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카지노 게임자로서의 삶
'무료 카지노 게임의 이유'를 읽고.
알쓸신잡 볼 때 참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얼마 전 대화의 희열에 출연한걸 봤는데 여전히 달변가였다. 좋았던 대목은 예술가도 노동자라는 표현과, 노동자로서 창작의 고통을 얘기하던 패널 (동료 작가)과의 대화. 그걸 보고나서 난생 처음 김영하의 책을 샀다.
'무료 카지노 게임의 이유'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육아를 시작하면서 어쩔 수 없이 캠핑도 가야하는 너무 게으른 아빠이자 남편이다. 작가와는 달리 아무 탈 없이 계획대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잘 진행되기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단기간 가장 많은 타국 무료 카지노 게임을 했다. 많은 무료 카지노 게임을 했고 그 때마다 즐겁고 좋았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의 이유가 궁금했다. 왜 떠나야 할까.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통해 나는 (또는 우리 가족은) 성장하고 있는가 였다. 이런 질문을 했다는 것은 어쩌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무료 카지노 게임 장소와 일정의 대부분이 아내에게서 제안된 까닭도 있을 것이다. 내 호기심 보다는 가족 위주의 계획과 방문지를 선정했어야 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이런 나의 상황을 차치하고라도 근본적인 의문에 혹시 답이 될만한 내용이 있을까 궁금했다. 아쉽지만 그 답을 찾기 보다는 작은 무료 카지노 게임의 에피소드에서 시작해서 삶의 통찰로 끝나는 작가의 현란하고 유려한 글솜씨에 그냥 감탄하고 주눅이 들기만 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즐거웠다. 작가의 화술을 마음껏 즐기며 그의 무료 카지노 게임론을 새겨 들었다.
나는 늘 무료 카지노 게임이 현실로부터의 도피라고 생각했다.
그런 나의 생각처럼 내가 처한 현실을 까맣게 잊을 수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도 있었고, 즐거운 무료 카지노 게임 중에 갑자기 풀지못한 현실의 문제들에 맞닥뜨리는 순간도 있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하면서 회사 이메일을 어쩔 수 없이 또는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순간은 고역이다. 짧게는 3-4일, 길어봐야 일주일인 무료 카지노 게임 동안 내 존재 없이는 안될 회사의 중요한 업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오히려 무료 카지노 게임은 후회에 가득찬 과거나 불안한 미래로부터 끌어내려 우리를 현재로 데려다 놓는다고 (현실이 아니라 '현재'라는 말이 중요하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눈 앞의 갈등과 고민을 잠시 뒤로 미뤄둘 수 있게 해주는, 하지만 필연코 현실로 돌아와야만 하는 우리에게 '현재'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현재 내가 딛고 서있는 공간과 시간의 소중함을 현실의 문제들 속에 잊고 산다. 그러니 무료 카지노 게임을 떠나 비록 그곳이 다른 지역일지라도 현재 내가 사는 삶의 가치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다른 지역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어쩌면 긴 무료 카지노 게임이다.
언젠가 아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이 어쩌면 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 같아'
그것은 아마도.. 여기서 우리는 원주민과 이방인의 중간쯤을 즐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무료 카지노 게임과 달리 어떤 한 지역에 오랫동안 머문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지만, 언젠가 떠나야할 곳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지만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고, 그런 이유로 싱가포르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나라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싱가포르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가질 수 있을 법한 나라의 불합리한 정책이나 원치 않는 어떤 문제들에 둔감하다. 관심도 없다. 집이 있고 아이는 학교를 다니고 일상은 반복된다. 그렇지만 언제라도 이 일상을 접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자로서 나의 삶의 태도는 터무니 없이 사소한 곳에서 나타난다. 한국에서 많은 학습과 습관으로 익숙해진 쓰레기 분리수거를 여기서는 하지 않는다. 한국처럼 제대로 하는 환경도 아니지만 나는 언젠간 떠날 이방인으로서의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어차피 내가 계속 있어야 할 곳도 아닌데. 무책임하게 버려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처음에는 나 스스로도 이상했다. 이제는 그저 익숙해졌다.
언젠가 나는 여기를 떠날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겠지. 아마도 한 동안, 어쩌면 이후 사는 내내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아내의 말처럼 내 인생에서 빛나는 몇 안되는 순간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자못 긴 무료 카지노 게임이 주는 좋은 추억으로 나타나리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