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외로운 너도 나도...
"선생님도 외로울 때가 있어요?"
"응. 선생님도 외로울 때가 있지. 00는 어떤 것 때문에 샘이 외로운지 궁금했을까?"
외로웠느냐 묻는 아이에게 대답했다. 선생님도 때론 외롭기도 한다는 말에 아이는 안심하고 이야기한다. 친했던 친구와 작은 오해로 싸우게 되면서 혼자가 되어 버린 일, 그 속에서 경험하는 차디찬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가 경험하는 외로움을 고스란히 나눠 갖으며 공감하고 위로한다. 어디 가서도 이야기할 수 없는 일들을 눈물로 호소한 후, 아이는 후련하다며 미소 짓는다.
얼마 전, 다른 세팅(setting)에서 상담을 하는 친구들이 학교에서 혼자 상담교사로 일하면 외롭진 않는지, 무시당하진 않는지, 힘들진 않느냐 물었다. 이 질문 하나에 외로울 때가 있냐 묻던 아이의 질문과 함께 학교에서 경험했던 외롭고 서러운 기억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올해 초, 새롭게 발령받은 신규교사, 타학교에서 전입해 온 교사들을 환영해주는 시무식 날. 신규교사, 전입교사에게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겨주고, 부장교사, 담임교사에게 임명장 수여가 있었다. 부장교사, 담임교사 소개 후 마지막에는 당연히 비담임, 비교과인 내 차례일 거라고 생각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두둥! 행정실 식구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주변에서 웅성거리며 선생님들이 여기 상담 선생님도 있다고 이야기해주었고, 난 얼굴이 빨개진 채로 뒤늦게 단상으로 나갔다.
학교가 작다 보니 우리 학교에는 부장교사, 담임교사, 비담임교사(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사서교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시무식 당일 날에는 보건교사와 사서교사 자리가 아직 공석이었다. 나 혼자 덩그러니 비담임 플러스 비교과 교사로 그 자리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니, 잊을 수도 있었겠지 애써 위안해보았지만 서운했다. 교과교사도 아니고 담임교사도 아니라지만 너무 한거 아니야? 비교과에 대한 서러움이 존재하기에 그러려니 하고 지내지만 충격이었다. 내 존재에 대한 의심도 들었다. 가뜩이나 혼자서 근무하느라 서러울 때가 많은데 하필 이런 날에도 확인사살을 하다니 서러움이 가득 차올랐다.
한 학기를 보낸 후, 여름 방학식 날이다. 학교를 나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 학기 동안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되어 흐르는 감격의 눈물인지,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생겨난 심리적 소진 때문인지, 혼자서 나오는 길에 묻어나는 외로움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운전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 혼자 나오는 길에 무너졌던 그 마음은..... 애써 마음속 깊이 숨기며 감춰왔던 '외로움'이 아녔을까? 다른 교무실과 저 멀리 동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마음의 거리를 둔 자리에 올라오는 외로움이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친한 선생님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교무실을 혼자 쓰는 나도 학교에서 때론 외로울 때가 있다.
어른인 나도. 상담자인 나도. 어느덧 중년이 된 나도.
수많은 이들 속에 혼자 있는 듯한 이 마음이 시큰거려 외로움에 눈물 나기도 하는데 친구 한 명 없이 수많은 아이들 틈에 혼자 있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외롭고 슬플까.
겨울철 차가운 콘크리트 벽. 차가운 시멘트 복도만큼 마음이 추워질 것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틈에서 애써 괜찮은 척 하지만 몸과 마음이 부르르 떨릴테고. 그래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친구 따윈 필요 없다고 애써 강한 척 해본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못내 못 견디고 학교를 떠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마음이 내 마음 같이 느껴져 부둥켜 울고 싶은 그런 날이 내게도 종종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외로운 마음을 더 잘 알겠는지도 모른다. 혼자 급식을 먹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바라보며 얼마나 외로울지.... 사람은 "관계 속에 존재"하는데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는 순간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까.
늘 바라고 기도한다. 학교든, 어디에서든 아이들에게 평생에 한 명이라도 따스한 인연이 생기길, 한 명이라도 우리 아이들의 존재를 알아봐 주는 대상이 존재하길,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길..... 나란 존재를 통해 미약하게나마 위로받고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길....
"사람은 누구나
(말기 암환자이건, 사회에서 격리된 사람들이건,
엄청난 권력이나 명예를 가진 사람이건, 집단에 관심이 없거나 초연한 환자들이건 간에)
최초의 생존과 그 생존의 연장을 위해
사교적인 교제를 위해
만족의 추구를 위해 사람을 필요로 한다.
누구를 막론하고 누구도 인간 접촉의 욕구를 초월할 수는 없다" (Yal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