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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Hyun Apr 04. 2025

도 레 미

음악소설집

그는 가수가 된 이후 세상을 등지는 순간까지 단 한 곡도 끝까지 부르지 못했다. 그런 그의 최후는 자신의 능력을 불신한 투철한 예술혼과 심오한 고집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예술가로서의 선택이었다. 1969년에 태어난 그는 올해 봄에 죽었다. 때 이른 죽음이었지만 음악적 성과보다는, 숭고했든 그렇지 않았든 하나의 예술혼이 불타버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그가 가수로서의 삶을 한참 살아내고 있을 때, 카지노 쿠폰 인생의 8할을 기타리스트로 살아내는 중이었다. 십 대 시절부터 여태껏 오직 기타리스트로 살아온 카지노 쿠폰 2008년 10월 미국의 펜더(Fender)사로부터 기타를 헌정하겠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장 아들 셋 모두에게 전화를 했을 만큼 기뻤다.

음악 인생의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20대 후반부터 카지노 쿠폰 펜더에서 출시한 텔리캐스터(Telecaster)라는 기타를 쳤다. 물론 깁슨(Gibson) 기타도 쳤고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Stratocaster)도 쳤다. 그러다 마흔 살 무렵부터는 공연을 하든 녹음을 하든 반드시 펜더의 스트랫(Stratocaster의 애칭)을 사용해 왔다.

펜더로부터 헌정을 받은 소수의 명 기타리스트들이 떠오르면서 카지노 쿠폰 음악에 바친 자신의 삶이 아깝지 않다는 감회가 들었다. 펜더사로부터 기타를 헌정받은 사람은 중현을 포함해 여섯 명이 전부였다. 에릭 클랩튼(Eric Clapton)과 제프 백(Jeff Beck), 그리고 그보다 아래 세대인 에디 반 헤일런(Eddie Van Halen), 잉그베이 말름스틴(Yngwie Malmsteen),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이고, 이들에 이어 중현이 받게 된 것이었다.

2009년이 끝나갈 무렵 드디어 헌정 기타를 전달받았다. 카지노 쿠폰이 요청했던 커스텀 그대로의 기타였다.

보통은 그 기타리스트가 평소 연주하던 기타와 동일하게 만들어 헌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카지노 쿠폰 펜더의 한 가지 모델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펜더에서 만든 여러 모델의 기타를 사용했다. 보통 녹음을 하기 위해 당해연도의 새 기타를 샀다가 녹음을 마치면 동료나 아들에게 줘버리는 식이었다. 그런 까닭에 중현의 헌정 기타는 중현의 의견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기타는, 단단한 메이플 넥의 지판 위에 자신의 서명이 크게 자개로 박혀 있었다.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졌다. 바디와 픽가드는 모두 검은색이었다. 데이비드 길모어(David Gilmore)가 사용하는 시그너쳐 기타의 컬러 배열과 비슷했다. 하지만 픽업은 달랐다. 헌정기타 전달식에 온 펜더사의 부사장은 이 픽업이 60년대 펜더가 생산한 싱글 코일들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펜더사의 마스터빌더(master builder)가 어떤 기타를 원하는지 문의해 왔을 때 카지노 쿠폰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의 사운드를 예로 들었다. 지미 헨드릭스가 한창 활동하던 60년대 말의 풍부한 사운드가 카지노 쿠폰 좋았다. 지미 헨드릭스는 요절해 버렸기 때문에 펜더의 스트랫을 그토록 사랑했지만 헌정받을 수 없었다. 어쩌면 지미 헨드릭스를 대신해 기타를 헌정받는다는 생각을 카지노 쿠폰 하기도 했다. 추구했고 드러났던 음악세계야 두 사람이 완전히 달랐지만 전성기의 록음악과 그 사운드의 재현이라는 의미에서 카지노 쿠폰 살아남은 지미 헨드릭스 일지도 몰랐다.

중현에게 헌정 기타는 그 기타 자체보다 수십 배 큰 음악인생의 계기가 되었다. 펜더에서 기타를 헌정하겠다는 소식을 접한 그 순간 카지노 쿠폰 새로운 밴드를 만들겠다는 의지에 불탔다. 남은 인생을 불꽃과도 같은 록과 블루스로 채워볼 생각을 했던 것이다. 헌정 기타라는 음악인생에 대한 보답, 그 보답에 대한 보답은 역시 음악이었다. 카지노 쿠폰 순수한 록을 구상했고 새로운 밴드를 고민했다.

카지노 쿠폰 당장 오디션을 하고 싶었다. 새 기타는 새 음악에다 담고 새 음악은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중현의 다짐이었다. 마음은 들떠 올랐지만 느긋하게 기타부터 기다려 보기로 했다. 기타를 받기도 전에 오디션을 한다는 것이 뭔가 께름칙했고 아직은 기타 소리가 상상 속에 있었다.

그러던 나날들이 지나고 지나 카지노 쿠폰 헌정 기타를 받았다. 전달식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하게도 기타가 증정되는 순간이었다. 기타를 받아 든 카지노 쿠폰 앰프에 연결하지 않고 몇 마디 연주했다. 그건 평생을 기타리스트로 살아온 사람의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카지노 쿠폰 그렇게 아주 잠시 기타를 만져보듯 연주한 다음 기타의 외관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자연스럽게 낡은 모양새의 스트랫이 황홀하게 아름다웠다. 기타를 만든 마스터빌더가 일부러 기타의 모서리를 닳게 하고 바디 곳곳 페인트를 까 놓은 것이었다.

“이 스트랫이 ……마치 제가 살아온 세월 같습니다.”

카지노 쿠폰 펜더의 관계자에게 영어로 말했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 애틋한 눈길로 다시 기타의 이곳저곳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중현이 닳은 듯 까진 기타의 엉덩이깨를 쓰다듬자 펜더의 부사장이 말했다.

“렐릭(relic)입니다, 선생님.”

관계자가 정중하게 대답했다.

펜더사의 관계자들과 저녁을 먹을 때에도 카지노 쿠폰 온 신경이 기타에 가 있었고, 또 새롭게 만들 음악과 밴드를 곱씹듯 구상했고,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새로운 음반에도 생각이 미쳤다. 그런 중현의 생각을 펜더의 부사장이 축복해 주었다.

“이번 헌정 기타로 새 음반을 내주신다면 저희로서도 영광입니다.”

큰아들의 차로 용인의 연습실로 돌아온 카지노 쿠폰 역시 펜더가 만든 최고의 기타 앰프 트윈리버브(Twin Reverb)에 헌정 기타를 연결했다. 금세 조율을 했고 E 마이너 스케일로 자신만의 릭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기타리스트인 큰아들은 조용히 연습실의 문을 닫고 물러났다. 문을 닫았지만 중현의 기타 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었다.

놀라웠다. 마스터빌더가 공들여 만든 기타였던지라 한 음 한 음 튕기는 대로, 치는 그대로 소리로 만들어졌다. 피크의 재질까지도 구분해서 소리가 나는 것만 같았다. 카지노 쿠폰이 연주한 소리가 카지노 쿠폰의 귀로 들어오는데도, 자신의 연주임에도 카지노 쿠폰의 온몸은 감동에 겨워하고 있었다. 카지노 쿠폰의 블루스는 본래 다섯 개의 음에 기반해 가야금과 거문고가 뒤섞인 산조의 가락과도 닮은 터라, 단아한 음향과 구구절절한 멜로디가 뒤섞여 세상을 다 살아버린 맹수의 한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카지노 쿠폰이 그렇게 검은색 기타를 품에 안고 세상의 저편 입구에서 고고하면서도 질펀한 블루스를 즐기고 있을 때, 그는 카지노 쿠폰으로부터 90 킬로미터쯤 떨어진 동두천의 어느 외진 농가에서 늦은 저녁을 만들고 있었다.

그날은 도라지로 차를 끓여내서 밥과 함께 먹었다. 목에 좋다는 음식들, 그러니까 목소리에 좋으면서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도라지나 무즙 같은 것을 그는 즐겨 먹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그는 집 앞에 내놓은 주워 온 나무 의자에 앉아 삼십 분 정도의 명상을 했다. 명상을 마치자 그는 눈을 떴다. 그의 명상은 노래를 떨치기 위한 것이었다. 노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잊는 삼십여 분을 지나 그는 겨우 노래의 세계로 돌아오곤 했다. 명상이 두 시간을 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그는 그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뜬 그는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 ‘도’ 음을 냈다. 길고 길게 도가 울려 퍼졌다. 도는 테두리를 가진 직선적인 음으로 시작해서 넓어지지만 옹골차게 소리를 만들어갔다. 그의 호흡은 길었다. 발성이 좋은 데다 목소리의 톤도 아주 안정적이었다. 거기에 호흡까지 길다 보니 하나의 톤만 뱉어내도 한 곡의 노래 같았다. 하나의 음이 어떤 가치가 있다면 그는 그것을 모두 들려주고 있었다.

어쩌면 ‘들려준다’는 동사는 겸손한 것이었다. 그는 어떤 환영과도 같은 기억을 하나의 음 속에서 떠올렸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었던 들판의 끝과 솟아오르다 내려앉은 밥 내음의 군락들, 그리고 예쁘고 어린 여자의 얼굴을 보여준다. 교복 상의를 고쳐 입고 공장으로 가던 날, 어머니가 싸 주신 도시락의 붉은 고구마가 입 속으로 들어온다. 그는 ‘도’를 멈춘다. ‘도’ 속에 아버지의 눈이 보였다. 아버지의 눈은 사라지고 그 빈자리가 보였다. ‘레’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노래를 불러야지, 기타가 없으니까 노래를 불러야지. 아, 아, 아, 그는 노래를 부른다. ‘레’ 속에서 노래를 부른다. ‘레’는 쉽게 멈추지 않는다. ‘레’는 즐겁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도 가난하지만 ‘레’는 즐겁다. 그는 다짐한다. 즐겁기를 다짐하면서 ‘레’를 거두어들였다.


그날은 일이 없었던 날이었다. 일이 없다는 건 그날 그가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목소리에 힘을 주기 위해서, 또 긴 시간 연습하기 위해서 좋은 음식이 필요했다. 아름다운 소리엔 반드시 힘이 필요해서, 그 힘이 있어야만 절제 또한 가능했다. 힘과 절제의 균형에 사람들은 감탄하곤 하니까.

그는 보일러 수리공이었다. 다른 일, 그러니까 여러 가지 막일을 하지만 보일러를 수리하는 일이 왠지 모르게 좋았다. 보일러실에 앉아 노래를 부르면 수련도 되지만 시름도 한 자락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곳은 지신의 뱃속처럼 따뜻했다. 그렇게 그는 공업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써먹으며 살았다.

기술을 전공한 번듯한 기술자였지만 다른 기술자의 일을 돕는 역할을 했다. 노래가 삶의 중심이었기 때문이었다. 학교를 졸업할 무렵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도 커져서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을 노래를 부르는 것에 집중시켰다. 그러니 차츰 하루를 벌어서 하루를 연습하는 처지가 되어갔다. 규칙적인 연습을 위해서는 그에게 일당을 주는, 자주 고장 나는 규칙적인 기계가 필요했다. 몇 날 며칠이 걸리는 새집의 공사는 피했다. 매일매일의 완전한 연습은 그에게 철칙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카지노 쿠폰 그날 밤을 지나 새벽 동이 틀 때까지 기타를 내려놓지 못했다. 당장 새로운 멜로디가 떠오를 것만 같아서 기타를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안고 있던 기타를 가까스로 내려놓은 카지노 쿠폰, 밴드를 결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스케줄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삼십 년 지기 프로모터에게 전화를 걸어서 새로운 밴드와 음반에 대해 얘기를 했다. 통화의 말미에, 몇 번이고 했던 말을 다시 덧붙였다. 새롭게 만드는 이번 팀으로 여한 없는 마지막 앨범을 내고 싶다고.

카지노 쿠폰 음악적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일단 새로운 밴드 그리고 출시하게 될 새로운 앨범은 사실상 헌정 기타를 위한 앨범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카지노 쿠폰 기타 사운드를 제대로 살리는, 기타와 보컬이 서로 즉흥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음악적 방법론을 염두에 두었고, 헌정 기타의 표현력이 너무도 즉물적이고 톤은 심해만큼 깊은지라 최근까지도 추구해 왔던 한국적인 블루스를 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카지노 쿠폰 기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오직 기타에만.

미 8군 무대에 데뷔해 지금껏 온갖 세파를 거치면서 결성하고 해체했던 밴드가 무려 열세 팀이었다. 헤아려보면 그중 아홉 팀에서 카지노 쿠폰 기타를 치면서 직접 노래를 불렀다. 직접 부르면 직성이 풀렸다. 보컬을 훈련시키고 지도하는 것은 단순한 교수법으로는 불가능했다. 카지노 쿠폰 그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 그 구체적인 예술에 맞도록 보컬을 일치시키는 것이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노래에 대한 문화적, 음악적 저변은 물론 어느 정도의 기교 또한 갖추고 있어야만 밴드마스터로서 중현의 지도가 의미가 생겼다. 오래전부터 함께 음악인생을 겪어왔던 뮤지션들도 몇몇은 아직 활동하고 있었고 중현을 추종하는 젊은 무리도 적지 않았다.

사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고집 또한 완고해지고 있다는 것을 카지노 쿠폰 자신도 알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복각 붐을 타고 자신의 1970년대 앨범을 복각하는 작업을 직접 할 때 카지노 쿠폰 외의 모든 조력자들이 카지노 쿠폰이 만드는 음향에 강하게 반대했다. 카지노 쿠폰이 복각 기술자를 움직여 만들어낸 CD는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의 저음이 거의 없었다. 결국 다시 복각해 출반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카지노 쿠폰이 마구 의기소침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저 기타 연주에 보다 더 집중하고 충실해야겠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아무튼 카지노 쿠폰의 레코드들은 어떤 식으로 복각되든 바이닐을 수집하는 애호가들을 환호케 했다.


그는 ‘미’를 마스터했다고, 신중하게 판단했다. 자신에 대한 판단은 그르칠 때가 있어서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그가 제대로 수련을 시작한 지 약 15년 만의 일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하나의 음을 평균 5년 동안 연습한 셈이었다. ‘미’는 4년 정도 걸렸다. 그는 ‘레’를 마스터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레’를 마치고 ‘미’로 들어가고 ‘레’를 복습하다가 ‘레’를 마스터한 것이 아니었구나,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그 낭패감을 그는 떠올렸다. 다음은 ‘파’였다. 마침내 그는 반음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는 노래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독특한 수련법에 안착했다.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인생 전체를 채우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으로부터 몇 년이 지나 그는 또 하나의 세부적인 결심을 했다. 그때에도 그의 노래실력은 보통사람들보다 월등했다. 소질이 있었던 데다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인성을 가진 그였다. 그런 인성과 더불어 이 독특한 수련법은 마치 기타를 치기 위해 필요한 두 손처럼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축이었다.

이 수련법은 독특한 만큼 간단했다. 하나의 음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고 난 후에야 다음의 음을 수련하고 마스터하는 식이었다. 누군가에겐 우스꽝스러운 훈련방법일지 몰랐지만 그에게는 이 방법이 마치 예술가가 걸어야 할 정도처럼 받아들여졌다. 그 자신이 자신을 이해하기로는, 그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다른 목적은 없었다.

그는 고교시절 교내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음악’의 매력에 빠졌다. 특히 ‘햇님’이라는 곡에 푹 빠졌다. 그 곡은 카지노 쿠폰이 만들고 김정미라는 여자가 부른 곡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라이온스’라는 교내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카지노 쿠폰의 둘째 아들이었다. 라이온스의 보컬리스트는 지금도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누구나 알 법한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되었다.

그는 기어코 김정미의 ‘햇님’이 들어있는 레코드를 구해서 들었다. 듣고 또 들었다. 그러다 따라 불러보았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을 만하다고 느꼈고 노래도 부를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마는 듯했지만 어렵사리 또 다른 레코드들을 구해 듣고 또 들었다. 그 십여 장의 레코드 리스트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고 밥 딜런도 있었으며 비틀스도 있었다. 또 특이하게도 프랑스의 성악가 제라르 수제(Gerard Souzay)도 있었다. 그 레코드에서 수제는 슈베르트의 가곡을 부르고 있었다. 당시 유행해서 많은 수량을 찍은 레코드들을 그는 입수할 수 있었고 들어 볼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가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그저 다짐한 정도가 아니었다. ‘예술을 완전하게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가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완전한 예술이 어떤 것인지 그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차례차례 걷다 보면 결국엔 도달하는 어떤 고풍스러운 성이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말이다.


2010년 봄이 되었을 무렵, 중현의 새로운 밴드는 수십 번의 오디션을 거쳐 보컬리스트 외의 멤버를 모두 결정했다. 오디션 과정의 며칠을 일본의 방송사에서 취재해 가기도 했다. 50세의 베이시스트와 30대 중반의 드러머, 그 둘과 함께 몇 번의 합주를 했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 그 사이 새로운 곡을 다섯 곡이나 썼다. 그리고 추가로 두 곡의 노랫말을 만들어 두었다. 카지노 쿠폰 편곡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새 앨범에 하나의 방향성을 추가시켰다. 후렴 끝에 넘실대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쓰는 아이디어였다. 둔중한 블루스의 마무리를 눈처럼 날리는 깃털로 표현해내고 싶었다. 모든 것이 좋았고 순조로웠지만 보컬리스트는 선정하지 못했다.

여름에 들어서기 전에 카지노 쿠폰 보컬리스트를 결정하고 싶었다. 악기들의 합주로 어느 정도 호흡을 맞췄고 곡도 스케치가 돼 있어서 얼른 앨범을 위한 세션을 진행하고 싶었다. 카지노 쿠폰 결성된 멤버들과 함께 다시 보컬 오디션을 시작했다. 몇 차례 오디션에 참가했던 보컬리스트도 있었고 처음 본 보컬리스트도 있었다. 카지노 쿠폰 사실상 이 나라의 록음악을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였고, 이 나라의 모든 음악을 대표하는 뮤지션이었기 때문에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보컬리스트들도 찾아와 오디션에 참가했다.

악보를 읽어낼 수 없는 보컬리스트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참가자에게는 스스로 선택한 곡 외에 카지노 쿠폰이 최근에 작곡한 곡 또한 부르도록 했다. 누구나 초견에 부를 수는 없었기 때문에 몇 시간이고 악보를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오디션에 참가한 여자 보컬리스트도 제법 있었는데 그녀들을 직접 반주하면서 카지노 쿠폰 역시 김정미를 떠올렸다. 참가자들은 거의 그때의 김정미나 김추자의 스타일로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었다. 신곡들은 보다 거칠지만 직선적이고 간단했기 때문에 카지노 쿠폰 보컬리스트들의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점치기 위해 보컬의 기교라든가 감정의 발산보다는 발성의 힘과 컬러에 귀를 기울였다.

대부분의 보컬리스트들이 노래는 잘 불렀다. 목소리도 좋았고 성량도 풍부했다. 그럼에도 몇 주째 카지노 쿠폰의 마음까지 들어간 목소리는 없었다. 열정이 흘러넘치는 노래들이었지만 노련한 보컬도 신인 보컬도 한참 발전하는 보컬도 모두 카지노 쿠폰의 마음 밖에서 열심히 부르고 있을 뿐이었다.

카지노 쿠폰이 바라는 노래는, 자신이 헌정받은 기타처럼 마음이 그대로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그런 노래였다. 그런 의미에서 카지노 쿠폰의 오디션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오디션일지도 몰랐다. 밴드의 드러머는 이 오디션이야말로 보컬리스트를 뽑는 오디션이 아니라 카지노 쿠폰의 두 번째 악기를 뽑는 오디션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지쳐갔다. 그리고 베이시스트는 자신의 연주가 어떻게 카지노 쿠폰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추적해보고 싶은 심정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만큼 오디션은 점점 더 지리멸렬해지고 있었다.


그는 연이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출장 수리를 나와 있었다. 여름의 끝에서 가을로 들어서는 환절기부터 일이 많아졌다. 그날은 서울 강남의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출장 수리를 갔다. 전날은 동두천으로 퇴근하지 못한 채 보일러 수리 점포의 창고에서 잠을 잤다. 덕분에 수련을 하지 못했다. 그는 오늘 저녁에는 반드시 공들여 수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좁은 길을 들어가자 대문이 있고 대문을 열자 하숙집처럼 디귿자로 방이 많은 단층 건물이 있었다. 디귿자는 정원을 둘러싸고 있었다. 굉장히 오래전에 지어진 집이었다. 이 정도의 집이면 나무를 떼는 화목 보일러부터 시작했을 거라고 그는 미루어 짐작했다. 물론 지금이야 가스보일러겠지만 말이다. 정원의 가운데로 들어서자 젊은 청년이 뛰쳐나와 그를 보일러실로 안내했다. 정원을 가로질러 뒤꼍으로 가기 위해 기억자로 꺾이는 부분의 부엌을 넘었다. 부엌으로 들어가기 전 그는 머리칼이 허연 사람이 방 창문을 열고 기타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한 시간째 보일러를 수리하는 중이었다. 만만치 않았다. 그날만 해도 네 군데나 수리를 해야 했는데 첫 일부터 만만치 않았다. 같이 수리를 하고 일당을 나눠주는 점포 주인이 암 진단을 받고 그 충격에 드러눕는 바람에 혼자서 일을 해야만 했다. 주인의 아내가 애원하듯 부탁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노래 연습을 하기 위해 동두천의 집으로 돌아가버렸을 것이었다.

그는 보일러실에 쭈그리고 앉아 젊은 새댁으로 보이는 여자가 점심을 준비하는 모습을 훔쳐보며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순간, 바람결에 기타 소리가 묻어왔다. 아까 그 노인이 치는 기타 소리가 틀림없었다. 앰프의 게인을 반 정도 올리고 시끄럽지 않게 볼륨을 높인 소리가 그가 있는 곳으로 살포시 넘어왔다. 그는 굉장히 좋은 기타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가락을 흥얼거렸다. 기타는 E 마이너 음계를 연주하고 있었고 그는 그 반주에 맞춰서 스캣 하듯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청명했다. 목소리가 내는 음의 끝이 담백하게 마무리되고 다음의 음이 시작되기까지의 시간은 마치 육면체의 작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의 목소리는 성악 발성과도 비슷한 면이 있었다. 쿠프랭의 성가를 부르듯 청명했고 조선의 정악처럼 고역이 단아했다. 단 한 번도 누군가로부터 레슨을 받지 않은 노래솜씨라면, 스스로 수련한 솜씨라면 누가 믿을까 싶었다.

기타 소리는 멈추고 그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그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느 순간, 흰머리의 노인이 그의 앞에 다가와 있었다. 키가 작고 몸집도 작은 그 노인은 카지노 쿠폰이었다. 올려다봤을 때 그는 그 노인이 카지노 쿠폰인 줄 몰랐다. 다시 고개를 숙이면서, 저렇게 기타를 맛깔스럽게 친다면 그 유명한 기타리스트 카지노 쿠폰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퍼뜩 들었다.

“좋은 목소리를 가지셨네요.”

카지노 쿠폰이 가볍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해왔다. 그는 그렇게 카지노 쿠폰과 만났다.


며칠 후, 그는 카지노 쿠폰의 용인 작업실에서 오디션에 임했다. 그가 등장하자 카지노 쿠폰을 포함한 모두가 놀랐다. 그의 행색은 넝마와도 같았다. 벙거지를 벗자 그의 장발의 숱이 허옇게 드러났다. 숱은 적은 데다 새치는 가득했다. 갈색의 코트는 낡았고 당장이라도 먼지들이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무르팍이 튀어나오다 못해 돌출한 검은색 바지는 가관이었다. 다만 오랜 수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눈빛이 총총했다.

카지노 쿠폰과 카지노 쿠폰의 밴드는 그런 그를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었다. 그의 목을 보고 그가 바리톤의 음역대인 것도 알 수 있었고 눈빛과 얼굴이 주는 인상이 정말 가수처럼 생겼다는 느낌도 받았다.

카지노 쿠폰의 새로운 밴드는 그와 함께 잼 세션을 하길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는 밴드 없이 목소리로만 오디션을 보길 원했다. 카지노 쿠폰이 허락했고 드디어 그가 목을 풀었다. 아니 모두가 목을 푸는 줄 알았다. 목을 풀었건 노래를 불렀건 그의 몸에서 나오는 음향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담백해서 아름다웠고 맑아서 아름다웠다. 소리의 시작도 소리의 마무리도 소리의 연결도 소스라치게 아름다웠다. 긴 음은 유장한 것만으로도 아름다웠다. 이상하리만치 경건한 이 감동은 사역하던 목사가 멀리서 들리는 비구니들의 예불소리를 듣고 개종하기로 결심하는 역설과도 닮아 있었다. 세상을 꿰뚫는 전복적인 목소리가 카지노 쿠폰의 용인 작업실에 흘러넘쳤다.

그의 음향이 열두 마디를 넘어서자 드러머가 하이햇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가 미소를 지었다. 하이햇의 박자가 너무도 정확했기 때문이었다. 명 베이시스트가 플랫리스 베이스로 짧게 짧게 글리산도로 리듬을 만들었다. 역시 그의 표정은 알겠다는 듯이 웃음을 머금었다. 어린아이의 표정과도 같았다. 그는 마치 서너 살 아이처럼 맑은 눈으로 카지노 쿠폰을 쳐다보았다.

다시 열두 마디를 지나자 그가 옥타브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도와 도 사이 11개의 음을 넘어 다른 세상에 가 있는 듯한 리듬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이햇과 글리산도가 자세를 바꿨다. 중현의 기타는 간단한 오블리가토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중현의 기타는 영감이 어린 톤으로 내뱉아지듯 튀어나왔다. 카지노 쿠폰 눈을 감기 시작했고 그 순간 그도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 눈을 떴다. 그는 마치 악마처럼 보였다. 그는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표정 같은 것을 짓고 있었는데, 어쩌면 사람이 아닌 존재처럼 보였다.

살짝 시선을 내리며 그가 노래를 멈췄다. 목을 푸는 것이라고 오해한 것은, 그가 반음도 없이 도부터 미까지 단 세 개의 음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였다. 물론 그 음들은 변조가 되면 다른 음가를 가지는 음들이었다. 그러니 어찌 보면 그의 노래는 우직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에게 갇히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오디션은 그것으로 완성되었고 완결되었다. 카지노 쿠폰 오랜 시간만에 눈을 뜨고 그를 끌어안았고 악수를 나눴다.


타인의 시선에서 보자면, 노래를 선택한 순간부터 그의 삶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그가 벌었던 돈 중 식재료 외의 모든 돈은 피아노를 사는 데에 소진했다. 털털한 성격이었던 탓에 주변에서 그를 좋아하는 여자가 몇 있었다. 그렇지만 그의 집요함에, 그가 노래에 너무 심하게 매달려서, 특히 그의 수련을 알고 나서는 그로부터 멀어져 갔다. 그의 수련은 여러 가지 특별한 점이 많았지만 하나의 음을 5년 가까이 수련한다는 것은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이해되기 힘들었고 오직 그 자신에게만 옳았다.

반면 카지노 쿠폰 만들고 싶은 음악을 원 없이 만드는 세월을 살아왔지만 주변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세 명의 아들을 두었고, 셋 중 누구도 중현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셋 모두 나름의 일가를 이루어 자존감이 넘쳤다. 중현과 그의 이러한 차이는, 이제 와서 둘을 가까스로 만나게 한 것인지도 몰랐다.


카지노 쿠폰 그의 목소리를 담은 새로운 앨범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는 먼저 그의 고집을 꺾기 위해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스스로가 마스터했다고 판단한 음만으로 노래 부르길 고집했다. 이런 상황을 카지노 쿠폰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중현에게 그의 이런 불가사의한 고집은 그가 쏟아내는 아름다운 서너 가지 음으로 충분히 감쇄되고도 남았기 때문이었다. 나아가 카지노 쿠폰 드디어 불멸의 레코드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 인생 전반을 보더라도 특별한 기대였다.

카지노 쿠폰 몇 번이고 산으로 들어갔다. 헌정 기타 한 대와 휴대용 녹음기를 들고 높은 암자로 들어갔다. 늘 기타를 안고 있긴 했지만 소리를 내어 치지는 않았다. 카지노 쿠폰 날마다의 긴 명상을 통해 세 음으로만 구성된 노래를 만들고, 그것을 완전한 곡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세 개의 음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는 그 자신조차도 납득하기 어려운 세계였다.

“음이 몇 개인지 중요하지 않소. 다만 김형!” 카지노 쿠폰 목소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카지노 쿠폰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자기 자신을 노래하지 말고 세상을 노래하시오,라고 카지노 쿠폰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그의 노래는 영원히 그의 것이라는 것, 그의 노래는 그의 내부로부터 나온다는 것, 아니라면 그의 노래는 순수한 음 그 자체일 뿐이라는 것을 그만큼이나 중현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 개의 음으로만 된, 도레미로만 된 노래가 아니라면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는 그의 신념 아닌 신념은 그렇게 관철되어 갔고 카지노 쿠폰 담백하게 결심했다. 그가 음계 모두를 마스터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 것이었다. 그의 신념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의 예술적 신념을 넘어설 만큼 강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 기다려주세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열심히 수련해서 11개 음을 모두 마스터하겠습니다.”

그는 애원하듯 카지노 쿠폰에게 말했다.

“기다리겠소. 김형!”

카지노 쿠폰 고개를 주억거리며 반응했다.


그의 수련이 궁금했던 카지노 쿠폰 언젠가 동두천의 들판으로 가서 그를 만났다.

들판 한가운데 작은 집 허름한 방 안에서 무즙을 먹고 있던 그는 카지노 쿠폰의 손가락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선생님,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이제 솔입니다. 또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도와 레의 반음도 마스터했답니다.”

“나도 곡을 제법 많이 다듬었어요.”

카지노 쿠폰이 화답했다.

“선생님께서 기다려주시니 자신이 생기네요. 기어코 모든 음을 마스터할게요.”

카지노 쿠폰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때론 초조해지곤 했다. 또 외신에서 자신보다 나이 어린 에릭 클랩튼이 손가락이 마비되어 더 이상 기타를 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져 왔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멤버와 미리 녹음을 할 계획도 세웠지만 밴드 구성원 상호 간의 인터플레이가 주는 텐션 없는 음악은 생동감이 없을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중현이었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지났다. 그는 마지막 음 ‘시’를 수련하고 있었다. 그때 음악적 사건이 일어났다. 그의 죽음이었다. 그는 오랜만에 보일러 수리를 나갔다가 수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십 대 후반의 어린 래퍼가 몰던 차에 받혀 숨을 거두고 말았다. 래퍼는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며 차를 몰고 뺑소니를 쳤다. 도로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진 그의 음악인생에는 불빛 한점 비치지 않았다. 동이 트자 운행을 시작한 마을버스의 기사가 그를 발견해 신고했다.

언젠가 휘갈겨 써 둔 그의 유서 아닌 유서에는 카지노 쿠폰에게 전하는 말들이 몇 가지 적혀 있었다. 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다.


선생님, 노래가 삶을 만들거나 삶이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살아있는 것이 곧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린 노래 한 곡 부르고 가는 거예요. 요즘 들어 노래를 다 불러버린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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