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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노래 Apr 01. 2025

내 십자가는 카지노 게임 져야 하는 건데

아무래도 카지노 게임 가정폭력범이 된 것 같다, 산후우울과 언어폭력

어젯밤 남편이 처음으로 자신의 머리를 여러 번 스스로 치며 뛰쳐나갔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그 상황에서 나도 내 머리를 세게 손바닥으로 치며 울부짖었다.

가슴을 치다 갑자기 남편이 어디로 간 거지 하는 걱정에 온 집안을 미친 사람처럼 뒤지며 다녔다. 몇 개 있지도 않은 방들은 다 열어보며 어딨지? 어딨지? 아기가 곤히 자는 아기방도 조심스레 두 번이나 다시 확인하고 설마 하며 벌벌 떨며 발코니 아래 정원도 살펴보았다. 2층인 우리 집은 정원의 지면까지의 높이가 4미터 정도 된다. 컴컴한 밤에 혹시 못 본 건가 싶어서 발코니를 보면서 어쩌면 남편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뛰어내릴 수도 있었겠다 싶어 너무 공포스러웠다. 혹시나 싶어 맨발로 계단을 미친 듯 뛰어올라 그가 일하는 다락방으로 가 보니 다행히도 그가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안도감과 미안함에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사죄했다. 카지노 게임 계속 욕만 하고 비난만 해서 미안하다고. 우리 제발 모레 부부상담도 가고 그다음 날이 되었든 최대한 빨리 휴가도 가자고. 남편이 일하고 있는 다락에는 방이 두 개인데 하나는 남편이 쓰고 있고 그 방 바로 옆에는 아랫집 사는 부부의 다 큰 아들의 방이 있다. 그 방 문이 언제나처럼 불이 켜진 채열려있었다. 프라이버시가 없는 이 집에서 우리는 숨죽여 울었다. 정말 소스라치게 이사 가고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그가 담당했던 우리 부부 공통의 행정적인 문제들이 꼬여버려 현재 수정하려 내가 노력 중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안 그래도 그에게 비난과 무시와 비교와 욕만 하던 출산 후 지난 일 년간의 나인데 요 며칠은 정말 심했다. 멍청한 면이 정말 많은 남편이지만 그만큼 정말 착하고 남에게 나쁜 말 절대 못하는 사람이라 계속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 그게 나를 더 미치게 했는데 내 기준이 높은 것도 알고 그가 일과 육아 살림을 병행하느라 더 체력적으로 무리하고 있는 것도 아는데도 그에게 위임했던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인 중요한 행정적 부분에서 온전히 그의 실수로 큰 손해를 볼 상황에 놓여 내가 그에게 욕할 정당성이 더 부과되어 버렸다. 이미 엎질러진 물 화낼 새도 없이 나는 해결부터 바로 하려고 노력했고 아마 해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안된다면 우리 부부는 천만 원대의 경제적 손실을 봐야 하기에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과 프리랜서인 남편의 근무시간 단축으로 벌이가 반이상 줄어든 우리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다. 정신없이 해결하려고 이리저리 연락하고 메일 보낸 후 하루 정도 지나자 화가 올라왔다. 하지만 옳은 소리더라도 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옳지 않게 될 수가 있는 게 말인데 나 스스로가 컨트롤이 안된다.

단유를 하고 호르몬의 문제일 가능성도 아주 크고 또는 산후 쭉 이어져온 우울증이 곪고 곪아 더 폭력적으로 변질된 것일 수도 있다. 상담도 받고 있고 단유 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기에 한 달 더 기다려보고 내 상태에 호전이 없으면 카지노 게임 좋든 싫은 약물 복용을 다시 하기로 나 스스로와 다짐했다. 그리고 대답 없는 그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렇게 바닥을 쳤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내 기준 멍청하고 무능하지만 착하고 따듯한 사람인데, 그래서 사랑한 사람인데, 십 년을 넘는 시간 동안 고비는 여러 번 있었지만 이 정도로 서로의 감정의 끝을 본 적은 없는 우리인데, 나는 언어폭력을 그는 낮은 수준이지만 어쨌든 자해를 했다. 그리고 나 또한 내 평생 몇 번 안 되는 자해 축에 끼지도 않을 수 있는 머리와 가슴 치기 일지 몰라도 자해를 했다.


십 년이 넘는 연애와 결혼생활 중 여태껏 내가 내 입으로 뱉을 거라고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저질의 말들은 나는 출산 후 쏟아부어왔다. 너는 왜 그 경력에 돈을 이것밖에 못 버냐, 니 직업은 왜 이렇게 단점이 많냐, 너는 왜 자기 계발도 꿈도 목표도 변화도 실행도 없냐, 그럴 거면 결혼은 왜 하고 아이는 왜 함께 고민하고 계획해서 낳았냐 혼자 살지, 집 있는 친구집 이사를 집 없는 네가 왜 돕냐, 니 연금도 저축도 가계부도 외국에서 제2외국어로 살아가는 내가 다 담당해서 결국 겨우 끌고 가고 있는데 나 이 짓을 평생 해야 하는 거냐 좀 나눠할 수는 없냐, 네 인생에서 돈이 안 중요하다는 건 다 거짓말이다, 그러는 너야말로 돈 제일 밝힌다. 너 혼자 망하면 되는데 너 때문에 나도 같이 망하고 있다. 이럴 거면 그냥 내가 또 번아웃 우울증 오는 한이 있어도 직장이 좋으니 나가서 어떻게든 돈 벌테니 너는 집에서 육아하고 살림해라, 그게 니 적성에 딱이다. 근데 그러면 내가 너를 남자로 1도 못 볼까 봐 나는 그게 걱정이다. 너는 그냥 게으르고 멍청한 거다...


...


지난 십 년 동안 이 중 단 한마디라도 카지노 게임 했으면 난 나 스스로를 경멸했을 것이다. 카지노 게임 경멸하는 류의 사람들이 하는 비교, 비난, 무시의 언어를 카지노 게임 반복적으로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있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일 년을.나 나름의 이유가 다 있는 분노이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는 사람 간의 예의는 부부사이에도 지켜야 한다고 아니 부부사이일수록 더더욱 존중 칭찬 등의 사랑의 언어가 중요하다고 늘 생각했던 나인데, 나는 그렇게 카지노 게임 경멸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세상에 더 많은 바닥이 있음을 알지만, 나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바닥을 어젯밤 그렇게 봐 버렸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그의 폭발이라는 상황에 대한 놀람과 그를 끝까지 몰고 간 것에 대한 미안함, 이 상황을 만든 폭력적인 스스로에 대한 역겨움, 그리고 이렇게까지 망가져버린 스스로에 대한 자기 연민 (이게 제일 싫다)에 늦은 밤 혼자 밖으로 나갔다. 아무리 카지노 게임 사는 곳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독일에서 웬만하면 밤에 혼자 안 나가려고 하는데 뭐라도 해야 미치지 않고 이 상황을 머릿속에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나갔다. 정처 없이 걷고 또 걷고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다가 결국 놀람, 미안함, 역겨움이 뒤 섞긴 슬픔에 표호 하는 짐승처럼 목놓아 울다가 (다행히 들판이었다) 오들오들 몸이 떨릴 때 즈음 집 앞에 세워진 차에 일단 올라탔다.


멋있게 어딘가로 운전을 해서 갔어야 했는데 혼자 하는 운전에 두려움이 아직도 너무나 크기에 그저 조수석에 앉아 숨을 가다듬고 울다 한국, 독일이 아닌 제3 국에 사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두 시간가량 통화하며 친구는 나를 위로해 주었고 나에게 질타도 했으며 따듯하지만 냉정한 조언도 해 주었다. 친구에게 내가 가정폭력범이 되어 버렸다고,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착하고 심약한 엄마를 물리적 언어적으로 폭행했던 아빠를 닮아가고 있다고 물리적 폭력은 없었지만 그것마저 내가 장담하지 못할 것 같고 나는 내 안에 있는 이 악마를 지금 컨트롤할 수가 없다고... 그러자 친구가 해줬던 여러 말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말은 "내 십자가는 내가 져야 한다" 즉 내 영유아기, 유년기, 성장시절 통틀어 나라는 사람을 만든 그 모든 기억과 경험 중 특히 원가정에서 부모에게 받은 상처와 원망과 폭력성들을 지금 내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남편에게 언젠가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딸에게 전가될 거라고..


일단 다음날인 오늘 남편은 딸아이와 짐을 싸들고 하룻밤 잘 계획으로 근교 시댁으로 갔다. 카지노 게임 오전 내내 일어나지 못하고 퍼져있으니 일을 해야 하는 남편이 아이를 돌보다 안 되겠는지 먼저 제안했고 이번엔 딸아이가 태어난 후 처음으로 나 없는 곳에서 잠을 자고 온다.


지금 이 순간 딸아이가 자기가 자는 순간 일어났던 어젯밤의 우리 부부의 감정의 폭발과 그 바닥을 제발 느끼지 못했으면 좋겠다. 어쩌면 카지노 게임 사라지면 남편도 아이도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다가도 카지노 게임 안아주고 혀만 내밀어도 따라 혀를 내밀며 꺌꺌 웃는 매미같이 기어오르는 돌쟁이 딸의 뽀얀 얼굴을 보고 있을 때면 나는 죽을힘을 다해 악착같이 행복해져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매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데 결국 또 엄마는 불행하고 아빠도 불행하고 서로가 서로를 더욱 불행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행한 엄마가 불행한 아빠를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나부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조금씩이라도 행복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가족이 산다.


어젯밤 짐승 같은 소리를 내며 들판을 걸으며 상담선생님게 가능한 빠른 예약을 원한다는 이메일을 썼고 다행히 부활절 휴가 전 이번 주에 상담예약을 받았다.


뭐라도 해야 한다.

아기매미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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