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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나 Dec 02. 2024

무료 카지노 게임. 5(1)

* 책 속 내용 일부 포함되어 있음


갑자기 3년이 훌쩍 뛰어넘었다.


간도에 가면 서희가 빌빌 거리며 별 힘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하동에서 만큼이나 부를 이루다니. 타고난 건가. 될놈될인가. 역시 최 씨 집안 여자들이란. 좀 더 생활력이 강해질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좀 순해지거나 다정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평생 지근거리에 따르던 봉순이 떠났으니 가까운 사람에게 잘해야겠다 생각지 않았을까. 아니면 혹시 어차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니 더 곁을 주지 않게 되었을 수도. 생활력이 강해지면서 더 독해진 걸 수도.


1부에서 주로 등장했던 인물들이 사라지고 어린아이였던 이들이 나이가 들며 슬슬 소설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성격의 개성도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복이가 평사리에 와서 살면서 거복이(김두수)는 알아서 살겠거니 했는데 간도에서 만날 줄이야. 같은 부모 밑에서 전혀 다른 성격의 형제. 언제고 다시 만날 것만 같다. 물론 아버지 때문에 불행해졌지만 그게 서희와 마을 사람들 잘못이 아닌 걸 왜 보복의 대상으로 삼는가. 거복이는 불행의 원인을 최 참판 댁을 포함 마을 사람들에게서 찾고 있고 한복이는 아버지와 형으로부터 찾은 것 같다. 서로 불행의 원인을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니 행동하는 결과도 달라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진상들이 자신의 잘못은 쏙 빼놓고 상대방의 탓만 하기 마련이라던데 거복이가 따 그 모양새. 하지만 거복이는 그게 틀렸다는 점을 전혀 생각지 않는다. 본인의 생각이 다 맞지. 그래서 가끔 나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진짜 옳은 건지 궁금하다. 혹시 나만 모르게 내가 진상일까 바.


1권부터 줄기차게 눈에 밟히던 이서방(용이). 뭐 이리 자격지심이 가득한 사내일까. 시대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월선이와의 혼인을 하지 못해 삐뚤어진 걸까. 아마도 월선이가 혼인하여 평범하게 농부의 삶을 살았다면 삐뚤어질 일도 없었겠지. 시대가 바뀌고 사는 터전을 떠나 농사밖에 모르던 용이가 능력이 안되니 월선이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는데 감히 기집이 장출입 한다고 부끄러워할 일인가. 그게 부끄러우면 본인이 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지, 배워야지. 자기는 경험 없고 낯설고 이런저런 이유로 장사도 못하고. 돈을 못 벌어 오면 집안 건사라도 잘하던가 임이네가 돈을 훔쳐내는 것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월선이가 국밥집을 하는 건 부끄럽고. 어쩌라는 건지.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며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려는 정도의 결단이 없던 용이는 여전하다. 점점 부끄럽고 자격지심만 가득해진다.


고향에 아내를 두고 온 상현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게 맞나. 좋아해도 되는 건가. 집안에서 혼인을 시켰더라도 아내에 대한 의리가 있지.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아버지처럼 나라를 위한 의협심이 있는 것도 아냐. 오직 무료 카지노 게임 옆에 있고 싶어서 간도에서 뭉개고 있는 것 같다. 간도로 떠나온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 이유가 있다. 평사리 사람들도, 이부사도, 김두수도. 근데 상현은 모르겠다. 본인도 다른 사람들을 보며 구경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 않는가. 다들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데 구경하러 간도에, 그것도 아내를 버려두고. 그러면서 무료 카지노 게임한테 마음이 주고 있고. 용이만큼이나 정이 안 가는 사람이다. 초반에 길상이가 무료 카지노 게임도 상현을 좋아한다 하는데 정말이 아니길 바란다.


길상이는 정말 봉순이를 좋아했던 게 맞나. 왜 봉순이를 울면서 찾느냐 말이다. 그럴 거면 진작 잘해줬어야지. 정도 많다. 생판 남인 옥이네에게 20원이나 건넨다. 길상이는 종인가. 절에서 왔으니 종은 아니지 않나. 새경 받는 머슴인가. 자기가 마음대로 융통할 수 있는 재산이 있는 걸까. 그 20원은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왔을까. 무료 카지노 게임의 돈이라면 무료 카지노 게임의 허락 없이 그 정도 큰돈을 마음대로 융통할 수 있는 위치인가. 길상의 돈이라면 새경을 받아 길상이도 나름대로 축재를 해왔던 걸까. 어느 쪽이든 길상의 위치가 그냥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매여있는 몸은 아닌 것 같다. 길상이도 마음만 먹으면 봉순이처럼 떠날 수 있지 않을까. 꾀꼬리 새끼에게도 그렇게 정을 주고 애지중지하는 데 무료 카지노 게임를 쉬이 떠날 수도 없겠지.


아직 서희 편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고 주변인들의 성격 묘사가 많이 나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정호네도 궁금하다. 이제 슬슬 서희 이야기를 해야 할 텐데. 간도에서 부자가 된 후에 평사리에 가서 조준구에게 뺏긴 땅을 사들일 건가. 뺏긴 걸 돈 주고 사기도 짜증이 날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 그 방법뿐인 것 같다. 조준구가 마을 사람에게 쫓길 때 무료 카지노 게임 문서는 이미 자기들 앞으로 넘겨놓았다고 하니.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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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도에서의 일의 진행과는 별개로 옥이가 길상이한테 안겨 따라가는데, 내가 애 엄마라 그런가 그럼 안 된다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엄마 안다고 접근하는 모르는 무료 카지노 게임은 쉬이 따라가면 안 되는데. 길상이니까 다행이지만 그러다가 큰일 나면 어쩌려고.



15. 우직하고 보수적인 농민의 습성이 뼛속까지 스며 있은 남도의 사내, 안으로 수줍어하고 섬세하지만 오기가 또한 대단했던 용이는 차츰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용이의 자격지심. 오기가 문제인가. 막상 필요한 결단을 못하면서 온갖 것에 시비를 거는 것만 같다.


28. 무슨 변고라도 나지 않았다면, 설마한들 그래 해가 중천에 떠올랐는데 나를 찾아보지 않는단 말이냐?

감히 너희가 먼저 나를 찾지 않느냐. 내가 먼저 나서야 하느냐. 나는 존중받아 마땅하고 너희가 나에게 안부를 물어야지. 무료 카지노 게임의 사고방식은 태어날 때부터 애기씨로 자란 이의 마음가짐일까. 무료 카지노 게임 위로 이렇다 할 어른이 없어서 그런 걸까. 누군가를 섬기기보다는 다스리는 데 익숙하면 그런 걸까.


60. 이래서는 안 되는데 싶으면서 구경을 하는 것 같은, 냉정해지는 자신을 상현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구경꾼. 간도에는 구경하러 왔느냐고.


75. 무료 카지노 게임는 아무 말이 없다. 내심 길상이 그렇게 말해주어 다행이다 싶으면서 굽히는 것이 싫어 입을 다물고 있는 모양이다.

다스리는 사람은 먼저 굽히면 안 된다 생각하는 것 같다. 쉬워 보이면 안 돼, 얕보이면 안 되라고.


82. 이런 식으로 안방에 앉은 무료 카지노 게임는 촉수와도 같은 그 예리한 신경을 사방으로 뻗쳐 삼 년 동안 자본을 두 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83. 무료 카지노 게임는 두 번째 투자에서도 투자액을 빼고도 사백 평의 땅을 얻은 셈이다.

이 정도면 평사리에 있었을 때 보다 더 부자가 된 게 아닐까. 조준구와 홍 씨가 쓰는 걸 보면 그곳 재산은 금세 거덜 날 것 같은데.


102. 자욱하니 깔린 안개를 뚫고 도롱이에 삿갓을 쓴 뗏목꾼이 뗏목을 몰고 하구를 향해 떠내려가던 섬진강, 약이 된다는 목맨 나무가 순식간에 몽다리로 변해버린 일, 최참판댁 눈이 두려워 삽짝들을 닫아놓은 쓸쓸한 마을 길을 지게 송장을 지고 가던 영팔이는 땀을 흘렸고 곡괭이를 든 윤보 용이 한조가 묵묵히 걸어갔으며 지팡이를 짚고 숨이 차하며 서 서방은 비탈길을 올랐었다.

그 모든 비극은 전부 아비로부터 연유했건만 이제 아비의 일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받은 괴로움만 기억한다. 억울해.


146. 하기는 최치수가 살해되지 않았더라면 무료 카지노 게임를 위시하여 일행은 간도땅을 발지 않았을 것이요, 이들의 갈 길은 좋든 나쁘든 방향이 달라졌을 것이다.

조준구가 최참판댁에 머무는 일도 없었을 테지. 마을 무료 카지노 게임들도 패가 갈리지 않고 지지고 볶긴 하지만 일상을 살 수 있었을까. 하지만 한일합병이 되고 일제 간섭이 시작되면 결국은 떠나게 되지 않았을까. 작게는 조준구가 침입하고 크게는 일본이 침략해 오는데 최치수가 있었다면 거기서 더 버틸 수 있었을까.


147. 증오했고 한 마리의 뱀으로 치부하며 저주했고 죽어지라고 구타했으며 인연을 원망했던 그 여자에 대한 한 가닥의 아픔은 용이 인생에 있어 어떤 뜻을 갖는 것일까. 어떤 경우에도 그 험악한 전력에서 여자를 숨겨주고 싶은 거의 본능인 그 충동적 아픔은 도대체 어떤 형태의 애정이란 말일까?

진짜 이서방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미워하면서 왜 아파하나. 애초에 그 아침 때문에 모두가 배척하는 임이네를 품어준 게 아닌가. 그런 동정심이 없었더라면 임이네 와 엮일 일도 없었을 것을. 쓸데없이 다정하다. 자기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만 다정하면 될 것을.


170. 하긴 요즘 세상은 주먹이 신분의 상하를 결정짓는 게 아닌가 싶소. 땟국이 조르르 흐르는 족보 따위... 주먹은 곧 돈이니까요. 그것을 현명하게 깨달은 무료 카지노 게임이 이 고장에선 최 씨네 그 규수가 아닌지.

기회가 왔을 때 유연해질 줄 알아야 하지. 조선은 너무 뻣뻣했었나. 점점 고집만 늘었던 게 아닐까. 어느 선까지 유연해지는 게 적당한 걸까. 유연해지다 못해 친일까지 가면 안 되잖아.


171. 평소 생각하는 일입니다만 이곳에 와서 운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 대부분이 국가와 왕실을 분리해서 생각지 않는 모양이더군요.

아무래도 왕으로 태어나서 왕이 되었으니 그걸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렵지. 하지만 사실 농민들이 그 부분을 가장 잘 분리해서 살고 있지 않았을까. 위에 나라님이 누구든 농사짓는 일상은 바뀌는 게 없으니까.


208. 그런데 하나의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무수한 살생을 자행하게 되는 것은 어느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이거니와 한 마리의 꾀꼬리 새끼를 키우기 위해선, 날개가 상한 한 마리의 벌을 위해 슬퍼하던 길상도 매일 살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결국 내가 정을 준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내 세상은 그를 중심으로 그를 위해 돌아가게 되어있다. 모두에게 공평할 수 없고, 편애할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누군가를 슬프게 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 와중에 최대한 공정하려고 노력해.


214. 지금 애기씨는 내게 있어 한 마리의 꾀꼬리 새끼란 말일까? 나는 애기씨를 위해 누구의 목을 비틀고 있는 게지?

음? 길상이 지금 누군가의 목을 비틀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누굴? 왜? 아직 나는 잘 모르겠는데. 너무 스스로에게 엄격한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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