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지독한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꿈과 카지노 게임의 차이점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꿈에 너무 빠져 있으면 이렇다. 그 꿈에서 빠져나오는 시간 동안에는 벅차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었다. 어느 쪽이 카지노 게임인지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맸다. 한참을 헤매다 정신을 차렸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첫 번째 사실을 확인하고, 그다음 두 번째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 이쪽이 카지노 게임이다. 그렇다면 그쪽은 꿈, 허구.
이쪽이 카지노 게임이라는 것이 내게 안심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이 좋다던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쩌면 차라리 꿈에서라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 온전한 모습으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나와 일상을 평범하게 보낸 이유가 상대도 내가 보고 싶어서였겠지라고 생각하면 그립더라도 참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꿈인지 카지노 게임인지 구분 못할 정도로 그런 식의 꿈을 꿔버리면 그건 너무 괴롭다. 꿈이라면 차라리 꿈이구나 알 수 있었으면. 그런 꿈은 그걸 구분조차 할 수 없게 한다. 구분하지 못하도록 돼버리면 그 괴로움에 반나절 혹은 그 이상은 계속 헤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