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년 만에 발렌시아에 돌아왔을 때 도시에 남아 있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집주인 마리야(Mariya)는 남자친구를 따라 본국인 불가리아로 돌아갔다. 함께 살았던 하우스 메이트 비리(Viri)와 마리아(Maria)도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간 지 오래였다. 어학원 친구들도 그곳에 없었다. 영국, 호주, 독일, 스위스, 체코로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내 친
? 스페인 정전 사태 분석 1. 사건 개요 2025년 4월 28일,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는 유럽 에너지 시스템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태는 지하철, 병원, 항공편, ATM, 교통신호 등 핵심 사회 인프라가 마비되며 전례 없는 혼란을 야기했다.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포르투갈도 주요 병원을 자가발
오늘은 파리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달린다. 옛 방앗간이었다는 과거에 걸맞게, 이곳 숙소는 내부에 큰 통나무 기둥과 천장 등 특이했다. 오늘 아침에는 이 작은 냇물을 어미 오리를 따라 새끼 오리 8마리가 줄 맞춰 헤엄쳐 건너는 동화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캐나다에서 돌아오는 길에 붙인 여행이라, 기본적으로 짐이 많다. 그래도 아이들이 많이 자라서, 각자
4월 23일이 세계 책의 날이었는데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에서는 책을 산 사람들에게 장미를 선물하던 전통이 있었어요. 장미는 이곳에서 수호성인 조르디와 연계해서 성스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적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사망일이기도 한 이 날, 목향장미가 흐드러지게 핀 카페에서 독서모임을 했습니다. 세계 책의 날에 독서모임
이번에 인수된 맘모식스는…(중략)‘갤럭시티’를 서비스 하고 있다 2021년 5월, 우리가 카카오 그룹의 손자뻘로 합류해서 엑시트 관련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됐을 때, 회사명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갤럭시티(Galaxity)’였다. 갤럭시티는 2018년 첫 프로젝트였던 Beta를 시작으로, 이후 스쿨(2021), 쇼핑(2022), 어스(20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Rally Islas Canarias)는 WRC에 완전히 새롭게 합류한 타막(포장도로) 이벤트다. 스페인 국내 챔피언십을 기반으로 IRC(인터콘티넨탈 랠리 챔피언십), ERC(유럽 랠리 챔피언십)를 넘나들다가 49회째를 맞는 올해 WRC 캘린더에 이름을 올리며 국제적 이벤트로 부상했다. 2022년을 마지막으로 빠진 카탈루냐 랠리(R
스페인에 온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사는 공간을 바꾸면 일상이 180도 변할 줄 알았는데, 내 삶의 프레임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취향도 취미도 그대로다. 다만, 장소의 변화는 일상적인 경험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4월 중순이 지나니 마드리드 날씨도 변덕을 멈췄다. 찬란한 봄 날씨를 만끽하러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온듯하다. 나도 부쩍 야외 활동량
Aldeanueva del Camino ~ La Calzada de Béjar 22km누적 거리 436km07:00, 느지막이 일어나서 짐을 꾸려 알베르게를 나선 시간이 07:30, 하늘을 쳐다본다. 푸른 하늘이 보인다. 몇 조각구름은 하얗다. 모처럼 햇빛을 보며 길을 걸을 것 같은 기분에 상쾌해진다. 참새들이 어디로 날아가랴. 방앗간에 들르듯이 마을 광장
천재라는 이름의 땀 파블로 데 사라사테 19세기 스페인이 낳은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그는 말했다. “3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14시간씩 연습했는데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 부른다.” 사람들은 종종 결과만을 본다. 무대 위 찬란한 음표 관객의 기립 박수 그의 손끝에서 쏟아지는 마법 같은 선율 그러나 아무도 묻지 않는다. 마법이 태어나기까지 그가 견뎌낸 날
꿈의 도시. 고등학생 시절에는 도서관 자리에 사회과부도에서 오린 맨해튼 지도를 붙여놓고 지냈다. 정확한 계기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추측은 된다. 아마 당시 올리브채널을 통해 여러 해외 다큐멘터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뉴욕에 대한 환상을 키워왔던 것 같다. 그렇게 노래 부르던 뉴욕을 스물둘, 처음 방문하였을 때의 장면과 느낌은 아직도 기억난다.
Alcuescar ~ Valdesalor 26km, 누적 거리 276kmValdesalor로 들어오는 길은 아름다웠다. 마을을 앞둔 3km가량 되는 지점부터 길 가에 노랗고 하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길 저 끝에 하얀 벽과 어우러지는 빨간 황토색 지붕들이 피곤한 순례자들을 활짝 웃으며 맞이해 주는 모양새다. 덕분에 나도 젊은이들처럼 공중 부양을 해
이베리코 반도에 있는 스페인은 땅덩이가 어마 무시하게 넓다. 그리하여 이번 스페인 여행은 타라고나-바르셀로나-마드리드 순으로 여행을 떠났다. 빵지순례, 시작해 보자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빵을 생각하면 그건 바로 츄로스이다. 모두 츄로스가 사실 아침밥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스페인의 츄로스는 프랑스의 크루아상 포지션이다. 에버랜드나 영화관에서만
스페인 바르셀로나 한인 민박에 있을 때였다. 여행을 한 지도 1년을 넘긴 시점이라 여행 자체가 일상이 되어갔다. “너희 혹시 화분 필요하나? 필요하면 그냥 줄 테니까 가져 아님 그냥 버리려고” 민박을 운영하는 사장님 ‘용인이 형’이 말했다. “형님 그거 제가 들고나가서 팔게요. 팔아보고 싶어요” 뭐라도 하고 싶었다. ‘이상함’에 꽂혀있던 터라 익숙해져
캐나다 집에 도착한 지 고작 나흘. 아직도 시차에 몸이 적응하지 못한 채, 나는 다시 가방을 들었다. 이번 여정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캐나다에 가기 전부터 이미 계획되어 있던 여행이라 미룰 수도, 멈출 수도 없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겨울옷을 봄옷으로 갈아입고, 짐을 다시 꾸려 공항으로 향했다. 피로한 몸을 억지로 비행기에 실었다. 인천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안녕하십니까. 고은세입니다. 스페인 요리를 7년 동안 해왔고 재작년 여름 군에 입대하여 작년 12월 만기 전역을 했습니다.11년 전 사회적 경제와 경영을 공부하고자 향했던 산세바스티안 빠르떼 비에하에서 만난 핀초 바들, 마르틴 베라사테기의 바스크의 식자재를 주제로 한 열정적인 요리들은 제 삶을 바꿔놓았습니다.한국에 돌아와 당시 합정에 있던 스페인 레스토랑
엄마가 늙었다. 그리고 딸도 늙었다. 늙는 것만큼 재미없는 게 있을까. 재미만 없으면 다행이겠지만 늙는다는 건 재채기할 때 요실금을 걱정해야 하는 구질구질한 변화다. 13일로 예약한 기차표가 16일로 둔갑하는 원치 않는 마술을 경험하게 되는 일이고 모닝커피를 마시면 위가 아파 나잇맥주는 못 마시게 되는 김 빠지는 일이다. 무엇보다 한 명이 아프면 다 같이
오늘은 재밌는 스페인 광고를 공유드립니다. IKEA의 이번 광고 캠페인 “Intenta esto en casa(집에서 이걸 시도해보세요)” 두 번째 시리즈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최대한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광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큰돈 들이지 않고도 기분 전환하세요.” Vente arriba, por m
이국땅에 심은 연가 / 희야 내 보금자리 위로 새벽별 부서지던 날 주섬주섬 들고 나선 오지 않은 시간들 하늘이 내어준 험한 길을 따라 허공에 매달린 손잡이 된 어린 새들 들숨날숨 부여잡고 비상탈출구만 그리다 지중해의 쪽빛 물결 창가 따라 흐르고 끝없이 달려드는 초원의 올리브나무들 샛노랗게 매달린 4월의 달콤한 오렌지 식탁에 올려진 이국땅의 이베리
시칠리아 여행의 고민 - 동서 횡단 누구나 - 다 아는 유명 식당도 있겠지만 - 자기만 알고 싶고 숨겨진 맛집을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가장 시칠리아 전통스러웠던 곳. 나는 여행의 묘미를 이런 새롭고 향토적인 곳을 도전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곳을 찾게 된 건 구글지도 찍기 신공은 아니었고 우연히 발견한 한국인 가족의 경험담과
4월 초부터 동료들 사이의 단골 대화 주제는 ‘산타 세마나(Santa Semana)’에 뭘 할 거냐는 거였다. ‘Santa’는 거룩하다는 뜻이고, ‘Semana’는 주(週)를 뜻한다. 합하면 ‘거룩한 주’인데, 부활절까지의 일주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우리나라의 설이나 추석처럼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휴로, 나라 전체가 일주일간 축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