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차를 마시다가, 모도는
끝내주는 곳을 발견했어!
잠에서 깬 목소리로 뭐라고 말하는지 통 모르겠는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한 말이다.
끝내주는 곳을 발견했어.라고 말카지노 쿠폰.
내게 흥미를 가져주길 바라는 말이다. 뭔데?라고 말을 하니 허락받은 아이처럼 잠은 그 이야기를 할 준비운동이었던 것처럼, 본격적으로 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내가 작년 겨울에 좀 지쳤었잖아. 엄마 옆에서 병원에서 석 달을 지내고, 엄마가 퇴원을 하고 나니까, 내가 죽겠는 거야. 그래서 어딘가 여행을 가고 싶었어. 문화생활 파우치가 있었고, 내가, 아 그러니까 어딘데라고 말을 한다. 음 그러니까 거기가 어디냐면, 정말 카지노 쿠폰도 없는 곳이야. 섬. 그리고 내가 갔을 때는 눈이 꽤 많이 내렸는데. 거기서 나보다 큰 독수리도 봤어. 진짜 정말로 나보다 커.
나는 나보다 큰 독수리를 보러 가는 건 무서웠다. 더구나 어릴 적 외계인을 보았다고 진심으로 믿는 친구의 말은 독수리가 아니고 나보다 큰 앵무새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어마어마한 큰 새는 궁금하진 않았고, 카지노 쿠폰 없는 그 섬은 호기심이 생긴다. 카지노 쿠폰 없단 말이지.. 좋은데? 가자. 그 섬에.
그를 처음 만난 건 장마철이다. 아니 한여름이기도 카지노 쿠폰. 그 뒤에 엄청 뜨겁게 더운 날이 있었다. 성수역에서 내려서 문자를 카지노 쿠폰. 어디세요? 저는 성수역에 도착했어요. 밖에 비가 내리는데 점점 더 많이 와요. 그리고 바로 문자가 왔다. 아 저는 10분 정도 더 걸릴 것 같은데, 커피라도 한잔하고 계실래요?라는 답장이 왔다. 아 그냥 여기서 끝내고 싶은데, 하지만 음, 커피 나쁘지 않아. 하고 답장을 보낸다. 같이 마셔요. 기다릴게요.
10분 즈음 지났고, 첫인사를 카지노 쿠폰. 아, 안녕하세요 우물쭈물, 우린 눈을 스치듯이 마주친다. 마주 보고.
여기 커피 맛있는 곳 아는 곳이 있냐고 묻자, 성수역의 대림창고로 가자고 한다.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하듯, 같은 골목에 사는 사람끼리 말하는 조그만 구멍가게이름 말하듯 그곳을 가자고 한다. 뭐 유명한 곳인가 보네. 내가 알아야 했을 법한 그런 곳인가 보네. 지금 생각하니 사진을 찍고 다녔으면 알고 있을 법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우산을 쓰고 비에 젖는 신발을 쳐다보며 걸었다. 맨 안쪽 우측 즈음, 야자수 나무로 기억되는 그런 녹색녹색한 곳 앞의 자리에 앉았고, 우린 본격적인 만남의 이유를 시작했다. 내가 먼저 말했다. 물건 보여주세요. 그의 말끔하고 광이 나는 가죽가방에서 나온,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가 꺼내져 나오기 시작한다. 우아, 생각보다 엄청 큰데요? 그것은 xf16-55 줌렌즈였고, 가격은 150~170 정도 하던 아이다. 나는 큰맘 먹고 중고로 알아보았고,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깔끔하게 잘 올려진 거래글을 보았고, 그렇게 막 내 것이 되기 일보직전이었다. 먼저 마운트 해서 찍어보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나는 당연히 카메라를 가져온 상황이었고, 내가 가져온 x-t2 카메라에 마운트를 한다. 큰 놈이어서 그런지 묵직하고, 마운트 할 때의 느낌이 남다르다. 거의 철컥철컥, 그 누구라도 한방에 죽일 것 같은 묵직하고 칼같이 고요한 렌즈. 나는 바로 앞에 식기를 시작하고 있는 커피잔부터, 몸을 뒤로 돌려 창고형 대형 커피숖의 공간을 한방 쏘았다. 줌렌즈는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놈은 한번 경험하고 싶었다. 찍고 나서 확인한 사진은 인공눈물 한방을 넣고 세상을 보는 것처럼, 찐하고 맑다. 할게요 이거. 97만 원이라고 했지요? 그 자리에서 나는 계산을 했고, 이미 거리 밖으로 나가서 골목길 이곳저곳을 휘젓고 싶어 안달이 났다. 로또 금액을 수령하고, 그 자리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어 죽겠는데. 마주편에 앉은 사람은 이제부터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렌즈 엄청 소중하게 다루었어요. 정말 관리를 잘했고, 정말 아껴 썼고, 관리. 관리. 관리. 아무 흠잡을 곳이 없어서 나는 이미 그건 관심이 없었다. 그가 렌즈를 꺼내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나 더 꺼냈었는데, 그건 이어폰이었다. 이어폰이 보통 가방에서 나올 때는 엉키고 엉키고 또 엉켜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그의 이어폰은 깨끗하고, 조그만 케이스에 잘 담겨 있었다. 이어폰에 관심이 많아서요 라는 설명을 했고, 저도 음악 좋아해서 이쪽 좋아해요. hd-600 가지고 있어요. 헤드폰이지만. 그게 제일 좋아요.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으며 이어폰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린 게임 이야기를 한다. 그때쯤 닌텐도 스위치 게임을 즐길 때였고, 젤다 이야기가 나오자. 그 점잖던 친구는 내가 모르는 용어부터 뱉어 내기 시작했다. 아 나 이 정도는 좀 버거운데,라고 생각하지만. 재밌다. 그의 재미가.
그리고 그날, 밤 문자가 다시 한번 왔다. 나랑 친구 해요.
그렇게 우리는 만나서 사진 찍고, 커피 마시고, 담배 피우고, 게임 얘기하고, 게임 얘기하고, 담배 피고, 그렇게 여름부터 지냈다. 그 친구는 우울증이 있는 친구였고, 생각보다 심카지노 쿠폰. 아토피성 피부 질환으로, 어느 곳을 가려면 연고를 철저히 준비해야 했고, 건강한 수면을 잘하지 못해서, 수면 유도 장치도 사용카지노 쿠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거에 대해서, 가끔씩 찍지 못함을 느끼면, 정말로 찍지 못하고, 찍을 수 있는 순간을 기다리던 친구였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했고, 만났을 땐 이미 거의 잠을 못 잔 날들이 많았으며, 그렇게 더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의 물건은 믿음직스럽다. 초예민으로 장착한 물건은 그저 잘 관리가 되어있는 선을 초월했고, 매 순간 처음 공장에서 나온 물건보다 믿음직카지노 쿠폰. 그가 선택한 물건은 0%의 의심도 하지 않고 맹신카지노 쿠폰. 왜냐면 그의 물건 선택의 과정을 보고 나면, 그러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친구가 선택한 아무것도 없고 우리보다 큰 새가 사는 섬으로 가는 선착장에서 우리는 해물국수로 배를 채우고, 배를 기다린다. 배를 탄다. 깊숙이 들어가는 마을버스를 탄다. 우린 둘 다 차가 없어서, 보통 이렇게 걷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버스밖, 전철밖을 보며, 사진 이야기부터 게임 이야기를 했다. 그 섬의 이름은 모도였는데. 모도는 섬의 가장 안쪽에 있는 곳이다. 그때의 모도는 한창 여름에서 막 지났지만, 그곳은 여름이었다. 모든 걸 삼킬 눈은 없었지만, 모든 걸 녹일 뜨거움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모도에 도착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검정비닐에 김밥을 확인하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여자가. 둘이 걷는 우리에게 다가와서 아무것도 없고, 정처 없이 사진을 찍는 우리에게 길안내를 했다. 친절함에 우리도 그쪽으로 걸었고, 그 여자는 새로 짓기 시작하는 호텔의 사장이라고 말하며 명함을 건네주었다. 사진작가세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어깨를 살짝 들썩인다. 펼쳐진 여름 위로 보이는 물들을 따라서 걷다 보니 바다가 보인다. 그 바다의 시작과 끝에 수많은 돌들이 박혀 있었고, 어떤 돌들은 섬을 향해 기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았던 그곳에서 가끔 누군가 먹었던 과자 봉지가 있었고, 아주 멀리 우리만큼 재미없고 시시한 세명의 가족이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바닷가에서 수줍게 뛰듯 걸으며 웃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돌들 사이에서 넘어지지 않는 선에서 몸을 움직이며, 돌과 바다, 삼켜진 나무와 흙으로 이루어진 폐허를 찍는다. 그가 자랑했던 모도가 아닌 것에 내가 아닌 그가 실망과 미안함이 조금 보였지만, 이 정도면 아무것도 없음직하다는 생각과, 몇 분마다 한번씩 하늘을 지나가는 비행기는 몇 분마다 한 번씩 내게 회상에 젖게 한다. 그 아무 곳 아무 시간으로 마구잡이로. 걷다가 서게 만들었다.
나는 거대한 모종삽으로 섬 한 곳을 떼어내려고 시도한 듯한 곳에서 한참 서서 기웃거렸다. 파도는 조용히 치고 있었고. 모종삽의 흔적은 마치 여성의 그곳을 떠올렸다. 난 자꾸 그런 곳에 눈이 간다. 움푹 파인 그런 것. 그것들을 닮고 싶어 하는 나무에 새겨진 나이테들. 그런 것들.
저 멀리에 그 친구는 바위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작은 무엇인가를 찍는다. 이곳이 모도가 아니어도 상관없을 그런 조그만 사진들. 자로 잰 듯 칼로 오려낸 듯 그의 뚜렷한 실루엣.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 대화를 하지 않는 편인데. 그곳에서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다.
다음엔 카메라를 가져오지 말자.
그의 말이었다.
좋아.
나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