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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인 Mar 25. 2025

16. 무료 카지노 게임 여행기 - 시내 관광 편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열심히 먹고, 구경하고, 걸었다

갑자기 무료 카지노 게임에 가고 싶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날짜와 공항을 이리저리 바꿔보다 80유로 대의 왕복 항공권을 발견한 날 충동적으로 예매했다.


3월 14일부터 22일까지, 8박 9일 일정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에 다녀왔다. 헤아려보니 다섯 번째 무료 카지노 게임행이었고, 스페인에서 오가는 거라 짐은 배낭과 크로스백 하나가 전부였다. 단출한 짐만큼이나 마음도 가벼웠다.


9일 내내 친구네 집에 머무르며 나는 반은 여행하고 반은 일했다. 연차 낸 이틀은 무료 카지노 게임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나머지 날들은 친구네 동네를 탐방하며 현지인 행세를 했다.


이번 글엔 여행자 모드로 무료 카지노 게임 시내를 돌아다닌 이틀의 기록을 담았다. 정석적인 관광 코스는 아니지만, 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방문하면 취향대로만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드리드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오전 비행기였기에 전날 밤에 싸둔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지하철로 공항까지 가는 건 별로 어렵지 않은데, 공항과 연결된 개찰구로 나오기 전에 3유로를 추가로 내야 한다. 개찰구 바로 옆에 있는 기계에서 교통카드를 넣어 바로 충전할 수 있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은 한적했다.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라이언에어 직원분이 내 스페인 비자를 보고 씩 웃으며 스페인어로 말을 걸었다. '올라(안녕)', '께탈(하우아유 같은 안부 인사)'까지는 좋았는데 그 뒤의 스몰토크에서 갈피를 잃었다. 어색하게 웃으며 대충 얼버무리고 티켓을 건네받았다.


별문제 없이 출국장에 들어오고 나니 긴장이 풀렸다. 스타벅스에서 8유로짜리 연어 샐러드를 먹었다. 스페인에 와서 다른 나라로 여행 가는 건 처음이라 조금 두근거렸다. 그게 설레서인지 비행기가 무서워서인지 헷갈렸다.


라이언에어는 좋은 자리가 아니어도 좌석 지정을 하려면 돈이 든다. 랜덤으로 배정되었다가 중간에 앉기는 싫어 10유로 내고 창가 자리를 사수했다. 생각해 보니 내 항공권 그다지 저렴하지 않을지도...?


마드리드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까지는 약 2시간 반이 소요된다. 장거리 비행할 땐 복도 쪽을 선호하기에 허공에서 구름을 내려다보는 게 참 오랜만이었다. 항상 손바닥이 흠뻑 젖을 정도로 비행기를 무서워하는데, 이번엔 비행시간이 짧기도 하고 흔들림도 별로 심하지 않아 견딜만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스탠스테드 공항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히드로 공항과 개트윅 공항보다 규모가 작아서 그런가. 같은 비행기 타고 온 사람들에 섞여 입국 심사 줄에 합류했다.


올해 1월부터 영국 입국 시 ETA가 필수라는 뉴스를 봤다. 신청은 앱으로 간단히 할 수 있고, 허가도 몇 시간 내로 금방 받을 수 있다. 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 12파운드나 냈는데 이게 웬걸, 입국 심사 때 검사를 안 하는 거다! 그냥 방문 목적만 묻고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조금 시시하지만 무사히 무료 카지노 게임에 도착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마드리드 공항 스타벅스에서 먹은 연어 샐러드
무료 카지노 게임이륙하기 전 창밖의 풍경
무료 카지노 게임<이끼숲과 함께한 비행
몽글몽글한 구름 내려다보기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먹기: 버거와 커피


① 어니스트 버거(Honest Burgers)

2020년 1월, 친구와 함께했던 무료 카지노 게임 여행에서 어쩌다 보니 맛있는 버거집 찾기에 도전하게 됐다. 어쩌다 그랬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5년 전의 우리는 근교 도시인 옥스퍼드에서도 버거를 찾아 먹을 만큼 열정적이었다.


어니스트 버거는 나에게 1등이었다. 친구는 좀 '건강한 맛'인 것 같아 감흥이 크지 않다 했지만, 나는 그게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 오히려 좋았다. 이후로도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에 올 때마다 혼자서든 누구와 함께든 어니스트 버거 생각이 났다.


영국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된 어니스트 버거는 대부분의 지점이 런던에 있다. 여러 번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 건 메뉴의 다양성 때문이다. 지점마다 시그니처 메뉴가 다른데다 신메뉴 개발도 끊임이 없다. 원하는 대로 재료를 조합해 주문할 수도 있는데, 한 번은 빵 대신 양상추로 패티를 감싼 걸로 먹어보기도 했다.


물론 메뉴가 아무리 다양한들 맛이 별로면 말짱 도루묵이지. 이번에 갔을 땐 '스매시(Smash) 버거'라는 기본 메뉴를 주문했는데, 점심 세트로 감자튀김에 콜라까지 9파운드 정도에 먹었다.


아담한 크기의 폭신한 번, 촉촉하면서 느끼하지 않은 패티, 그리고 잘 녹아서 패티에 착 달라붙은 치즈까지. 따끈하고 말랑한 버거는 오랜만에 먹어도 참 맛있었다. 여기에 로즈메리 향이 나는 두툼한 감자튀김까지 곁들이니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됐다.


어니스트 버거 워렌 스트리트(Warren St)
맛있었던 스매시 버거 세트


② 새들 무료 카지노 게임(Saddle London)

무료 카지노 게임은 뭐든 마실만한 곳이 많다. 차든, 커피든, 맥주든. 4개월째 머물고 있는 마드리드는 먹을 곳은 싸고 좋은 곳이 많지만, 마실 곳은 맥주와 와인에 더 집중되어 있다. 굳이 따지자면 술보단 차와 커피를 좋아하기에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는 카페를 많이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여행에서 카페를 많이 가긴 갔는데, 시내를 돌아다닌 날엔 시간이 아까워 한 곳밖에 못 들렀다. 이름은 '새들 무료 카지노 게임'. 하이드 파크도 산책할 겸 근처 카페를 찾다가 발견한 곳이다. 두바이에서 출발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데 영국과 프랑스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했다고 한다.


평일 오전에 방문해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플랫화이트 한 잔 주문해 놓고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살짝 채도가 낮은 초록색이 공간에 차분한 생기를 불어넣는 듯했고, 벽이나 가구는 나무 재질이라 조화로웠다. 커피에 대한 식견은 깊지 않지만, 플랫화이트는 진하면서 부드러웠다. 그냥 맛있다는 생각이 바로 떠올랐으니 추천해도 되겠지.


창가 자리에 앉아 다이어리도 쓰고 불쑥 떠오르는 생각들도 노트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이리저리 엉켜있던 고민과 잡생각이 살살 풀리면서 마음이 차차 평화로워졌다. 문득 이런 비움의 시간이 간절했다는 걸 깨달았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던 새들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감상하기: 개성 있는 전시들


① 웰컴 컬렉션(Wellcome Collection)

무료 카지노 게임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정말 많아서 취향에 맞게 골라 구경하면 된다. 첫 무료 카지노 게임 여행 땐 규모가 제일 크다는 대영박물관에 갔던 것 같고, 그다음엔 친구네 회사 근처에 있는 테이트 모던에 갔다. 매번 그 안에서 반나절 이상은 보냈고, 발이 욱신거리는 채로 뿌듯해하던 기억이 있다.


출장 중에 무료 카지노 게임을 찾았을 땐 웅장한 곳을 구경할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아담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웰컴 컬렉션은 인체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자 도서관이다. 큰 기차역인 유스턴역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접근성이 좋다. 게다가 입장료도 무료다!


상설 전시로 인체 모형을 전시해 둔 공간도 있지만, 시즌마다 주제를 바꾸는 특별 기획전이 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나 같은 일반인이 보기에 더 흥미롭다. 이번엔 노동자의 인권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육체노동이 생산성과 직결되었던 산업혁명 때부터 인공지능이 기술의 핵심인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노동의 개념과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다양한 매체로 메시지를 건넨다. 사진, 조형물, 영상까지 볼거리가 풍성했다.

전시를 보고 나선 위층의 도서관에 갔다. 책이 궁금했던 건 아니고, 친구가 꼭 가보라며 몇 번이고 강조했던 '리딩룸(Reading Room)'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복층 구조인 리딩룸은 책장만큼이나 의자가 많았다. 벽 쪽엔 큰 책상들이 있고, 중앙엔 1인용 소파들이 줄지어 있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엔 빈백이 여러 개 놓여 있고, 반쯤 누운 방문객들이 나른한 표정으로 독서 중이었다.

비어 있는 빈백에 나도 아무렇게나 앉았다. 챙겨 온 이북리더기로 독서를 시작했다. 백색 소음으로 가득한 낯선 곳에서의 독서는 신기하게도 집중이 잘 됐다.


노동과 인권이 주제였던 특별 기획전
평화롭고 여유로웠던 리딩룸


② 모코 박물관(Moco Museum)

여행 콘텐츠가 중심인 온라인 미디어를 구경하다 작년에 개관한 모코 박물관을 알게 됐다. 암스테르담과 바르셀로나에 이어 세 번째 지점이라고 한다.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현대미술관으로 보는 게 맞다.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뱅크시 등의 거장은 물론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각광받는 전시 공간은 어떤 구성과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20파운드가 넘는 입장료를 낼만큼!


모코 박물관은 하이드 파크 바로 앞의 큰 길가에 있다. 2층까지 통창인 데다 분홍색 스티커로 외관을 장식해 두어 찾기 쉬웠다. 입구에서 표 검사만 하고 바로 전시관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본 건 제프 쿤스의 작품들이었다. 그 옆엔 장 미셸 바스키아, 그 맞은편엔 키스 해링. 작가별로 서너 작품을 전시해 두었는데 홈페이지에 있는 무료 오디오 가이드 덕에 꼼꼼히 감상할 수 있었다.


한층 올라가선 뱅크시와 카우스 같은, 개성 강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제일 안쪽엔 퍼포먼스 아트가 특별 전시 중이었는데, 반투명한 광물이 비정형적으로 붙은 나무 의자와 침대가 널찍한 간격으로 놓여 있었다. 거기에 앉다가 눕다가 하며 전시의 일부가 되어 보았다.


통창으로 바깥의 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0층, 1층과 달리 지하는 벽도 공간 자체도 어두웠다. 여러 조형물과 디지털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작품을 코앞에서 뚫어지게 살펴보기도 하고 갖가지 각도로 사진 찍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숍을 구경하는데 사방으로 분홍이 강렬했다. 키치한데 촌스럽지 않게 꾸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입장료가 꽤 비싸기도 하고 전시 테마가 특별하지도 않아서다. 그런데 회화와 조형물을 지루하지 않게 배치한 것도 흥미로웠고 자연광을 받으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외관
0층
1층
지하 1층
알찬 구성의 기념품숍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감상하기: 개성 있는 전시들


① 프림로즈 힐(Primrose Hill)

일상에서도 여행에서도 걷는 걸 정말 좋아한다. 평소에도 도보로 40분 이내의 거리는 망설임 없이 걸어 다니고, 여행을 가면 2만 보 정도는 거뜬하다. 빌딩숲도 좋지만 역시 초록 에너지로 가득한 공원이 여유롭게 걷기엔 최고다.


무료 카지노 게임에 도착한 날, 웰컴 컬렉션 다음으로 어디에 갈지 고민이었다. 친구 동생이 마침 쉬는 날이라며 프림로즈 힐 산책을 제안했다. 나야 좋지! 오랜만에 만나는 터라 조금 긴장됐다. 동생 노릇은 어디에서든 곧잘 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동생들 만날 때가 더 어색하게 행동하게 된다. 왠지 재밌게 해줘야 할 것 같다는(?) 이상한 부담감이 있다.


기우였다. 밝고 유쾌한 성격의 친구 동생은 내 기억에서보다 더 발랄했다. 패딩을 입고서도 잔뜩 움츠린 나와 달리 크롭 플리스 하나 입고서도 활기가 넘쳤다. 장단 맞춰 대화하다 보니 나까지 목소리가 커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일하는 얘기, 친구들이랑 밤새 파티에서 술 마시고 노는 에피소드, 우정과 애정 전선에 대한 고민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인데 너무 흥미롭다.


수다에 집중하다가 금세 프림로즈 힐 초입에 도착했다. 힐(Hill, 언덕)이라는 이름답게 완만한 경사를 따라 위로 올라가면 무료 카지노 게임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다. 아주 높은 언덕은 아닌지라 한눈에 도시 전체가 눈에 들어올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몰 시간에 맞춰 둘러보기엔 아주 좋다.


사람들은 언덕 군데군데 앉아 있고, 강아지들은 그 사이를 요리조리 뛰어다니고. 언덕 자체는 화려하게 볼 게 많은 건 아니고, 그냥 평화로운 풍경의 일부가 되기 위해 관광객도 현지인도 찾아오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프림로즈 힐을 처음 왔던 것도 친구와 함께였다. 언덕을 오르느라 헉헉거리면서도 대화하느라 웃느라 정신없었던 기억이 난다. 같은 곳을 여러 번 오니 추억이 다른 색으로 겹겹이 쌓이는구나.


흐리지만 운치 있었던 언덕 위


② 하이드 파크(Hyde Park)

프림로즈 힐이 항상 누구와 함께 즐거웠던 곳이라면, 하이드 파크는 혼자만의 사색으로 걸음이 바빴던 곳이다. 규모가 엄청 크기에 방향 상관없이 어디로든 끝없이 걸을 수 있어 좋다. 무료 카지노 게임을 떠나기 전날, 모코 박물관에 가기 전후로 하이드 파크를 산책했다.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향에 예민한 사람은 여행 내내 한 가지 향수를 뿌리고, 술 좋아하는 사람은 특색 있는 바를 돌아다니고, 사진 좋아하는 사람은 필름 카메라로 도시 곳곳을 담는다.


나는 주로 쓰고 읽는 것에 집중한다. 글로 매일의 기억과 생각을 기록하고, 비행기를 탈 때부터 책을 읽는다. 이번엔 무료 카지노 게임행 비행기에서부터 천선란 작가의 연작소설 <이끼숲을 읽었고, 여행 막바지였던 하이드 파크에선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을 귀로 들었다. 전자는 몽환적이면서도 은은하게 슬펐고, 후자는 처절하고 씁쓸했다.


하필 하이드 파크에 가까워지면서 하늘이 흐려졌는데, 책의 내용도 대책 없이 어두워서 심란했다. 잔디가 깔려 있는 공터에 아무렇게나 앉아 귀로 열심히 독서했다. 원래도 분량이 긴 책이 아닌지라 3시간 반 만에 완독 했다. 주인공인 구와 담의 애달픈 사랑이 이해가 안 되면서도 너무 슬퍼서 공원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며 책의 내용을 곱씹었다.


하이드 파크 중앙엔 '서펜타인 호수(The Serpentine)가 있는데, 오리와 거위 우는 소리가 하도 크길래 그걸 따라가 보니 호수 앞이었다. 솜털이 보송한 아기 오리를 한참 구경하다 다시 산책로 밖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년에 무료 카지노 게임에 왔을 땐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 <다정한 매일매일을, 그전 해엔 미국 작가 헬레인 한프의 <마침내 무료 카지노 게임을 읽은 기억이 생생하다. 그 책들은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했는데 올해는 정반대의 감성으로 새로운 기억을 덧씌웠다. 여행을 기억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는 게 재밌고 뿌듯하다.


봄이 시작되는 공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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