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괜찮냐?”
"응? 어어...”
“오~ 머리 스타일도 바뀌었네. 신발 깨끗한 거 가져왔어?”
“어 가져오긴 했는데 뭐 하는데?”
“그럼 됐고, 잔 말 말고 오늘은 나 따라오기만 해”
중심가에 위치한 간판도 없이 낡아 보이는 5층 건물. 엘리베이터를 탔다. 4층에 ‘띵’하고 멈춘다.
뭐야 하필이면 불길하게 4층이야. 그리고 신발은 또 왜 가지고 오라는 거야. 속으로 삐죽삐죽 불평을 하고 카지노 쿠폰다. 유달리 그날따라 미소를 머금은 채 어딜 가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자꾸 따라오기만 하라고 하는 친구의 행태도 영 불만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경쾌한 재즈 풍의 음악이 흐른다. 은은한 주황빛 조명과 그 빛에 반사되어 반지르르한 마룻바닥은 마치 볼링장 레인처럼 볼링공을 굴려도 될 것 같이 미끄러웠다. 누가 봐도 신발을 갈아 신고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곳이라 가지고 온 신발을 꺼냈다.
“오 ‘깐풍 새우’님 오늘은 좀 일찍 오셨네요?”
“네 오늘 제 친구도 데려왔어요”
“아 안녕하세요~ 카지노 쿠폰 처음이세요?”
“네? 카지노 쿠폰이요?”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은 박진영의 ‘카지노 쿠폰 베이비’ 밖에 모르는 나에게 카지노 쿠폰이 처음이냐고 물어본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왔기에 어리둥절 바보같이 대답했다.
“야 여기 뭐 하는데야?”
“여기 카지노 쿠폰댄스 하는 곳이야 재밌어.”
“아 뭐야 춤추는 곳이야? 나는 그냥 갈래”
“오늘 한 번만 그냥 구경한다 생각하고 놀다가 가자. 정 안되면 한 시간 후에 같이 나가자”
고등학교 나의 소울 메이트. 치열한 입시 경쟁 속 학교에서 야자를 하며 빠듯한 시간을 보내던 와중에도 이 친구는 내가 보기에 항상 여유가 넘치고 해맑은 미소가 장착되어 있는 녀석이었다. 학창 시절에도 운동장을 산책하며 이런저런 넋두리를 많이 늘어놓기도 하고 그만큼 추억도 많았다. 공교롭게 대학도 같은 학교로 오게 되어 더 친밀해졌는데 우울감에 빠져 있던 나를 환기시켜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야. 너보고 깐풍 새우라는데? 그거 뭐야?”
“아 닉네임 지어야 해. 맛있잖아 깐풍 새우! 너도 만들어”
“뭐야 그게 유치하게”
저녁 8시. 조명이 조금 더 어둡게 바뀌고 음악의 템포는 조금 더 빨라졌다. 사람들이 어느덧 급격하게 많아져서 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는 음악에 맞추어 남녀가 짝을 이뤄 미리 연습이라도 한 듯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었다.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 이 분위기 뭐야? 저 사람들은 원래 알고 있던 사람들인가? 그렇진 않은 것 같은데. 근데 왜 이렇게 다 잘 추는 거지?
춤을 추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보았다. 나만 빼고 모두 행복의 열매를 먹고 온 듯 그들의 눈가와 입꼬리가 경쾌한 스텝과 함께 즐겁게 요동치고 카지노 쿠폰다. 나 혼자 집구석에 박혀 궁상맞게 울부짖고 카지노 쿠폰구나. 주말 저녁에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카지노 쿠폰구나.
여기가 내가 찾던 ‘웜홀’인가? 어쩌면 이곳은 나를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 표정 지어 봐야겠다!
어느새 내 친구 ‘깐풍 새우’도 많은 사람들 속에 녹아든 채 카지노 쿠폰댄스를 즐기고 있었다. 춤을 배운 지 1달 조금 넘었다는데 꽤 그럴듯하게 추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친구가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야 아직도 좀 별로가? 집에 갈래?”
“아니 나 이 춤 배워보고 싶어”
“맞지? 재밌을 것 같지? 저기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에 가서 물어보면 강습 등록할 수 있어”
무엇에 홀린 듯 프런트 쪽에 가서 쭈뼛대고 카지노 쿠폰다.
“아~ 깐풍 새우 친구님 맞으시죠?
“네 저... 저도 강습 등록하고 싶어요”
“아 네 재밌으실 거예요. 닉네임은 뭐로 하시겠어요?”
“닉네임이요? 음... 카지노 쿠폰아웃. 카지노 쿠폰아웃으로 할게요”
“오 멋지네요. 등록해 드렸고 매주 토요일 저녁에 강습 있으니까 오셔서 카지노 쿠폰 강습 받으시고 지금처럼 제너럴 시간에 자유롭게 배운 내용 활용해서 즐기시면 됩니다.”
‘카지노 쿠폰아웃’. 눈이나 모레 같은 것들로 인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백시 현상을 일컫는 말이지만 나에겐 조금 다른 의미가 있었다. 어둠 속 블랙홀을 빠져나와 스윙이란 웜홀을 통해 새하얀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다는 마음이 그 찰나에 순간에 생각이 난 것이다.
그로부터 2달 후 난 카지노 쿠폰댄스 공연을 준비하게 되었다. 매주 정기 강습뿐 만 아니라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틈틈이 평일에도 저녁시간에 보충 연습을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헤어진 후 술 대신 헬스를 다니고, 살이 빠진 덕에 몸이 가벼워져서 카지노 쿠폰댄스에는 꽤 적합한 체형이 되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았다.
아직도 기억나는 그해 가을 일요일 낮 2시. 그날도 난 공연을 연습하느라 폰을 가방에 넣어두고 음악을 틀어놓은 채 동료들과 합을 맞추고 카지노 쿠폰다. 시끄러운 음악과 동료들의 말소리, 거기에 더해진 주변의 소음들 사이로 신기하게 들리는 내 가방 속 핸드폰 진동소리가 유난히 귀에 크게 들렸다. 화장실 가는 척하고 폰을 확인하였고 나의 동공은 지진을 넘어 그냥 얼어버렸다.
10개월 만에 온 한 통의 메시지.
발신인은 여전히♥MY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