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시아 5266. 모모
올해 초에 갑자기 아는 동생이 어떻게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며 훅 찔러준 루피시아 모모. 토파즈 캔인 걸로 보아 작년 초에 모모 시리즈가 리뉴얼되면서 발매된 한정 틴케이스 같다. 마침 궁금하기도 했지만 리뉴얼 전의 백도가향 자체가 워낙 아는 맛이었기에 덥석 리뉴얼을 마셔보기엔 다른 궁금한 차들이 더 많았어서 아직 마셔보지 않았던 모모다. 이렇게 받은 김에 마셔볼까, 정확히는 시음기를 써볼까 싶다가도, 역시 차를 마시지 않는 친구라 그런지 밀봉 없이 캔 안에 들어있는 차가 살짝 향이 날아간 것도 같고 캔도 어쩐지 좀 찢어져있고 라벨지 없는 은박봉투만 덜렁 들어있는데 속지는 또 어딘가 사라져 있어서 시음기는 걸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상미임박 모모베르가 쿠팡에 풀려서 정말 저렴하게 구입을 했기도 하고 그랑마르쉐에서 뜬금없이 모모를 집어오는 바람에 모모와 모모베르를 시리즈로 마셔볼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죽여살려 하던 모모의 시음기를 그래서 스타트. 리뉴얼이 되면서 일단 가격이 50g 봉입기준 680엔에서 750엔으로 올랐다. 근데 나는 그랑마르쉐에서 주워온 관계로 670엔에 득템. 상미기한은 제조로부터 2년이다.
폰트가 상당히 도전적인 셰리프 형태로 모모가 아니라 모던이라고 써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이후에 나온 디자인 캔은 저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의미였을까. 일반 봉투판매의 경우엔 평범한 홍차 라벨이 붙어있다.
모기타테노 하쿠토오노 하나야카나 카오리오 마톳타 코우챠。아마쿠 미즈미즈시이 카오리가 숏킷시타 아지와이토 쵸우와 시마스。
갓 딴 백도의 화려한 향을 입은 홍차. 달콤하고 싱그러운 카지노 게임 추천 산뜻한 맛과 조화를 이룹니다.
리뉴얼 전의 설명이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대충 복숭아 단물이 어쩌고 했던 것 같다.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백도에서 조금 단단하고 향이 강한 백도로 리뉴얼한 것일까. 아무래도 끈덕하고 녹진한 백도보다는 단단하고 맑은 향이 강한 백도 쪽이 냉침에 유리하지 않을까 싶고 최근 냉침을 더더더더 적극적으로 마케팅 중인 것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그런 걸 생각해 보게 된다.
봉투를 열자 흔한 카지노 게임 추천 가향이 팟 하고 코를 지나간 뒤 뭔가 묵직한 향이 함께 난다. 약간 우디 한 듯 젖은듯한 이게 뭘까 싶게 꽤나 어려운 향이 난다. 조금은 씁쓸하기도 한 향이 아마도 새로 추가가 된 게 아닐까 싶은데 확실히 기존 카지노 게임 추천나무 잎을 블랜딩 했을 때 났던 수준의 향이 아닌 좀 더 확실한 향이 난다. 카지노 게임 추천씨 조각을 씹었을 때의 향 같기도 하고. 아무튼 건엽의 상태를 확인해 본다. 가격이 오른 만큼 건엽의 상태도 꽤 좋아진 게 아닐까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가 보다. 흔한 사이즈의 브로큰에 카지노 게임 추천잎이 살짝 섞인 듯.
찻잎 6g을 100℃의 물 300ml에서 2.5분 우려낸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맑은 쿨피스향. 복숭아 쿨피스에서 그 들척지근한 느낌을 제거하고 마치 이프로 같은 향으로 찻물에서 향을 뿜어낸다. 잔에 따라놓으면 옆자리에서도 맡을 수 있을 정도. 쏘는 느낌의 가향이 아닌 부드러운 느낌이기 때문에 복숭아물처럼 가벼운 차맛을 생각하겠지만 막상 잔을 입에 가져가면 복숭아향은 날아가고 제법 강한 홍차향이 난다. 이 느낌이 꽤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마셔보면 차맛이 고급진 느낌은 아니고 흔한 가향차에 쓸법한 홍차라 멀리서 맡은 향과의 괴리가 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짙은 수렴성과 진한 맛이 지나간다. 아니 모모가 원래 이렇게 수렴성이 짙었나.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기억이 하나 있다. 재작년인가 오랜만에 마셨던 머스켓이 딱 이랬다. 엥? 이거 왜 이렇게 거칠지? 의아한 표정으로 투차량을 조절해 가면서 이래저래 해봐도 확실히 옛날보다 떫어졌던 기억. 나이 탓에 심지어 다른 차들은 보통 옛날보다 훨씬 진하게 마시는 판에. 그럼 머스켓과 모모의 공통점이 뭐길래 이렇게 된 걸까. 아마도 냉침 목적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냉침에 맞춰진 게 아닐까. 냉침에서도 홍차맛이 빵빵하도록 벨런스가 조절된 게 아닐까. 이것은 그저 나의 추측이지만 킹리적갓심. 더 재밌는 건 향이 많이 날아간 차를 우렸을 때인데 건엽에서 거의 아무 향이 안 나고 이 정도면 그냥 은박봉투 향이 아닐까 싶은 정도이지만 막상 우려내보면 오히려 평범한 가향차 정도의 향이 난다. 그러니까 잔 주변에서만 향이 나는 딱 일반적인 수준. 오히려 홍차향이 강하게 복숭아 가향을 밀어내지 않고 그 가향아래 잘 깔려있는 정도다. 부드럽다 못해 약간 향 빠진듯한 기분도 살짝 들지만 아무튼 루피시아의 일반적인 부드러운 홍차베이스 수준에 딱 맞는다. 무슨 일이야, 개봉하고 한 1년 묵혔다가 마셔야 하는 건가. 살짝 향이 빠져서 비릿한 인상을 받거나 아니면 갑자기 복숭아 가향이 사라지면서 홍차가 우당탕탕하는 맛이거나 그렇게 마셨다.
그렇다면 역시 아이스티로 마셔야 맛이 산다는 이야기가 되겠군. 냉침 추천의 아이스티를 마셔본다.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되는 냉침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꽤나 단단한 홍차맛에 차분히 카지노 게임 추천향을 즐기기엔 방해가 되었다. 그렇다고 홍차의 품이 자체로도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브랙퍼스트 냉침한 느낌이 되어버린달까. 레시피를 다양하게 조절해 봤지만 딱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찾진 못했다. 이번에도 반전은 향이 날아갔다 생각했던 묵은 차의 냉침인데 이 정도면 엽떡이 와도 두렵지 않을 것 같은 진한 쿨피스 향이 났다. 얼마나 진득하냐면 실제 단맛이 나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 아니, 차향이 빠지고 가향이 이렇게 살아남는 경우가 어딨 냐고.
아는 맛이 무섭다고 어쩌다 이렇게 리뉴얼 맛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꼰대가 된 것일까. 하지만 모모짱 이렇게 거칠지 않았었는걸. 가향 자체는 리뉴얼이 더 나은 부드러우면서도 짙은 향인 듯 하지만 사용된 차의 벨런스가 아쉬운 느낌이었다. 다 빠진 향이라고 생각했는데 뼛속까지 배어있던 가향은 빵빵하게 살아나고 차는 날아가는 게 제일 웃긴 부분이었다. 머스켓도 뜯어서 좀 날리고 다시 마셔볼까. 종종 셀프로 묵혀서 마시는 차가 더 맛있는 경우가 있는데 가향이나 블랜딩에서 그런 경우는 또 보기가 힘든데 그 어려운 걸 해냈다. 다음번엔 진년 모모나 진년 머스켓을 마셔보리라 생각하면서 리뉴얼된 모모,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