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은
톡 찍은 점 하나였다.
첫눈 내린 초겨울 새벽처럼
눈 뜨면 아련한 첫사랑처럼
순간이었다.
땡볕 몰고 온 말복(末伏)이 자근자근 묻는다
맥문동 보라와
도화(桃花)의 농염
아카시아 향기가
마냥 아름답기만 하더냐고
지진과 태풍
이념과 전쟁
기만(欺瞞)과 편견(偏見)의 늪에서
세상이 때로는 허우적거려도
새벽잠 깨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이만하면 그런대로 괜찮은 삶 아니냐
떼거지라도 쓰고 싶은 날
어제는 내일이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먼동 어스름을 타고 와 속삭인다
폭풍우는 곧 그쳐
네 앞에 펼쳐질 날들이
봄꽃보다 찬란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