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잡담 2024년 10월호
우연한 가을의 카지노 쿠폰
- 지도 한 장과 함께 카지노 쿠폰에 몸을 맡기는, 미련하지만 미련하지 않은 여행 -
[ 프로듀서·사진작가 최주영 ]
뜨거운 태양 아래 열정의 플라밍고, 대항해 시대의 주역, 그리고 축구와 미식의 나라 ‘스페인’. 보통 유럽의 최적 여행 시기는 봄-여름이듯 여기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의외로 스페인 지역은 가을-겨울 시즌에 가는 것도 매우 괜찮다. 겨울이어도 적당한 봄 날씨 기운과 더불어 성수기를 지난 곳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에겐 안성맞춤이다. 조금은 쌀쌀한 스페인 북쪽 지역과 ‘아 여기가 지중해구나’를 느낄 수 있는 남쪽 안달루시아도 좋지만, 그중에서도 카지노 쿠폰(까딸루냐)는 가장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를 지닌 지역이다.
필자가 당시 유럽 여행을 다닐 때, 어찌 보면 미련한 여행을 했었다. 일단 도시에 도착하면 유심칩을 사지 않고 관광안내소로 가, 도시의 지도 팸플릿 한 장을 달랑 받는 것이다. 인터넷 없이 지도 한 장으로 걸어 다니는 것이다! 골목길을 헤매는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카지노 쿠폰에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지도에는 바르셀로네타라는 해변 지역까지 꽤 상세하게 나와 있어 큰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지도를 믿었던 탓인가, 숙소를 잡은 메인 람블라스 거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골목길에서 헤매게 되었다. 카지노 쿠폰 대성당을 찾아가는 길이었는데, 한 가게에 있던 어느 귀여운 카메라에 눈이 팔려 이상한 길로 접어든 것이다. 어쨌든 큰길로 나가 다시 길을 찾기로 마음먹고 이리저리 걷던 순간,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치 다리가 있는 길이 눈에 들어왔다. 그 유명한 영화 ‘향수’에서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가 어떤 여성의 향기에 이끌리며 걸어간 거리, 보른 지구의 비스베 거리였다.
우연이 주는 기쁨은 배가 된다고 하던가. 여행을 다녔던 모든 순간을 통틀어 가장 놀랄 정도로 기뻤던 순간이었다. 카지노 쿠폰의 시작을 같이한 구도심 보른 지구(el Borne)는 중세 카지노 쿠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신진 디자이너 작가들의 공방이 모여 있어, 여러 유적지가 같이 어우러지는 카지노 쿠폰의 시간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월간잡담』 독자도 이곳에 방문한다면 핸드폰 화면에 의지하지 않고 한 번쯤은 꼭 헤매보길 바란다.
유럽 여행에서 한인 민박은 ‘약방에 감초’ 같은 곳이다. 유럽 음식에 지쳐 매콤한 라면과 김치를 먹고 싶을 때 종종 이용하고는 하는데, 카지노 쿠폰에는 괜찮고 저렴한 한인 민박이 많이 있어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필자는 주로 ‘민박 다나와’라는 사이트를 통해 예약한다.
한인 민박을 이용하면 좋은 점이 또 하나 있는데, 원하는 시간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투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한인 민박에 같이 머물던 이들과 세비야 호스텔에서 만나, 카지노 쿠폰로 마침 왔던 여행자와 마음이 맞아 몬세라트에 갈 수 있었다. 몬세라트는 카지노 쿠폰 도심에서 거리가 꽤 멀고 교통편도 쉬운 편은 아니기에 원래는 포기하고 있던 지역인데, 이런 행운이!
몬세라트는 카지노 쿠폰 근교에 있는 산이기도 하지만, 까딸루냐어로 ‘톱니 모양의 산’을 뜻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카지노 쿠폰의 건축가 가우디가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사그라다 피말리아’를 설계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 산에는 아서 왕의 성배 전설에 등장하는 베네딕트의 산타 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어, 세계 최고의 기독교 4대 성지로도 손꼽힌다.
몬세라트 수도원 대성당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스콜라니아 소년 합창단’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합창하는데, 우린 이걸 보러 가기로 했다. 일요일 12시에 시작하는 합창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민박 아저씨의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교통 체증에 걸려 예상 도착 시각이 딱 합창이 시작하는 시각이었다. 수도원 주차장에 발을 내딛자마자 뛰어야만 했다. 멋진 기암괴석, 성당 전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 발을 멈추고 싶었지만 일단 뛰었다.
대성당 정문 앞으로 들어서기 직전 그 순간, ‘댕-’하는 종소리가 성당과 산을 감쌌다. 따뜻한 기온이 감도는 풍경 속에서 헐떡거리며 성당으로 들어서던 그때 들은 종소리와 풍경이, 마치 영화 속 어느 남녀가 가족들의 눈을 피해 성당으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주인공은 다르지만…. 순간 합창단도 잊은 채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대성당의 문을 바라보았다. 평생 기억할 장면을 마주하며.
우연한 골동품의 발견도 카지노 쿠폰에서는 어렵지 않다. 기원전 1,300년경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추정되는 엔칸츠 벼룩시장(Mercat dels Encants Barcelona)에서 시작한다면 말이다. 지금은 현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하층과 지상 2층 구조의 시장인데, 바로 옆에 립스틱처럼 생긴 장 누벨의 아그바 타워(Agbar tower)가 있어 위치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신설동 풍물시장을 생각하면 쉬운데, 그곳보다는 훨씬 넓고 깨끗하며 밝은 분위기의 벼룩시장이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훅훅 간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아마 하루 통째로 이곳에 있어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사실, 이곳에서 산 골동품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당시 대학생 시절이어서 자금이 넉넉지 않았던 터라, 벼룩시장에서 사고 싶은 것들을 모두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심사숙고 끝에 딱 하나만 고르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중세 머스킷 모조 권총이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에 나오는, 쇠구슬 넣고 화약으로 발사하는 단발 권총을 생각하면 된다. 필자는 비행기를 탈 때면 항상 기내에 반입 가능한 크기의 가방만 들고 다니는데, 이 권총을 그 안에 넣었던 것이다.
프랑스 니스 공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편… 당시 파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터라 경계가 매우 강화된 상황이었다. 결국 필자는 꼼짝없이 수하물 검사에 걸려버렸다. 한 시간에 걸쳐 공항 직원에게 자세히 해명했다. 원칙대로라면 그 모조 권총은 압수당해야 하지만, 공항 직원 아저씨는 친절했다. 아무리 보아도 아무런 기능이 없고 총구가 막힌 모조 권총이라는 점과 당시 내 신분이 학생이었다는 점이 인정되어, 압수를 당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조 권총만 따로 빼서 위탁 수하물로 붙이는 조건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그때 생각해 보면 참 아찔했지만, 지금은 그 융통성 있던 직원 아저씨에게 참 감사하다. 그 권총은 지금도 내 방 책장에 잘 모셔져 있다.
카지노 쿠폰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소개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 그 유명한 가우디들의 건축물들과 공원들, FC 카지노 쿠폰 경기장, 몬주익 언덕, 사그라다 파밀라아 등등. 하지만 여행은, 우연히 기회가 닿아 접하게 된 경험일수록 뇌리에 잘 박히기 마련이다. 필자에게는 여름이 아닌 가을의 카지노 쿠폰, 그중에서도 우연히 닿았던 곳들이 그러하다.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말고, 『월간잡담』 독자 여러분들도 그냥 우연에 몸을 맡기며 ‘뇌리에 남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지면판 잡지 원본은 『월간잡담』 공식 홈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월간잡담』과 관련한 모든 저작물의 무단 이용을 금지합니다.
위반 시 저작권법 벌칙 조항 및 민법 제750조에 의거하여 법적 제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