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다 때려치고 카지노 게임강사나 할까
내게 카지노 게임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로펌에 입사했을 때, 홍콩으로 새내기워크샵같은 걸 보내줬다. 한 서른 명의 신입 변호사가 대형 버스를 타고 단체 여행을 하는 거였다. 금융 첨단을 달리는 도시를 보면 느끼는 바가 있을 거라나.
아직 서먹한 사이에 낯선 곳의해안도로를 지나는 버스 안에서한명씩 앞에 나가자기 소개를 했다. 사법연수원 몇 기고요, 또는로스쿨 몇 기고요, 어느 팀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앞에 나가서발표를 해서 그런지, 각인을 시켜야 한다는 사회초년생으로서의 패기가 있을 때라 그런지, 다들 이렇게끝내지는않는다.뭔가 잘나보이려는 점도 함께 말하는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하나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생각해낸 게 카지노 게임 강사 자격증을 막 딴 이야기.
입사 직전쉬는2개월 정도시간 동안카지노 게임지도자 과정을 들었다. 그 시절엔 더욱이 그저 노는 것은 죄스럽다고 여겼던 때니까.
(서류상) 카지노 게임 강사가 되는 건 별로 어렵지가 않다. 카지노 게임 자격증을 발급하는 공인 기관 같은 것은 없다. 돈만 내면 강사 과정이 있는 학원에 가서 자격증 같은 걸 딸 수 있다. 그 당시에 좀 싼 과정을 찾아 간 게 70~80만 원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서 단순한 이론 수업을 듣고, 앞에서 시연하는 허술한 실기 테스트를 보면 '증'을 발급받는다.
그 때는 나름어깨가 으쓱했던 것 같다. 연수원 2년 간 집 앞 카지노 게임원에서 열심히 빈야사를 하고 단련하고, 또다른 어떤 '증'을 받았다는 성취감에 한창휩싸였었다. 아마 그래서 자기소개를 하며 취미도 그냥 하지 않는~ 카지노 게임 강사 자격증까지도 따는~ 진취적인 사람인 걸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다.
우리의 자기소개를 다 듣고당시 워크샵을 이끌러 나오셨던, 아마 한 20년 가까운 업력을 가진 파트너 변호사님이피드백을 준다.
"너네 이제 (대형펌) 변호사야. 취미로 뭘 하고 그런 거 말고,이제는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 전문성 있는 변호사라고 소개를 해야해."
그때부터일까?
어쩐지 로펌 변호사라는 거 별로 나랑 안 맞는 거 같아...라고 생각한 게.
오랫동안 카지노 게임를 했다. 일보다더 오래 한 게 카지노 게임다. 생활카지노 게임인으로서 나와 카지노 게임를 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홍콩 워크샵의 TPO에는 안 맞는 자기소개였을 수는 있지만 말이다.
고백하자면 유연하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를 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다리찢기는그냥 했고, 그 다리찢기가 카지노 게임인의 워너비 자세중 하나인 하누만아사나라고도 하는 걸 나중에 알았다.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덜 노력해도 더 잘할 수 있어서 재밌게 시작하고 계속 해온것 같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도 자투리 시간에 카지노 게임를 끼워넣었다. 사법연수원 입소를 하자마자 정문 앞에 있는 카지노 게임원 상담을 받고는 원장님한테 홀려서 2년치를 결제해버리고 말았는데, 다행히 2년간매우꾸준히 다녔다.주 2회 정도 아침 여섯시 반 수업에 가서 땀흘리며 카지노 게임를 한이 때 아마 카지노 게임가 삶에완전히 스며들지 않았을까.
일산 연수원에서 나와 여기 저기 이동하며 시보를 하러 다니면서도 앞으로 변호사로서의 내 일이 기대되는 것보다, 어느 카지노 게임원이 나랑 제일 잘 맞을까 하며 카지노 게임원을 알아보는 게 더 신이 났다. 그러다 직장인 라이프를 시작하기 직전에 지도자 과정까지 들어버린 거다.
그 후로 벌써 거의 10년이다. 서울시청 옆 어느 카지노 게임원에서 발급해 준 카지노 게임강사 수료증은 어느장롱에 고스란히 처박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힘들 때마다, 수틀리면 카지노 게임 강사로라도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리고 일이 힘들 때면 여행을 떠나 카지노 게임를 하곤 한다.낯설고아름다운 곳에서 카지노 게임를 하면서, 이런 공간을 만들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진지하게 구상해보기도 했다.
"진짜 회사 관둬도 카지노 게임 가르치면서 사시면 되겠네요."
변호사들이 아무리 라이선스가 있는 사람들이라 해도 이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을지, 다녀야 할지, 이 다음엔 어디서 어떻게 벌어먹고 살지 똑같이 걱정한다. AI가 주니어 어쏘의 역량을 치고 올라오려는 상황에서 진짜 발 디딜 곳이 좁아지겠다 싶기도 하다.
파이어족이 유행일 때는 적극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시대가 변해도 지금처럼 돈벌이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때는 미리 좀 다른 곳에 발을 걸쳐놓는 게 맞는가 싶어서,정말 카지노 게임를 일로 삼을 수 있으려나생각도 해본다.
카지노 게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나처럼'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을 고민할 때 카지노 게임 강사를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떠올린다. 보통 사람들보다는 카지노 게임를 잘 하고 깊이 있게 하려는사람들이 실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카지노 게임 지도자 일에 뛰어들기도 한다.
심지어 제일 잘 나가는 로펌을 그만두고 카지노 게임 강사를 했던 분도 알고 있다. 그 분은 핸드스탠드 프레스업을 손쉽게 해버리는 능력자이긴 했지만, 나도 마음만 먹으면 낮은 수준의 초보 카지노 게임 강사는할 수 있지 않을까. 퇴사하고 카지노 게임 가르치면서 살아요, 하는 삶 뭔가낭만적이잖아?
그렇지만 카지노 게임를 오래하면 할 수록, 카지노 게임를 가르치거나 카지노 게임와 관련된 무언가를 업으로 삼고 싶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게 된다.
법적 관점에서 '업으로' 한다는 의미는 계속적,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영업으로서 하는 일을 말한다. 즉 한 사람이 해내는 많은 꾸준한 일 중에 유의미한 돈을 벌어내는 일이 곧 '업'이다.
변호사 일을 업으로서 하기 위해서는 면허가 필요하며, 그 최소한의 자격을 얻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었다. 초보 변호사여도 높은 소득을 비교적 일찍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알게 모르게 그 시장의 문법을 충실히 따라서, 변호사 시장 안에서도 한 번의 허들을 넘는 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일의 성격을 체득하고 시장의 생리를 어렴풋이 느껴가는 게 겨우 지금이다.
변호사 일을 한다고 어렵사리 말할 수 있는 때가 되고 보니까 오히려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더욱 대단해 보인다. K-직장인들의 염원은'일 때려 치우고 치킨집이나', '회사 관두고 카페나', '퇴사하고 카지노 게임강사나'...겠지만 그 말을이제 함부로못 하겠다.
모든 일은 초보로서 시작하면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허들이 낮아보인다고 해서 나이브하게 다가갔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특히나 서비스 수요자로서음식을 먹고, 카지노 게임를 경험하는 입장과그것을 생산하고나누는 일은 천지차이임을 점점 느낀다.
분명 카지노 게임를 오래했지만, 오래 한다와 잘한다는 동의어가 될 수 없다. 또한 내가 잘한다와 남들을 이끈다 역시 동의어가 될 수도 없다. 조직에서 관리자 지위에 가까워질 수록 느끼는 점이기도 하다.
물론 진짜 일이 힘들고 극한에 치달을 때는 늘회사 때려 치우겠다고 내뱉는다. 그러곤 하루 정도 감정을 가라앉히면 낭만따위 없는현실이 보인다.
지금은 나의 업에서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마음을 더 키우고, 어떻게 하면 한 단계의 허들을다시넘어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가 더큰관심사다. 어디선가 들었다. 좋아하는 일로 돈 벌고 싶다면,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해 보라고.
카지노 게임를 좋아하지만, 그만큼 카지노 게임하는 삶을 소극적인 도피처로 삼고 싶지 않다.
어떻든카지노 게임는 나를 말해 준다.
하나꾸준히 파는 사람,운동을 습관으로 하는 사람, 거추장스러운 걸 싫어하는 사람,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도 그저 매트 위에 올라가면 안락해지는 사람, 누워있는 것만큼이나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어디에 있든 중심을 잡고 일관된 삶을 꾸려가는 사람.
시시각각 변하며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세상의 조류 속에서도 표류하지 않고 스스로의 중심을 찾기 위해서, 나의 몸과 마음을 내가 버틸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놓아야 한다.
- <계속 가봅시다, 남는게 체력인데, 정김경숙
그렇게 앞으로도 생활카지노 게임인으로서 카지노 게임를 해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