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런과 카지노 게임 회생절차
파격 세일(sale)을 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가 회생기업이다.
"Now listen — whoever comes to you with this Barzini meeting — he's the traitor. Don't forget that"
"잘 들어라. 바지니와 화해를 권유하는 자가 나온다면, 그 놈이 배신자이다. 그걸 잊지 말거라."
- 영화 <대부
영화 <대부여기 두 회사가 있다. 운명인지 몰라도 세일 기간도 3월로 겹친다. 작년 3월 위메프 메가세일 4개월 후 티메프(티몬-위메프)는 기습적인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한술 더 떠 금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홈플런이라는 행사를 진행 중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뛰어야 산다, 아니 뛰어야 카지노 게임를 들어간다.
이렇게 한계 기업들이 영업손실을 감수하며 파격 세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매출 발생에 따른 급전, 즉 현금이 필요해서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대금 정산 주기를 업계 최장인 2개월로 하여 셀러들에게 가야 할 결제 대금을 유용했다. 돌려 막기에 실패해 결국 그들은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회생 절차가 접수되면 법원에서 금지명령이 나와 채권자들은 추심을 할 수 없다.
결국 최대의 피해자는 이들 기업을 신뢰하고 대금 정산이 되길 기대하며 물건을 납품한 (셀러라고 불리는)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들 아닐까? 이들은 향후에 법원 절차에 따라 채권이 재조정되어 일부라도 구제받을 수 있을지조차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회생 법원에서는 카지노 게임의 정상영업을 허락했다.이제 말 그대로 '카지노 게임 is back' 은 불가능한 일이다.
MBK는 2015년 영국의 유통 기업 테스코로부터 카지노 게임의 지분 100%를 7조2천억원에 인수했으며, 당시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상 최대 바이아웃(Buyout·재매각 목적 기업인수) 거래로 주목받았다.
MBK는 인수 비용 중 2조2천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5조원은 카지노 게임 명의의 대출과 MBK 측의 인수금융 대출로 충당했다.
이 레버리지는 카지노 게임 운영에 큰 짐이 됐다. 비용을 줄이고 일부 매장을 팔며 수익성을 개선해도 원금 상환과 이자 비용이 성과를 상쇄하며 회사가 계속 쪼들리게 된 것이다.
카지노 게임 매장은 2019년 140개에서 현재 120여개로 대폭 줄었다.
- MBK, '아픈 손가락' 카지노 게임 회생절차 돌입에 역대급 위기, 2025.3.4, 연합뉴스
카지노 게임의 주인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8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LBO(Leveraged Buyout, 차입매수) 방식으로 카지노 게임를 매입했다. 월가 출신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도 소싯적 이렇게 부를 축적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알짜 기업을 매수해 곶감 빼먹듯이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악랄한 방법이다. 업황이 나아도 기업이 살아남기는 어려운데 쿠팡 등 온라인쇼핑의 약진으로 오프라인 매장 시장이 쪼그라드는 중이다. 알짜 점포를 계속 매각해나가니 현금 창출 여력도 사라진 와중에 신용등급 하락을 맞아 결국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결론적으로 볼 때 경쟁자 하나가 제거되었으니 온라인쇼핑 최강자인 쿠팡(CPNG)을 풀 매수해야 할 타이밍이다.
그리고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을 얻게 되었다.
파격 세일(sale)을 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가 회생기업이다.
