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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말랑떡 Apr 22. 2025

카지노 게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잡아놓은 물고기도 카지노 게임이 고프다

난 모태솔로다.

핑계를 대자면 여중,여고 그리고 여자들만 있는 학과를 나와서 그런지 카지노 게임와 영~ 인연이 없었다. 또한 연애를 하는 게 딱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 시간에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영화를 보며 즐겁게 보내는 것이 가성비 있는 일이였다. 그동안 간간히 연애 같지 않은 짧은 연애와소개팅들을 거치긴 했지만 내 기준으로 진심으로 연애를 한 기회는 없었다.


이를 한심하고 불쌍히 여긴 언니가 앞장섰다.

"야! 모태솔로로 늙어 죽을 거니? 우리 집에 언제까지 얹혀있을 건데? 윤아엄마가 아는 사람 소개 해준다는데 한번 만나볼래?"

매주 목남, 금남, 토남, 일남...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소개팅 일정으로 이미 체력은 바닥나고 카지노 게임 만나는 시간들이 사무적인 일들로 변해가고 있을때였쯤이라 영~반갑지 않았다.

"아... 피곤해. 안 하고 싶은데"

"야! 누가 결혼해라나~만나보고 아니면 땡이지!"

"알았어. 알았다고."

언니의 잔소리 폭탄을 맞기 전에 얼렁뚱땅 대답을 하고 내 방으로 대피했다.

(진짜, 카지노 게임 만나는 게 뭐가 중요하다고.)



소개팅 남과 전화번호를 주고받자마자 카톡이 왔다. 간단한 소개를 함과 동시에 내가 물어보지 않은 것들, 그야말로 안물안궁에 대해, 그의 TMI에 대해, 주야장천 이야기를 하며 카톡화면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이 카지노 게임, 뭐야~ 자문자답도 아니고. 말 많은 카지노 게임 딱! 질색인데. 땡! 탈락! )

근데 만나보지도 않았는데 바로 거절할 수도 없다. 더구나 누구의 누구의 소개는 부담스럽고 이미지 관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기에 눈 딱 감고 답장을 했다.


이윽고 소개팅 날. 일을 마치고 인근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걸어가면서 어떤 카지노 게임일까 하고 상상했다. 나보다 키는 컸으면, 담배는 피우지 않았으면 좋겠고. 말도 많지 않은 재밌는 카지노 게임였으면 좋겠다 등 이상형의 카지노 게임를 동글동글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카페문을 열고 들어가 눈레이더망을 켜고 둘러보았다. 강렬한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카지노 게임가 보인다. 붉은 악마냐? 축구 응원 갔다 오셨어요? 저 카지노 게임는 아니겠지. 근데 홀로 있는 카지노 게임는 저 카지노 게임 밖에 없는데, 에이 아니겠지... 아닐 거야.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 카지노 게임가 문 앞에 멀뚱히 서 있는 나를 보더니 눈짓으로 인사하며 전화를 받았다.

순간 꽁꽁꽁.

"아... 아... 안녕하세요."


빨간 티셔츠에 짙은 똥색 바지, 거기다 형광노란색 운동화.

우와!세상 처음보는 패션이다.차라리 초록색 바지를 맞춰 입었다면신호등이라며웃기라도했을 거다.

소개팅에 나온 거 진심인가. 그동안 슬리퍼 신고 온 카지노 게임도 만나봤고 똥색 양복을 위아래 입고 온 카지노 게임도 만나봤으나 빨강은 강렬했다. 속으로 욕을 한바탕 붓고 겉으로는 안 놀랜 척 호호~교양 있는 여자인양 방긋 웃어 보였다. 전문 연기자의 탈을 쓰고 얼굴철판을 깔고 대화를 시작했다.


카톡에서도 이미 눈치챘지만 이 카지노 게임, 혼자 너무 떠든다. 관심 1도 없는 건축용어부터 지금껏 자기가 지었다는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여러 건축물까지 소개를 마치고는 시골집의 소, 닭, 염소까지 나왔다. 이러다 사돈의 팔촌 이야기까지 나오겠다. 덧붙여 자기 별명은 '줌마'라고 한다. 친구들과 놀러 가면 밥하고 수다 떨기 좋아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나? 정말 안성맞춤이라 생각하며 처음으로 수긍의 끄덕임을 하는데 귀가 아프다. Stop!! 인자 그만~! 두 시간 정도 지겨운 대화를 마치고 겨우 헤어졌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이 만남이 마지막일꺼라는 나의 기대와 달리 집으로 가자마자 이 카지노 게임는 카톡 폭탄과 전화 총알을 계속 쏘기 시작했다. 대꾸를 안 하려다평소칼같이 끊는 나를 보며 딱 세 번만 만나봐라는 언니의 성화에 마지못해 만남을 이어갔다.세 번이 네 번, 네 번이어느새열 번이 되었고 찍어도 안 넘어갈 것 같던 나는 은근슬쩍 구렁이 담 넘듯 수다쟁이 카지노 게임와 연애를 하게 됐다. 사실 비밀이지만 이 카지노 게임를 만나며 소개팅은 계속 받아왔고 다른 카지노 게임도 종종 만났으나 내 눈이 삐뚤어졌는지, 그새 적응이 되었는지, 그놈의 정이 무서운지 노선이 변경되진 않았다.


나의 직장 근처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그분은 점수 따기에 더욱 열을 올렸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 나보다 조금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지 출퇴근 기사로 변신해 편안하게 직장에 데려다주고 오기를 반복했다. 출근 시간이 안 맞는 날이면 내가 출근하기 전 우유, 빵, 초코바 등 간식을 넣은 검정봉지를어린이집 대문 앞에 걸어 넣고 '@@선생님에게'이라는 카드를 남기기도 했다. 이로써 그분은 '검정봉지남'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직장 내에서 '나 연애해요'를 의도치 않게 대문짝만 한 증거를 남기게 됐다.


이 카지노 게임가 연애를 하며 늘 하던 말은 '밥 묵자, 자자'로 끝나는 경상도의 무뚝뚝함이 자기는 너무 싫다며 스스로 탈경상도화 해보겠다고 한 것이다. 그의 실천력은 바로 표시가 났다. 나에게 보내는 문자 하나에도 오글거리는 멘트로 곰같이 생긴 카지노 게임가 닭이 될 수 있구나를 새삼 놀라워했다. 그와 정반대로 난 온몸의 닭살 두드러기를 대패로 갈며 견뎌내야 했고 심하면 극혐의 눈초리로 대면해야만 했다. 속에서 위가 울렁울렁춤추는건 덤이다.

근데 이 카지노 게임는 말과 문자로 카지노 게임표현하는 것이 모자랐는지 어느 날, 편지봉투 하나를 건넸다.

응? 이게 뭔데? 돈 봉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나의 바람과 다르게 펼쳐보니 반듯한 글씨로 써 내려간 편지다.


카지노 게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정확히 말하면 연필이 아닌 볼펜으로 쓴 편지다. 연필로 쓰면 여러 번 지웠다 썼다를 반복했을 텐데 볼펜으로 썼으니 지울 수 없는 확고한 마음인 건가? 옛 감성을 가진 이 카지노 게임 뭐지? 갑작스러운 편지에 당황했지만 나를 생각하며 편지를 썼다니 그 마음은 손난로처럼 진심으로 따스했다.


카지노 게임의 아침 조공은 3개월 정도 계속되었고 이후 일이 마무리되어 서울로훌쩍떠나게 됐다.장거리 연애는 자신 없었기에 몸이 멀어지면 자연히 멀어질 거라 생각했다. 서울과 김해 사이의 먼 거리에도 카지노 게임는 2주마다 장거리를 운전해서 나를 만나러 왔고 소소한 데이트마다 카지노 게임이 담긴 편지를 건네주었다.

처음에는 나를 부르는 애칭이 @@선생님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닭살의 범위는 태평양보다 넓혀갔다. 그야말로 이 세상 달콤한 언어는 다 갖다 붙였다. 어느새 경상도 카지노 게임는 사라지고 애교 가득한 서울카지노 게임 아니 그것을 넘어선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버터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기름을 통째로 마신 것이 아닌지 의심할 뿐이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지라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땐 감동했고 고마웠다. 하지만 계속 받다 보니 손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쓴 글이면 조금 실망하기도 했고 두세장 썼던 편지가 한 장으로 줄인 날에는 카지노 게임이 식었나 생각이 들기도 하며 서운하기도 했다. 이기적이게도 정작 나는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카지노 게임 주는 카지노 게임와 카지노 게임 받기만했던 여자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다. 무엇이든 상호적인 관계가 좋은 건데 너무 일방통행인 카지노 게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카지노 게임가 카지노 게임 표현하는 방법을 통해 알았다. 카지노 게임의 묵직한 진심을. 편지를 쓰며 내 생각을 했노라고, 밥 먹을 때 너는 무엇을 먹고, 지금쯤 잠을자고 있는 건지, 몸은 아픈데 없는지,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지 등의 시시콜콜한 편지 내용에 무뚝뚝했던 경상도 여자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다.


'니 아이면 안 된다, 니 아이면 평생 혼자 살 거다'라고 외치며 내 슬픔에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는 이 카지노 게임를 보며 문득 '결혼'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됐다. '결혼'이라는 것에 철벽이던 내가 뭐 별 카지노 게임 있겠냐며, 나를 이렇게 카지노 게임해 주는 카지노 게임면 평생 카지노 게임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2년간의 연애 후 수다쟁이 경북카지노 게임와 무뚝뚝한 경남여자는 결혼이라는 문을 함께 통과했다.


방구석에 처박혀 놓았던 편지들을 새삼 꺼내보았다. 그러고 보니 결혼을 하고 나서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다. 먼지들을 하나둘 털어낸 편지봉투에는


' 울 @@이만 보세요 '

주의) 임산부, 노약자는 보지 마시오. 느끼해서 토할 수 있음*

' 아침에 날아간 한 통의 편지가 한 사람에게는 또 다른 한 사람에게는 힘과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매일매일 당신이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곰 같은 사람 '

라는 문구가 보였다. 흠...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봐도 오글거린다.

하지만 아직도 느낄 수 있다. 이 글을 썼던 카지노 게임의 따스한 마음을, 닭살 돋아도 표현하고픈 카지노 게임의 진심을. 나 정말 카지노 게임받았구나. 카지노 게임, 밖에 모르는 바보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카지노 게임분은 지금 여기 없다.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눈을 씻고 봐도 없는 것이 확실하다. 아쉽게도 결혼 후, 카지노 게임 연필로 쓰던 카지노 게임분은 이제 편지를 쓰지 않는다. 대신 카지노 게임스러운 그 카지노 게임분은 내 마음속 보물상자에 조용히 간직하려 한다. 그 모습 그대로 박제해 놓고 미운 마음이 들 때 한 번씩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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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과 관심을 듬뿍 쏟은 연애 후 결혼을 하게 되면 소위 잡아놓은 물고기에 비유하며 '잡아놓은 물고기에 밥 주냐'며 카지노 게임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잡아놓은 물고기도 살려면 먹이가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이 전제되어야 한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그건 카지노 게임든 여자든 마찬가지다. 카지노 게임 바라기만 했던 나의 이기심도 멀리 내다 버렸다. 일방적인 카지노 게임으로는 함께 걸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혼이란 하나의 가정을 이룬다는 것을 나아가 어긋난 서로의 삶을 맞춰 한 발짝 걸어간다는 것이 아닐까. 내 삶의 일부가 된 그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잡아놓은 물고기도 카지노 게임이 고프다. 물고기가 내가 되었든, 그가 되었든 사소한 것 하나라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조그만 어항 속에서 냇가로, 호수로 더 나아가 넓은 바닷속에서 마음껏 헤엄칠 수 있도록.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내 삶의 일부가 된 그분께 카지노 게임한다고 말해보려 한다.


여보, 그동안 표현 못했지만 진심으로,

사...... 사....... ㄹ ㅏ.......

.

.

.


(와 이카노!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이다~)


안 되겠다. 대신 말보다 남편이 좋아하는된장찌개 보글보글 맛있게 끓여서 저녁상 준비해야겠다.

따스한 저녁상 함께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야지.


오늘도 이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삶이라는 퍼즐판의 한 조각씩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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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초3기, 등대모임에서 하고 있는 매거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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