오와 베르가못은 그래그래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

루피시아 5588.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

올 겨울 밀크티를 위해 구비했던 루피시아의 쇼콜라 시리즈 마지막은 바로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이다. 앞서 소개한 다른 쇼콜라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꽤 오래된 블랜딩으로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고 언젠가 마셔본 적도 있는데 시음기를 남기는 건 또 처음이다. 별생각 없이 마시고 치웠을 시기라서 이번처럼 신경 써서 마시지도 않았던 것 같고 다른 쇼콜라들과 어떤 느낌으로 다른지 이런 건 더욱이나 생각도 못했을 때다. 마셔본 적이 있어서 하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지 이번에도 주문을 50g 한 봉지만 했다. 생각보다 홀랑 마셔버리는 느낌이라 하나 더 샀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도 조금은 생긴다. 9월~2월 계절 한정으로 50g 봉입에 680엔, 상미기한은 제조로부터 2년이다. 계절한정이 아니라 상시품목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지 바뀐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3월이 된 지금은 시즌 종료.

카지노 게임얼그레이 카지노 게임

일반적인 홍차 레시피를 사용하는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 씨티씨의 비중이 높은 밀크티 지향의 블랜딩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쇼콜라 시리즈가 일반적인 2.5~3분의 레시피를 따르고 있다. 우유를 붓는다는 가정이 기본으로 깔려있어서 좀 진하게 우리는 편인건지 모르겠다. 근데 또 생각해 보면 길게 우려도 의외로 차가 부드럽게 나온다는 특징도 있는 것 같고.

베루가못토노 사와야카데 코우키나 카오리토, 아마쿠 노우코우나 초코레또노 카오리가 유타카니 히로가루 코우차.
베르가못의 상쾌하고 고귀한 향기와 달고 농후한 초콜릿 향이 풍부하게 퍼지는 홍차.

베르가못의 고귀함이라니. 근데 아마나츠 우롱이나 도쿄 만다린 오리엔탈 블랜딩도 그렇고 베르가못을 고급지게 쓰니까 정말 로얄로얄한 느낌이 나기도 하더라. 그러니까 저것은 농담이 아닐 것. 거기에 농후한 초콜릿이라니. 꽤나 직설적인 설명이지만 자신감이 뚝뚝 묻어나는 설명이다.

카지노 게임쌉쌀-한 꽃다발

봉투를 열어보면 꽤 찌르는 향이 펑 하고 올라오는데 다름 아닌 베르가못. 베르가못이 상당히 진하고 가향으로 인한 휘발향도 강한 편인데 이어서 또 강하게 다가오는 다크 한 쇼콜라향이 굉장히 오묘한 느낌을 준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얼그레이 들어간 초콜릿처럼 인공향 진한 거긴 한데 향취가 훨씬 고급져서 같은 향이라고 하면 굉장히 서운할 것 같은 기분이다. 향분리가 거의 없이 딱 하나로 묶여서 난다는 점에서 고급짐이 더 해지는 느낌. 건엽을 덜어내 보면 카카오닙스와 블루메로우가 일단 눈에 확 띄는데 한 없이 검은색의 느낌인 향에서 파란 블루메로우를 보니까 어쩐지 좀 애절한 느낌이 든다. 씨티씨가 역시 많이 들었는데 그럼에도 길게 가져가는 우림시간을 보면 루피시아의 쇼콜라들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씨티씨를 사용하는 모양이다. 건엽을 덜어내고 나서도 향이 굉장히 진하게 퍼져나간다. 다른 쇼콜라들은 그냥 생목소리였는데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만 마이크를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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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쌀향긋

6g의 차를 300ml, 100℃의 물에서 2.5분 우려낸다.서빙팟에 따라내자 진하게 카지노 게임 위주의 향이 퍼져나간다. 옅게 딸려 나오는 얼그레이의 향. 한 모금을 마셔보니얼그레이도 쇼콜라도 아닌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의 향이 정확하게 입안에 맴돈다. 쌉싸름한 초콜릿이 진한 베르가못향에 푹 젖어있는 맛이다. 이 정도의 진한 초코향은 유즈 쇼콜라 외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유즈 쇼콜라가 무슨 양산형 한라봉 초콜릿 같은 인공적인 맛이라면 얼그레이 카지노 게임는 인공적인 느낌이 아닌 진짜 초콜릿 향이 난다. 좀 더 신경 써서 맛을 보면 얼그레이와는 조금 결이 다른 고급스러운 베르가못 자체의 향이고 쇼콜라도 조금 더 카카오를 바짝 구워둔 듯한 향이 난다. 부드러운듯한 찻물의 풍미는 깊은 느낌은 아니지만 충분한 볼륨감으로 앞서 말한 진한 향들을 든든히 지탱한다. 아주 얇게 혀 위에 남는 수렴성도 깔끔한 느낌.

초코간식을 먹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향

밀크티의 시간. 12g 이상의 차를 300ml, 100℃의 물에서 3분 우려내고 스팀밀크를 부어주었다. 잔 위에서 이미 진하게 쇼콜라향이 난다. 후루룩 마셔보니 부드러운 차맛에 반전으로 쌉싸레한 카카오향이 섞여 빠르게 지나가고 베르가못의 향이 아주 풍부하게 입안을 채운다. 베르가못 특유의 무겁고 쌉쌀한 부분과 밝은 시트러스 향이 전체적으로 느껴진다. 투차량과 우림시간을 좀 더 길게 오버해서 가져가보니 베르가못향이 너무 진해져서흔히들 말하는 비누향 이런 쪽의 뉘앙스가 올라오는데 저 깊은 베이스부터 탑노트까지를 커버하는듯한 굉장히 풍부하고 향긋 나긋한 느낌이라서 평소 베르가못향에 학을 떼는 편이라면 비추, 베르가못을 좋아하는 쪽이라면 강추하는 향이다. 풀레인지를 커버하는 그레이스 한 느낌이라고 메모해 놨는데베르가못 향에 대한 이야기 었던 것 같아서 다시 생각해 봐도 베르가못에 대한 허들이 있는 편이 아닌가 싶다. 로얄 밀크티로 마셔보면 카카오의 풍미가 좀 더 살아나면서 베르가못이 살짝 한 김 날아가는 느낌인데 오히려 얼그레이와 쇼콜라의 밸런스는 이쪽이 더 잘 잡혔다. 베르가못을 즐기고 싶다면 영국식, 밸런스를 즐기고 싶다면 로얄 밀크티를 추천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영국식에서 쇼콜라가 날아간다거나 밀리는 느낌이 아니기 때문에 밸런스에 있어서 베르가못의 비율이 조금 더 강하냐 비등하냐의 느낌으로 선택하면 되겠다.

총평하자면 쇼콜라 시리즈 중에서 가장 진한 인상의 차였고 밀크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빵빵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어서 레귤러 가향 쇼콜라 중에서는 원픽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가향 쇼콜라가 모두 겨울 한정으로 날씨 따뜻할 때 구매 가능한 쇼콜라는 떼오쇼콜라 아니면 고베지역 한정인 갸또쇼콜라뿐이다. 이 부분이 옛날부터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구성인데 아무래도 추울 때는 좀 더 직관적으로 달달한 게 더 땡기지 않나 하는 점이다. 아무리 설탕을 넣는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비터스윗에 가까운 쇼콜라 시리즈이기 때문에 겨울엔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대놓고 밀크초코한 차가 좀 더 땡길 것 같고 오히려 봄가을에 더 어울리는 쇼콜라 시리즈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내 개취니까 대중적인 인식은 좀 다를 수도 있겠지. 어쨌든 이렇게 발렌타인데이에서 시작해 화이트데이가 되기 전에 끝내버린 쇼콜라 시리즈,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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