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 내용 일부 포함되어 있음
* 이번 주 《토지》를 읽은 감상평
어릴 적 나는 내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소설이나 만화책이 나오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불의에 대항하여 할 말 잘 가려서 하는 그런 인기 많은 여주인공. 책을 읽을 때면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된 듯했고 나도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다. 내 성격으로는 저 언저리 조연에 어울리는 성격이라고. 만약 내가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예전에는 교과서에서 나오는, 나오지 않는 수많은 독립투사 중 하나였을 거라고, 그들처럼 행동했을 거라고 전혀 의심 없이 생각했었다. 당연히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본의 만행을 묵과할 수 없었고 아주 열렬한 애국지사의 길을 걷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힘든 고문에도 굴하지 않는 그런 훌륭한 카지노 게임 추천. 하지만 요즘은 그럴리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일 그 시절을 살아야 했다면 아마 굉장히 순종적이고 눈에 띄지 않게 제발 나쁜 일 당하지 않을 수 있게만. 친일도 독립투사도 아닌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내는 그런 백성이지 않았을까.
왜 상현이 그렇게 싫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하고많은 등장인물 중 유난히 마음에 걸린다. 왜.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원래 카지노 게임 추천은 자기 자신과 닮을수록 싫어한다고 했나. 내 안위만을 살피는 모습이 나와 꼭 닮아서. 모험도 대의도 필요 없이 열정도 없고 그저 시류를 멀찍이서 남의 일 보듯 방관하는 그의 마음가짐이 꼭 나 같아서. 내가 아마 그 시대에 살았다면 딱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술 마시며 하세월 보내겠지. 속에 화가 날지언정 행동은 하지 않을 것 같아. 그래서 저렇게 마냥 술 마시고 있는 상현이, 움직이지 않는 상현이 밉다. 머릿속에 생각만 꽉 찬 지식인.
3부 시작하면서 전반부에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다. 10장~ 11장 사이에 나오는 관수의 형편이 특히 그렇다. 백정이 없다면 고기를 못 먹을 거면서 왜 이리 백정을 무시한단 말인가. 직업에 귀천이 있던 시대지만 유난히 백정을 천대한다. 거기에 연좌제다. 백정 본인도 아닌 백정의 딸과 결혼했다는게 그 이유라니. 미스터 선샤인 구동매도 그랬다. 결국 일본으로 떠나 카지노 게임 추천 잡는 백정이 되었다고 자조하지만. 양반에게 상민이 무시당하고 상민은 백정을 천대하는가. 자기가 당하는 일이면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풀어도 되는 걸까. 그러고 보면 그런 일들은 요즘에도 꽤 비일비재하다. 좋지 않은 태도라면, 내가 어떻게든 끊어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안 좋은 건 어찌나 빠르게 몸에 익어버리는지.
조준구와 서희의 만남은 약간 싱겁게 끝났다. 서희가 생각하기로도 감정적으로 끝내고 내심 넋이 반쯤 나간 것 같다. 그 와중에 혜관과 만나 친일을 더해야겠다 하고 혜관은 그에 고맙다 하면 떠난다. (244) 그래도 서희가 뼛속까지 친일이 아닌 눈속임을 위한 친일이라 마음이 놓인다. 그래도 주인공이라 아예 나쁜 카지노 게임 추천은 아니구나. 다만 진주로 돌아오면서 김서희로 이름을 바꾸고 길상을 최길상으로 바꿔 아이들의 성씨를 최 씨로 주었다는 부분에 깜짝 놀랐다. 그렇게까지 해서 최 씨 가문을 지켜야 하는 걸까. 가문이라는 게 무엇일까. 형체가 있는 게 아닌데. 고려 시대 왕 씨가 조선이 건국되면서 화를 피하기 위해 성씨를 바꾸기도 했다던데. 그래서 지금 주변에서 보기 드문 성씨이지만, 성씨와 상관없이 후손들은 남아있지 않은가. 가문이 사라진 건 핏줄이 사라진 것과 같은 걸까. 유전자, DNA를 생각한다면 아예 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고 혈통은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아니 그 혈통이라는 게 중요한가. 예전 씨족사회, 부족사회 일 때면 몰라도 이제는 그렇게 모여있지도 않고 다 각기 갈라져서 살고 있지 않나. 점점 의미가 옅어지고 있는데 그게 그래도 그때 서희에게는 중요한 문제였겠지. 이제 길상이 돌아와 자신의 이름이 최길상이 된 걸 알면 안 그래도 자격지심에 화가 가득한 그가 가만히 있을까. 이대로 둘이 만나지 않은 채로 끝나진 않을 테고 언제든 다시 만나게 될 것인데 조금 걱정이다.
서희는 조준구에 대한 복수를 끝내고 약간 공허함이 생긴 듯하다. 평생을 바쳐서 조준구를 몰아내고 쫄쫄 망하게 해서 빼앗긴 것들을 되찾고자 하였으나 막상 그 마지막에 와서는 허무해지는 것이다. 별 의미 없는, 의미가 없진 않았지만 복수의 끝이 별 볼일 없다는 걸 깨달은 서희는 지금은 이성으로는 달래볼 수 없는 분노가 (233) 치미지만 결국 길상을 용서할지도 모른다. 복수를 해도 속이 시원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속이 시원하고 후련할까. 앙금이 남지 않을까. 지금은 가장 큰 앙갚음을 끝내고 나니 또 다른 복수의 대상을 찾고야 마는 게 서희가 삶을 지탱카지노 게임 추천 방식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건강한 방법이 아니다. 좀 더 정신적으로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있지 않을까. 성취감, 만족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의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복수가 끝나자마자 또 다른 복수의 대상을 찾고 궁리카지노 게임 추천 건 괴롭고 슬픈 삶이지 않은가.
이번 주 미션을 보고 고민이 됐다. 내가 누구라면.. 했을 텐데. 과연 나는 누구에게 나를 이입해야 하나. 누구 하나 마음에 안 들고 다들 자기만의 사연이 있는데 내가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들 그네들 인생이 바뀔까. 그 나름대로는 최선의 선택들로 살아왔을 테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오히려 그 인물의 캐릭터가 돋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 나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카지노 게임 추천한테 나라면 안 그랬을 텐데 하고 생각하는 건 서로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서희나 길상이 같은 선택을 나는 아마 살면서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전혀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의 선택에 전혀 다른 내가 왈가왈부할 수 있나.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이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 그는 그저 그런 카지노 게임 추천인데.
그래도 그 와중에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골라본다. 과연 나와 가장 비슷한 카지노 게임 추천은 누구이며 그래서 만일 내가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그러다 문득 지난주에 남긴 후기가 생각났다. 나랑 가장 닮아서 미운 카지노 게임 추천.
이상현. 자기 일신, 일가족을 사리기 위해 그런 건 아니지만 당시 시국과 아버지의 항일 운동을 남의 일처럼 방관한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뛰어드는 송장환을 보면서도 염세적인 태도를 보인다.
60. 이래서는 안 되는데 싶으면서 구경을 카지노 게임 추천 것 같은, 냉정해지는 자신을 상현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5권)
나도 아마 그 시절이었다면 저런 태도를 지니고 있지 않을까 카지노 게임 추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나쁜 짓을 하기에는 양심에 찔려 차마 하지 못하지만 나쁜 짓을 하진 않으니까라며 회피를 하지 않을까.
내가 상현이었더라면, 그래도 후회되는 짓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아무래도 서희에게 그 어미에 그 딸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어차피 본인이 혼인할 수 없는 처지였고 서희의 결혼을 막을 수도 없는 처지라면, 그렇게 혼인을 결심한 이에게 굳이 말로써 상처를 줘야 했을까. 그것뿐이 안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나. 타인의, 조국의 아픔까지 감내하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렇지만 최소한 자신의 아픔은 자신이 스스로 갈무리할 줄 알아야지. 못 배운 이도 아니고, 지체가 낮은 이도 아니고, 얼마만큼 배운 식자라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할퀴어서 자신의 고통을 줄여보려고 했나. 그리고 그 고통이 실제로 줄어들기는 했을까. 전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서희에게 상처를, 자신이 받은 상처를 알아달라며 서희가 어찌할 수 없는 흉터를 들어내어 더 상처를 입힌 것뿐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공격. 내가 그였더라면 그 자리에서 거짓을 가장하더라도 혼인을 축하해 주지 않았을까. 후일 기화를 찾아간 것도 참 마음에 안 들지만 그때 그 일이 제일 마음에 걸린다. 자기만 아프고 자기만 슬퍼하는 자기 연민에 빠져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 모든 일의 잘못은 다 남에게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 스스로의 잘못은 전혀 없을까.
힘들 때는 자꾸 푸념이 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지만 실상 바뀐 게 없다. 그렇다고 꽁꽁 숨겨 놓는 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좋으냔 말이지. 나조차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선택하지 못하고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데. 누구에게 뭐라고 할 처지인가.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데 나이먹으면 알아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289. 염불카지노 게임 추천 기다. 염불로 들어라
301. 카지노 게임 추천이 어떻게 살아야 옳은가를 생각하기 위해서 글을 읽는데, 그러니까 글을 안 읽어도 생각을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도 나머지는 생활을 위한 거야.
385. 확실히 길상은 많이 변했다. 평사리 마을에서 보고 처음 만나는 한복에게는 한번의 변화겠으나 길상의 변화는 두 번이다. 얼마간 냉소적이며 비꼬였고 자기 모순 속에 허우적 거리던 용정서의 전반기에 비하면, 그런 모순과 갈등과 열등감은 말끔히 헐리어지고 없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