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수업 두 번째 숙제
우리 집 거실에는 집채만 한 어항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옆에 떡하니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버티고 있었다. 아파트 거실에 무슨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있단 말인가?
1년 전,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건강에 아주 좋다기에 혹해서 구매했다. 이왕 사는 김에 다양한 운동도 할 수 있는 고급 기능이 탑재된 독립형(?)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샀다. 하지만 사고 나서 바로 후회했다. 너무 컸고 무엇보다 우리 집 거실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우리 집 거실에는 가로 120cm 수초 어항과 대형 파키라와 아라우카리아 화분 두 개, 그리고 2단 화분 받침대가 있었다. 그 공간 옆에 가로 90cm, 세로 180cm가 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욱여넣었다. 우뚝 솟은 굴뚝처럼 서있게 되었다.
가족들은 처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설치된 날에는 신기해서 몇 번 매달려 보긴 했지만, 점점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급기야 가족들은 거실을 지날 때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잘 사용하지도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게 왜 여기 있나 몰라!"
스포츠 센터나 체육관 등에 있었다면 ‘보물단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물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아무 잘못이 없었다. 모두 내 잘못이었다. 나의 욕심이자, 나의 사소한 취미 생활의 결과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우울해했고 힘을 잃어갔다. 자연스레 빨래걸이로, 빨래 더미들과 한 몸이 되어갔다.
나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결국 안방 침실 구석으로 옮겼다. 무거워서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는가! 이대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이곳에서도 천덕꾸러기였다. 아늑하고 우아한 침실에 커다란 쇳덩이가 회색 빌딩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베란다 동선까지 막고 있어 가족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제 가족들은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은 힘들어 이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당근에 팔던지, 쓰레기장 옆으로 보내자." 하지만 나는 아직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이별할 준비를 하지 못했다.
육중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마치 나의 무거운 몸을 보는 것만 같았다. 말이 없는 과묵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퇴근 후 잠들기 전 매만지며 고심했다. 결국 나는 결정했다. 가족들 눈에 거의 띄지 않는 우리 집에서 가장 후미진 서재 귀퉁이로 옮기기로.
가족들은 평화를 되찾았다. 왜냐하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더 이상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평화를 찾았다. 매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함께할 수 있었기에.
매일 새벽 책을 읽고 글을 쓰러 서재에 들어가기 전 나는 그 애처로운 놈을 쓱~ 쳐다봤다.
"너는 나처럼 육중하구나. 미안하다. 주인을 잘못 만나서 이사도 자주 하고..."
이런 마음은 나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매일 매달리게 했다. 서재에 들어갈 때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매달렸다. 처음에 10초 매달렸다. 정말 팔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때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묵직한 목소리로 '넌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 줬다.
1달 동안 새벽마다 매달렸다. 나는 계속 매달렸고 책을 읽었고 계속 글을 써냈다. 마치 “이제 우리 끝이야. 헤어져!” 하는 연인에게 애원하며 매달리는 것처럼 줄기차게 매달렸다.
1개월이 지났다. 고작 10초 매달렸던 힘은 60초를 거뜬히 버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1개월 하고도 7일이 지난 주말 새벽,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매달렸을 때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몸이 가벼워진 듯했고 팔에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팔을 쭉 당겼다. 오호 나의 턱이 중력을 거슬러 온라인 카지노 게임 끝을 바라보며 올라갔다. 으악 ~ 턱걸이 한 개를 해낸 것이다. 물론, 추위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강아지처럼 온몸을 짜내며 이룬 성과였다. 아직 아무도 보면 안 된다. 나중에 멋진 폼을 보여주리라.
애물단지가 보물단지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사소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묵직하고 꾸준한 응원이 되었다. 나는 오늘도 사소한 너에게 매달리며 너와 나를 매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