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꺼낸 로모에 필름을 끼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중카지노 쿠폰 시절까지만 해도 잘 다니던 그 길은 고등학교 이후로 전혀 가지 않는 반대편 길이 되었다. 가끔 산책하기는 하지만 자세히 둘러보지는 않던 그곳으로 로모를 들고 한 바퀴 돌았다.
내가 다니던 초등카지노 쿠폰는 낮은 산 위에 있다. 다리가 약했던 어린 시절에는 학교까지 오르는 일이 어찌나 힘들던지. 그런데 세월이 흘러버린 지금 그 학교까지 오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뿐하게 학교까지 올라갔다. 내가 다니던 초등카지노 쿠폰는 숲 속을 끼고 있었다. 서울에 있는 초등카지노 쿠폰 중에 산을 등지고 있다 해서 숲 속까지 있는 경우는 별로 없지 않을까. 그 숲도 막상 다 자란 후에 봤을 때 그리 대단한 숲도 아니었는데 그때만 해도 그 숲은 넓고 깊었다. 그런데 그 숲이 사라져 있었다. 도로가 가로질러 가버리면서 숲 속이 사라진 것이었다. 청설모를 만나고 13일의 금요일에 번개를 맞아 부러진 나무가 있던 추억의 숲 속이 문득 그리워졌다.
그러고 보니 학교 교문도 도로 때문에 뒤쪽으로 쑥 물러나 있었다. 덕분에 요즘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초등카지노 쿠폰 입구처럼 되어 있었다. 슬쩍 학교에 들어가 보니 전부 새 건물이었다. 그리고 학교가 작아져 있었다. 내가 커졌기 때문에 작아진 게 아니라 정말 작아져 있었다. 연못과 작은 동물원이 사라져 있었다. 그것들이 있던 땅이 모두 학교 밖의 도로가 되어 있었다. 세상에. 그곳으로 찻길이 생길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운동장도 반으로 줄어들어 있어 운동장에 있던 도서실과 외부 화장실이 있던 건물도 사라져 있었다. 홍콩할매 귀신 추억이 있는 도서실과 외부 화장실이 그리워졌다.
뒷문으로 나가봤다. 뒷문 바로 옆에 있던 구멍가게를 찾아봤다. 거기에서 언제나 불량식품을 사 먹고 제대로 챙겨가지 못한 준비물을 구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 그런데 그 가게도 없어졌더라. 대신 생긴 것? 찻길이다. 어떻게 모든 장소가 찻길로 바뀔 수 있는 거지? 실내화 신고 뒷문으로 몰래 나가 불량식품 사 먹다 걸려 혼나던 가게가 그리워졌다.
길을 따라 쭈욱 내려갔다. 내가 다니던 중카지노 쿠폰가 나왔다. 입구가 으리으리해진 것은 이미 오래전에 봤다. 양말공장이라 불리던 회색빛의 신관건물은 여전히 회색빛이었다. 하지만 뭔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 맨 위층의 도서실과 창고에 얽힌 괴담이 그리워졌다. 신관건물 옆 테니스장 계단에 앉아 놀던 그때가 그리워졌다. 신관건물에 있던 식당에서 떡볶이를 먹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대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쯤에서 오리걸음하고 저쯤에서 체조를 하고 저쯤에서 농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전히 남아 있는 운동장이 반갑다. 본관건물을 향해 가는 길에 있는 담쟁이넝쿨 휴식처가 그대로 있어서 반갑다. 귀퉁이가 깨져 있는 계단은 왜 아직도 귀퉁이가 깨져 있는 건지, 남아 있어 반갑다. 깨끗하게 페인트칠되어 있는 본관건물을 보며 본관에 딸린 식당과 매점은 여전히 쥐포가 맛있게 구워져 팔리고 있을까 궁금했다.
중카지노 쿠폰를 뒷문으로 빠져나와 길을 쭉 걸어 내려가면 50원짜리 딱지 뜯는 뽑기를 하던 문방구가 나온다. 그 문방구는 다른 문방구가 되어 있었다. 애들끼리 줄지어 앉아 50원에 목숨 걸던 시절이 생각났다. 더 아래쪽의 마주 보고 있던, 지금은 없어진 두 문방구에서 RC카를 가지고 트랙경주 배틀을 붙고는 했었다. 그때 나와 배틀하던 아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잘 살고 있니?
그 두 문방구 옆에 있는 오르막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제법 동네 경치가 보이는 언덕 길이 나온다. 그 길에 놓여 있던 작은 바위 하나. 왜 길가에 놓여 있는지 알 수 없던 그 바위는 어린 시절 내게 커다란 놀이장소였다. 그때는 그 바위에 올라가는 것이 산이라도 정복한 듯 즐거웠었다. 당연하지만 지금은 그 바위는 없다. 그 언덕길에서 더 이상 동네 경체도 볼 수 없다. 깨끗하게 정리 돼버린 찻길 그리고 쭉 들어선 건물들로 완전히 다른 길이 되어 있었다. 넓적해서 올라가 앉아 있기 좋았던, 올라가 앉아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던 그 바위가 그리워졌다.
그 시절의 그 모든 것들을 그대로 지금의 내가 만나고 싶었는데, 역시 그건 너무 큰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