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룸메이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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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수술이 끝나고 마가렛이 본인 퇴원 후 꼭 자기 자리로 옮겨달라고 하라고 신신당부를 한 창가 자리로 돌아왔다. 고통에 시달리며 진통제에 의존해서 자다 깨며 정신없는 사이에 옷장과 가까운 비어있던 자리에 코를 심하게 고는 할머니가 들어왔다. 두 침대는 방의 양 끝에 자리카지노 게임 추천. 간호사도 할머니한테 큰소리로 말하고, 늦은 저녁에 온 보호자 역시 할머니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듯 말카지노 게임 추천. 어찌나 쩌렁쩌렁 울렸으면 귀마개까지 뚫고 들어와 머리가 아팠다.
아침으로 나온 포리지를 먹는데 할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나의 잠깐의 소망이 이루어졌는지 룸메이트로 영어를 못하는 독일 사람이 들어왔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꿋꿋이 독일어로 나에게 말을 했다. 처음엔 다행히 내가 공부한 독일어 A1시험에 나오는 부분이었다. 내 이름을 물으며 자기는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했다. 내가 지수라고 했더니 기수냐고 되물었다. 아니 지수가 안되면 쥐수라고 해도 된다고 했는데 계속 기수라고 했다. ‘혹시 독일어 J는 Y발음이라 J발음이 따로 없어서 발음을 못하나?’ 그럼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냥 편하신 대로 기수라고 부르시라고 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방의 가장 안쪽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는 나에게 자꾸 독일어로 말을 걸어왔지만 A1시험공부에 없던 대부분의 말은 알 수 없었다. 내가 추측해서 영어로 되물으면 영어를 모르는 카지노 게임 추천 역시 답답해했다. 과거에 뇌졸중을 겪은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말을 더듬었기 때문에 번역기 앱도 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큰소리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문제없이 알아들었다.(독일어일 경우) 그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말을 했던 걸까.
상태가 좀 나아져 휠체어 대신 목발을 짚고 화장실을 갈 때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빠짐없이 “으흠, 으흠” 추임새를 넣으며 나를 응원해주었다.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을 때에도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내가 목발을 짚고 걸어가는 내내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했다. 자리에 누워 있다가 일어서려고 다리를 내리면 갑자기 다리에 피가 쏠리며 목발을 짚고 걸을 때마다 마치 다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나며 아팠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가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 웃겨서 조금 덜 아팠던 것도 같다.
파트너가 없을 때 카지노 게임 추천가 나에게 하는 말의 대부분은 알 수 없었지만 점심을 먹으며 맥주가 없다고 불평불만하는 것은 알아들었다. 소시지에 사워크라우트, 감자를 주면서 어떻게 맥주를 안 줄 수가 있냐고 식사를 하는 내내 잔뜩 심통이 나 있었다. 마가렛이 본인 아들이 자기 먹으라고 가져다줬다는 테이블 위에 있던 무알콜 맥주병과 파트너가 자주 마시는 무알콜 맥주가 생각났다. 파트너랑 연락을 하면서 혹시 무알콜 맥주가 있으면 하나 가져올 수 있냐고 물었더니 마침 또 한 박스를 샀다며 이따 올 때 가져오겠다고 했다.
간호사한테 미리 물어보고 허락은 받은 파트너가 병실로 들어와서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맥주병을 건넸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이게 뭔지 잠시 당황했지만 본인에게 주는 것이라는 걸 알고는 마치 산타에게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 마냥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몇 분간을 그렇게 기뻐하며 파트너와 나에게 번갈아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며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지금 저 창밖에 보이는 저 키 큰 나무에 올라가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본인은 매일 맥주를 한 병씩 마시는 데 여기에 와서 맥주를 못 마시고 있어 너무 힘들다, 파트너가 가져온 맥주가 너무 맛있다고 다음엔 자기도 그걸 사 먹어야겠다.’고 했다고 파트너가 알려줬다.
그러더니 파트너를 불러서 본인 기도 목록에 올리고 싶으니 우리 이름을 적어달라고 했다. 파트너가 종이에 이름을 적을 때, 카지노 게임 추천는 내가 아니었으면 맥주도 못 마셨을 거라며 나랑 같은 방이라 너무 좋다고 신나 했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맥주 한 병에 사람이 이렇게 행복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파트너가 쓴 j가 f처럼 보였는지 카지노 게임 추천는 “퓌수, 퓌수” 그랬다. 파트너가 다시 가서 j에 가깝게 글씨를 고치자 이수라고 읽었다.(독일어 j는 영어의 y발음) 그리고 몇 번을 우리가 발음 교정을 도와주어 결국엔 지수 발음을 했지만 다음부터는 계속 이수라고 불렀다.
한 번은 카지노 게임 추천가 부산스럽게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휴대폰을 찾아 헤맸다. 한참을 그러더니 나한테 전화를 해달라고 하더니, 저번에 간호사가 가져다준 병원 전화로 누군가랑 통화를 하고는 끊었다. 잠시 뒤 뭐가 ‘툭’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주워보니 카지노 게임 추천의 휴대폰이었다. 그걸 본 우리는 동시에 웃음이 터졌고 웃음소리는 병실을 채웠다. 지루한 병실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소소한 웃음을 줬다.
그는 내가 뜨개를 하면 “오~~~” 이런 소리를 내며 누구에게 주려고 만드는지 물었다. 뜨개를 하지 않을 때 내가 휴대폰을 자꾸 들여다보고 있으니 카지노 게임 추천는 도대체 그걸로 뭘 하냐고 물었다. 나는 파트너나 가족, 친구들이랑 대화도 하고, 뭔가를 읽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글도 쓴다고 말했다. 백발의 카지노 게임 추천는 스마트 폰의 존재를 잘 모르는지 꽤 놀라워했다. 뽀글 머리 간호사가 들어오면 나랑 영어로 말을 하니까 카지노 게임 추천는 간호사를 부르더니 영어를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다. 간호사님이 학교 다닐 때 배웠다고 대답하니 또 “오오오~”했다.
한 번은 맥주가 너무 먹고 싶었는지 나를 부르더니 돈을 줄 테니 파트너한테 말해서 맥주 두병만 사다 달라고 주문했다. 내가 엑스레이를 찍고 그 앞에서 기다리다 파트너가 나를 데리러 온 날, 내가 없던 병실에 먼저 들어간 파트너가 맥주 한 병을 건넸더니 카지노 게임 추천가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보이며 ‘내가 분명 두병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다른 하나는 어디에 있느냐?’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파트너가 돌아 간 다음엔 나한테 맥주가 한 병밖에 없어서 내일 점심때를 위해서 아껴먹는다고 계속 말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무슨 말을 하고 내가 말을 못 알아들을 때나 그냥 별일이 없이도 “마인 리바 만Mein Lieber Mann!”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독일어로 ‘내 아내는 Meine Frau’, ‘내 남편은 Mein Mann’이고 Liebe는 사랑이기 때문에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내 사랑하는 남편!”이라고 말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남편분은 어디에 있냐고, 언제 오시냐고 물어도 “마인 리바 만!”만 반복했다. 나중에 파트너한테 물어보니 ‘Mein Liebe Mann’은 ‘오 마이 갓 Oh my God’ 같은 느낌이란다. 오 마이 갓! 이러는 사람한테 없는 남편을 물으니 계속 오 마이 갓! 했던 것이다.
퇴원하는 날, 내가 나 오늘 집에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는 잉잉거렸다. 자기 주소랑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줄 테니까 꼭 전화를 하라고, 퇴원하면 만나자고 했다. 알았다고, 이따가 내가 화장실 갈 때 받는다고 했는데 그새 잠시 들어온 사람을 시켜서 나에게 작은 명함스티커를 건네주었다. 금박 테두리의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스티커에 이름, 전화번호, 주소가 적혀있었다. 병실에 파트너가 들어오자 카지노 게임 추천는 꼭 전화하라고, 같이 아이스 카페에 가자고 했다. 파트너는 아마 돈을 안 받고 맥주를 그냥 줘서 그걸 아이스크림으로 갚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첫날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질러대던 사람이 간 뒤로 내가 있는 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는 방문자 없이 계속 혼자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건네준 작은 명함 종이에 쓰인 주소를 찾아보니 양로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