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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 Apr 16. 2021

카지노 쿠폰으로 부자되기

빚은 쌓였지만 마음의 부자되는 중

나와 남편은 한 마디로 다르다. 유전적 성격도 다르고 환경적 요인으로 변화된 성격도 다르다. 기질검사를 했을 때 히포크라테스의 경우 나는 점액담즙 남편은 우울다혈이 나왔고, MBTI의 경우 나는 ISTJ 남편은 INFJ가 나왔다. 기질을 두 개 부여받았다고 가정하면 나와 남편은 전혀 겹치는 성향이 없고, 기질을 네 개 부여받았다고 가정하면 그 중 절반은 다른 셈이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교제를 하고 카지노 쿠폰을 하였을 때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은 당연하다.

우리는 정말이지 많이 다투고 싸우고 화내고 울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정작 본인이 세상 제일 불쌍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나도 모르는 나의 마음을 남편이 공감할리 없다는 슬픈 이치를 깨닫고 그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너그러워다. 여유로워지니 보이지 않던 문들이 보였다. 어느 문을 열면 남편이 나를 참아주던 무수한 날들이 펼쳐졌고, 어느 문을 열면 남편의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아롱아롱 그 보석같은 생각들이 나에 의해 분리수거 쓰레기처럼 치부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나는 피해자였지만 가해자였고, 남편은 가해자였지만 피해자였다. 그렇게 우리는 달랐다.


꽃만 해도 그렇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곳을 지날 때 나는 달리는 차 안에서 와 예쁘다 하면 그만이다. 꽃을 봤다고 설렐 것도, 꽃을 가까이서 오래도록 보지 못했다고 아쉬울 것도 없다. 반면 남편은 이렇게 묻는다.


"내려서 볼래?"


어쩌면 나를 배려해서 한 말일 수 있지만 연애 4년에 카지노 쿠폰 4년이 지났는데 나를 그토록 모르나? 내가 꽃구경을 간 적이 있던가? 가자고 운이라도 뗀 적은? 아무래도 남편이 나보다 더 보고싶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그의 섬세한 성격과 배려심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로서는 남편의 말을 이제 심드렁하게 받아치지 않는다. 무조건 한 번은 침을 삼키는 정도의 시간을 들여 찰나의 고민을 다. 그것이 나에게 예기치 못한 선물들을 알음알음 안겨줄 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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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옷차림은 칙칙해도 꽃은 돋보인다.


덕분에 매해 30초면 막을 내리는 꽃놀이가 이번 해 30분으로 늘었다. 가까이서 보니 주황색 코스모스였다. 흰색, 분홍색, 그 언저리의 색은 봤어도 주황 코스모스는 처음이다. 벌써 몇 년째 이곳을 지나는데 여태껏 이 꽃이 그 흔한 코스모스인 줄 몰랐다. 그 흔하지 않은 주황 코스모스인 줄몰랐다. 이번에도 남편의 한 마디에 득을 다.







나와 남편은 외식을 할 때도 다르다. 나는 평소 가는 곳만 줄구장창 다니지만 남편은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며 시도해보기를 좋아한다. 남편은 요즘 맛집과 카페를 전국구로 검색하며 목록을 작성 중이다. 구글과 네이버를 교차 검색하며 매우 열심이다. 하나하나 따라다니면 마치 시장조사를 하듯 현재의 트렌드를 얼추 짐작할 수 있다. 삐까번쩍 세련된 건물보다 옛 정서를 그대로 녹여낸 공간이 현재의 트렌드인 듯싶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싶은 곳에 뜬금없이 오밀조밀 예쁜 카페들이 나타나고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 앞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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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세탁소 건물을 빌려 디저트 가게를 차린 카페를 보며 문득 그런 재생된 공간이 되고싶다 느꼈다. 나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지만 아무래도 진정 내가 원하는 바는 구버전의 나와 신버전의 내가 조화를 이룬 보통의 모습인 것 같다. 새로울 것 없지만 깊이를 간직한 모습이라 하면 너무 오그라들까? 아무튼 신버전으로 업데이트 되는 방법은 남편이라는 미지의 생명체와 함께 살기이다. 단순해 보이는건 페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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